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지배구조 손보는 금융당국…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매각하나
그룹사 지배구조 손보는 금융당국…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매각하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4.04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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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발표…롯데·한화·현대차 등도 '비상'
3일 금융위원회가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 8.13%를 보유한 삼성생명이 이 지분을 팔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금융당국이 3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발표했다. 그룹사가 금융사를 사적 금고로 이용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이번 조치에 따라 그룹사들은 최상위 금융회사를 설정하고 업권별 자본규제에서 요구하는 최소기준 이상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규준의 적용대상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은행·보험·금융투자 중 2개 이상 권역점유율 5% 이상)으로 삼성·롯데·한화·현대차·DB그룹(이상 재벌계 금융그룹)과 교보생명·미래에셋(금융그룹사) 등 7개 그룹사 예하 97개 금융계열사가 해당된다는 게 금융위원회 설명이다.

3일 발표한 ‘모범규준’에 따르면, 이들 7개 그룹사는 그룹 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위험관리기구를 지정하는 한편 지배구조 등 주요현황과 자본적정성 등 재무건전성, 내부거래 및 위험집중, 위험 전이 등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 결과 나타난 취약성에 대해선 관련 위험을 축소하는 한편 필요자본을 조정하는 등 위험관리조치를 취해야 한다.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규제 강도는 더욱 강해진다. ‘금융그룹’ 명칭 사용을 금지하게 함은 물론 보험·증권·은행 중 1개 업권 회사만 보유하는 ‘동종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향후 3개월 간 사전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7월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관련 법령이 제정되기 전까진 가이드라인에 불과하지만, 당국이 직접 발표한 규준인 만큼 실제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대주주 삼성생명, 규준 미달 가능성 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본적정성 항목이다. 대표회사로 지정된 금융사의 경우 금융그룹 필요자본 합계액에 적정한 규모의 여유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이 실현될 경우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곳이 삼성이다. 삼성은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8.13%·특별계정 포함)와 삼성화재(14.9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삼성전자는 이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순환출자 구조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자본적정성 평가에 큰 마이너스 요소로 꼽힌다.

당국 규준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사실상 삼성그룹의 ‘최상위 금융회사’가 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산은 282조원, 자기자본은 31조원 수준이다.

자기자본 중 얼마만큼의 자본을 쌓아야 할지는 정해진 게 없다. 하지만 이날 당국이 ‘개별 비금융사 출자분 중 보험사 자기자본의 15% 초과분’은 필요자본으로 쌓게 하는 방안을 참고 사례 중 하나로 제시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자기자본 31조원 가운데 25조원 상당을 필요자본으로 쌓아야 한다. 물론 이 같은 규제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든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은 그간 보험업법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사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보유한도를 총자산의 3%까지로 제한하되 기준은 유가증권을 사들일 당시 ‘취득가액’을 적용하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의 취득 원가는 5600억원 수준이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3일 종가기준 26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에 대한 특혜라며 이를 시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모범규준까지 도입되면서 삼성생명은 보유한 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편 지난 28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17년 9월 말 기준 274.0%인 삼성생명의 자본 적정성 지표는 157.8%로 116.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71.3%포인트, 삼성증권은 44.0%포인트씩 자본 적정성이 줄었다.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비금융 계열사 출자 지분이 큰 탓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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