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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 관세 폭탄]포스코·현대제철 '철의 장막' 뚫기 전략
[트럼프 철강 관세 폭탄]포스코·현대제철 '철의 장막' 뚫기 전략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3.1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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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철강 수출 말라는 것과 같아...중국 겨냥한 수입규제로 한국까지 피해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각)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 관세 부과하기로 최종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철강 노조 관계자도 함께 참석했다.<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각)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 관세 부과하기로 최종 서명했다. 보복 관세 시행일인 오는 23일(현지시각)까지 열흘 남은 상황. 미국의 우방인 호주도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미동맹을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관세 면제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정부는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이미 반덤핑과 상계 관세 등 높은 관세를 내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대미 수출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모든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3년간 국내 철강 생산 손실분이 7조2300억원, 부가가치 손실분 1조3300억원, 철강 생산이 줄어들어 1만44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이번 조치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 일본 등 모든 수입산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와 업계는 안보라인, 경제라인을 총동원한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관세 대상에서 제외를 요구하는 ‘국가 면제’는 정부가, 특정 철강 품목에 대한 면제 요청은 업계가 맡았지만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포스코의 경우 현재 냉간압연강판에 66.04%, 열연강판에 62.57%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25%의 관세가 추가되면 91.04%, 87.57%로 훌쩍 높아진다. 일부 제품의 경우 기존 반덤핑 관세에 25% 관세가 붙어 관세율이 거의 100%에 달한다. 수출을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현대제철도 냉간압연강판에 38.22%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는데 이번 조치가 시행된다면 63.22%까지 올라간다. ‘한국산 철강을 미국으로 수출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 상무부가 애초 논의한 한국을 포함해 12개국 철강제품에 53% 초고율 관세 부과와 글로벌 할당제라는 최악의 제재안은 피했지만 당장 긍정적인 결과를 장담하기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투트랙 전략 속 미 안보·경제라인 의견 차이

미국 정부내에서 국방부 등 안보라인과 미국 상무부 등 경제라인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라인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며 혈맹이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 관세 면제를 주장하지만, 경제라인 기류는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세 면제국인 호주는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 중 하나지만 미국 수출은 3억1000만 달러에 그친다. 반면 한국산 철강은 미국 수입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중국산 수입이 가장 많은 나라라 상당수 물량이 환적 형태로 미국에 재수출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32억6000만 달러로 호주보다 10배 이상 많다.

게다가 한국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수출량 1위라는 점이 미 상무부에 곱지않게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미 수출 품목 중 중국산 소재 사용 비중이 2.4%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미, 중국 겨냥한 수입규제에 한국까지 피해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이 왜 많은 무역규제 조치를 당하는가. 무역협회는 철강, 화학제품 등 한국이 중국과 비슷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산업 구조 때문에 중국을 겨냥한 무역 규제에 한국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무역규제는 미국 기업의 제소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월풀 등 한국 기업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의 제소가 늘면서 무역규제 품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한국무역협회의 ‘대한 수입규제 월간동향(3월 5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을 겨냥해 무역규제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이달 5일 기준 총 40건 수입규제를 했으며 연도별로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시작해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40건의 미국 수입규제 중 30건이 반덤핑 규제로 그에 따른 고관세를 부과받았다. 상계관세(보조금을 받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8건, 세이프가드(급증한 수입품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 조치)가 2건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 철강 금속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정부가 이달 중 한미 FTA 3차 개정협상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효력이 발생하기 전 관세 적용 제외가 되는 국가들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해 주요 인사를 만나 막판 협상에 임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한국산 철강이 미국 철강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고 현지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3일 김 본부장이 미국 주요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미국 현지 포스코 법인 관계자가 필요 시 동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미국 현지에 투자한 합작사 US스틸 생산법인도 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시행 전 협상 여지를 보였다. 말은 신호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포스코의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3~4% 정도라 강관 비중이 높은 휴스틸, 세아제강, 현대제철 등 보다는 타격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중이 낮다고 해서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 통상 압박이 시작된 시점부터 길게 봐야 한다. 오바마 정부 때부터 이미 무역 피해를 봤고 수출량이 줄어들어 3~4%가 된 것”이라며 “당시 수출 국가를 다변화했다. 다만 포스코가 투자한 해외 현지법인 소재 공급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현지 철강 수요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주정부와 수요업계에 적극 우리 의견을 전달하면서 투자법인의 소재 및 현지 생산 제품은 예외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무역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며 WTO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규제 권고 등이 담긴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모든 국가 철강제품에 대해 24% 관세 부과(1안),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 철강제품에 53%이상 관세 부과(2안), 모든 국가에 2017년 대미 철강 수출액의 63%로 쿼터제를 도입하는 방안(3안) 등이 나와 있다.

이번 관세 부과 결정은 1안이 변형된 것으로 아직 모든 나라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지, 특정 국가에만 25%를 부과할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대미 수출국들도 이번 트럼프의 조치에 반발하면서 미국 무역대표부에 민원이 폭주하고 있어 23일 이전까지 미 상무부 실무진과 구체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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