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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6:1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슈분석]엘리엇의 현대차 경영개입, ‘독’인가 ‘약’인가
[이슈분석]엘리엇의 현대차 경영개입, ‘독’인가 ‘약’인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4.0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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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모비스 주식 1조 보유...지배구조 개선 요구하며 이득 챙길 듯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Elliott)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지배구조 추가 개선(Reform)을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등에 총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지난해부터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엘리엇이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로 꼽히는 만큼,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꿍꿍이’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4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복수매체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지배구조 개선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엘리엇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득이 돌아가야 한다며, 그룹 경영진에게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대차대조표 최적화 및 각 회사의 자본 수익률 향상 방법에 대한 자세한 로드맵을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 일가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간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형태다. 여기엔 현대차가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제철도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한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엘리엇은 어떤 식으로 주주 이익을 가져올지 구체화하라는 요구를 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엘리엇 속내는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방해?

발언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의 주요 주주인 엘리엇의 주장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명확히 하고, 회사 수익을 증대해 주주가치를 시현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리엇이 대표적 ‘주주행동주의 펀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소액주주를 대변한다’는 명분을 들면서도 경영권 간섭을 통해 주가 차익을 거둔 뒤 빠지는 전략을 자주 보여 왔다.

구체적으론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비스와 합병할 때 현대모비스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5가 배정될 예정이다. 전문 회계법인이 자본시장법에 준거, 각각 본질가치와 기준주가를 반영해 산정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모비스 주주들은 불만스러울 수 있다. 모비스의 핵심 사업인 모듈사업부와 AS부품사업부가 글로비스에 넘어가는데, 이 경우 주주들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모비스에서 모듈과 AS사업부가 창출하는 매출액은 연 14조원에 영업이익률도 10%로 높은 편에 속한다. 주식시장도 이를 의식한 듯 합병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모비스 주가는 전일 종가 25만4000원보다 1만4500원 하락한 23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재 모비스 내 현대차그룹 우호 지분은 기아자동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자사주 2.72%, 글로비스 등 총 32.89%다. 하지만 모비스의 외국인 소진율이 48.14%에 달해 현 조건에서 합병을 장담할 수 없다. 모비스 인적 분할 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참석·동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인적 분할을 승인해주는 대가로 현대차나 기아차에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자회사 매각을 통한 배당재원 확보 등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취약점을 공격해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도 이 같은 방식으로 득을 봤다.

엘리엇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반대하며 소송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합병을 막아내진 못했지만 장기적으론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주행동주의는 '투기'의 다른 말일까

행동주의 펀드의 주 타깃은 지배구조, 특히 오너십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다. SK의 ‘소버린 사태’가 대표적이다. 2003년 SK 계열사의 분식회계와 배임 문제로 SK그룹사 주가가 2만원에서 5000원까지 곤두박질치자 헤지펀드사인 소버린은 자회사 ‘크레스트 시큐리티즈’를 통해 SK그룹 지주사 격인 주식회사 SK의 지분을 14.99% 매입했다. 외국자본이 국내 재벌회사 최대주주가 된 첫 사건이었다.

당시 크레스트 증권은 주주가치를 확립해 SK를 한국에서 기업 지배구조의 모델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버린은 재벌 오너십에서 자유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자 소버린은 2005년 7월 SK의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거둔 수익은 약 9500억원으로 소버린은 2년 4개월만에 최초 투자금의 4배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이 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행태에 대해 일각에선 ‘투기꾼’ ‘기업사냥꾼’이라는 비판이 있다. 특정 자본이 단기 수익을 추구해 경영에 혼선을 준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재벌들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문제일 뿐 행동주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7년 손성규·배창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논문을 통해 “(연구 결과) 기관투자자의 주주 행동주의가 경영진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도입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연구자료를 통해 ”행동주의 투자 이후 해당 기업의 수익성(ROA 등)이 평균적으로 크게 향상되며, 향상된 수익성은 장기간 지속된다는 실증 연구결과가 제시됐다“며 ”행동주의 투자가 ‘근시안적(myopic)’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는 믿음(myth)에 불과하다“는 루시안 뱁척 하버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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