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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울고싶어라'...잇단 악재로 지주사 전환 '빨간불'
우리은행 '울고싶어라'...잇단 악재로 지주사 전환 '빨간불'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3.08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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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이팔성 메모', 세금고지서 오발송 등으로 이미지 실추
우리은행이 잇단 악재로 지주사 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우리은행은 7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그룹이다. 하지만 국민·하나·신한·우리 등 4대 은행그룹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가 아니다. 2014년 민영화와 함께 은행이 계열사를 합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털에 우리은행을 검색하면 ‘금융지주 업체’라는 문구가 뜬다. 자사 간판에도 ‘우리금융그룹’이란 용어를 넣는다.

우리은행은 올해를 금융지주사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손태승 행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주사 전환 최적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악재가 연발하면서 지주사 전환 이슈는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도 과연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말부터 바람 잘 날 없는 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완전 민영화를 위해선 지분의 18.4%를 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하지만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당한 때에 지분을 팔겠다’던 예보는 지난 2월 ‘매각 방침이 정해진 것 없다’고 돌변했다. 이 경우 지주사 전환을 하더라도 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돼 그 의미가 퇴색된다.

예보의 지분 매각을 심의, 조정하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자리도 공석이다. 지난 7일 박경서 공자위원회 민간위원장이 돌연 직을 내려놓은 탓이다. 사퇴 배경을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투(Metoo) 운동’이 부는 가운데 몇 년 전 성추문으로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 한 시민단체에 의해 밝혀지면서 여론의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민간위원 6명 중 1명이 빠져나감에 따라 위원회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당장 공석이 된 위원장을 재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데도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상 리스크도 수반되고 있다. 당장 지분의 14.15%를 차지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는 우리은행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지난해 중국 더블스타타이어와의 제3자 매각 협상에 실패한 뒤 금호타이어의재무 여건이 크게 나빠졌다. 때문에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대출채권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한 뒤 22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대출채권 3600억원 가운데 87.5%인 315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은 상태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수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그 여파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증권가 예상보다 30% 가량 낮은 실적을 냈다. 매년 하락세를 보이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12월 기준 0.83%로 9월 말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으로 부실대출로 분류된다.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곤 하지만 해당 수치가 역행한 것은 우리은행 입장에서 꺼림직할 법 하다.

금호타이어 이슈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도 부정적이다. 한국GM이나 성동조선과 함께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문제가 금융당국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국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 사태도 신경 써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엔 두 건의 ‘돌발 악재’가 터졌다. 우선 지난달 28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검찰에 수차례 소환된 것이 밝혀지면서 언론에 우리은행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전 회장이 쓴 메모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지들에게 2009년부터 3년여에 걸쳐 총 22억5000만원 상당의 돈을 줬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지금의 우리은행과 직결된 사항은 아니지만, 이전 최고경영자가 검찰에 수차례 소환되면서 우리은행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덧칠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10년도 전에 벌어진 일이고,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지금의 우리은행과는 별개의 회사"라며 선을 그엇다.

지난 6일에는 자사 전산문제로 서울시민 70만 명에게 잘못된 세금명세서가 오발송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관리를 104년간 맡고 있는데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 때마침 서울시금고 신규 입찰 결과 발표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터지자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때문에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내년까지 미루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9월까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해야 배당금 과세를 줄일 수 있는데, 3월 이사회에서는 지주사 전환 관련 내용이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소요되는 시간을 통상 6개월로 잡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지주사 전환을 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3월 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주사 전환에 몇 개월이 걸린다는 식으로 시간이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 언제든 진행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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