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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정·관계 '낙하산' 사외이사 원천봉쇄 주총서 결판
KB금융, 정·관계 '낙하산' 사외이사 원천봉쇄 주총서 결판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3.0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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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외이사 추천’과 함께 안건 상정…다른 은행들에도 영향 미칠 듯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KB금융그룹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주총회 때 부결됐던 노조 측 사외이사가 재차 추진되고, 여기에 정·관계 출신 인사를 일정 기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막는 안건도 상정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주총 결과는 향후 다른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KB금융 주총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KB노조)가 주주 제안으로 제출한 두 개의 안건이 상정된다.

KB노조가 제출한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이다. 이사 선임 안건은 주주로부터 추천된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이다. 정관 변경 안건은 청와대와 행정부, 사법부, 국회, 정당 등에서 일정 기간 재직한 인물이 퇴직 후 3년 간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KB노조는 지난해 11월 주총 때 이미 한 차례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추진했지만 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실패한 바 있다.

당시 KB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건은 KB금융 총 주식의 9.68%를 가진 최대주주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회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서 선임이 부결됐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지난해 11월 하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과거 정치 경력이나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의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KB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자인 권순원 교수.<뉴시스>

이를 의식한 듯 KB노조는 이번 사외이사 후보자로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고용노동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위원직을 맡고 있는 권 교수를 내세웠다. HR과 조직, 인사관리 전문가를 추천해 ISS가 지적한 ‘전문성’ 측면을 보완하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조직·인사관리 측면에서 KB금융의 기업가치 재고에 도움이 될만한 사외이사를 추천했다”며 “기존에 HR(인사) 부문을 담당하던 이병남 이사가 사임한 뒤 신규 선임될 3분 중에서는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이사가 없다”고 말했다.

KB노조는 특정 후보에대한 비토 전략도 세웠다. 2009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 128명 명단에 선우석호 교수가 끼어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 가운데 상당수가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 소속으로 당시 이명박 정부를 지지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KB노조는 공시를 통해 “선우석호 후보는 이른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뉴라이트’ 사관을 지닌 세력들을 비호하는 활동을 했다는 언론의 지적을 받았다”며 “KB금융지주가 분산된 소유구조를 가진 대표적인 국민 금융기업임을 감안하면 스스로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직을 사임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낙하산 방지 정관’은 통과 가능성 높아

제7호 의안인 정관 제36조 개정의 건은 ‘낙하산 방지 정관’으로도 불린다. 해당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경우 관료 출신 인사가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B노조는 지난해 9월에도 ‘낙하산’ 방지를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으로 신설하자고 제안했지만 KB금융은 이사회 결정사항일 뿐 정관 변경 대상은 아니라며 지난해 11월 임시 주총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KB노조는 이번에는 정관에 이 내용을 신설하는 방식을 채택해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해당 안건은 주총 통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점치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이 줄곧 낙하산 관행에 대해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ISS는 2013년 초 KB금융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정치적 목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관변경 안건의 경우 의결권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의결권 주식 수 4분의 1 이상이 참석해 참석주주 2분의 1 이상 동의를 거쳐야 하는 다른 안건에 비해 벽이 높은 것이다.

KB노조는 공식 투표위임기한인 오는 9일부터 주요 주주들을 설득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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