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 후폭풍]'뇌물 유착' 기업들로 불똥 튄다
[MB 구속 후폭풍]'뇌물 유착' 기업들로 불똥 튄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3.23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대보·오리온 등 '촉각'…당선축하금, 인허가 특혜로 수사 확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3일 새벽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검찰의 칼 끝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검찰은 지금까지는 이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 입증에 주력해왔다. 앞으로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을 비롯해 집권 당시의 인허가 사업, 4대강 사업 등에 관해서도 수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수사가 확대될 경우 기업으로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현재는 대보그룹, 오리온, 롯데 등이 검찰의 추가 수사 대상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23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서 롯데 측이 MB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2016년 검찰은 롯데물산이 2008년께 공군참모차장 출신 천모 씨가 회장인 B사에 12억원을 건넨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B사는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공사와 관련해 롯데 측과 수십억원대 용역계약을 맺었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추진됐지만 군 항공기 안전문제로 번번히 무산됐다. 하지만 MB 정부가 들어선 뒤 인허가는 급물살을 탔고, 결국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고 관련 비용을 롯데가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건립 허가가 났다. 당시 군이 입장을 바꾼 이유를 놓고 롯데 측의 정·관계 및 군 고위층에 대한 로비설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롯데물산이 천 씨에게 준 12억원이 군 고위 관계자에게 로비자금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의심했지만 당시 수사에 나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관련 수사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MB 정부 당시 국방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제2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 문건이 공개되면서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추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문건에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정부가 계약 체결을 직접 주도하는 한편 여론을 관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뇌물수수 의혹’ 대보·오리온 수사 확대될지 주목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뉴시스>

이 전 대통령에게 5억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는 이 전 대통령의 111억원 뇌물 수수 혐의 리스트에 올라있다.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은 지난 달 검찰 조사에서 “최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윗선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수감 중인 최 회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이 전 대통령 측에 돈을 건넨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보그룹 계열사인 대보건설은 MB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한국도로공사 등 관급 공사를 대거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국정감사 과정에서 ‘회사와 공사 간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4년 200억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징역 3년형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대보그룹과 이 전 대통령 사이 금품수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 회장의 수감 기간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 오리온그룹 본사.<뉴시스>

이 전 대통령 대선 직후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오리온그룹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MBC는 전직 오리온 그룹 고위 임원의 말을 인용해 “이화경 부회장이 대선 직후인 2007년 말 이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금' 1억 원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전직 고위 임원은 조경민 전 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인 이화경 부회장은 화교 출신인 담철곤 회장의 아내이자 그룹의 실질적 오너다.

MB 정부 시절인 2011년 담철곤 회장은 회삿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2012년 수감 8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3·5 법칙’이 적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3‧5 법칙은 재벌총수에게 1심에서는 징역 5년을 선고한 뒤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며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오리온 측은 입장 자료를 통해 “이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으며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받은 적이 없다”며 조 전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 회장은 지난해 2월 동양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으로부터 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지난해 7월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담 회장을 무혐의 처리했지만 비대위가 불복해 항고했고, 지난 2월 검찰은 재기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