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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순익 ‘10조’의 그늘…‘땅 짚고 이자 따먹기'
4대 금융그룹 순익 ‘10조’의 그늘…‘땅 짚고 이자 따먹기'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2.0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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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이자수익만 26조원...최종구 "전당포식 영업 그만하라"
(사진 왼쪽 상단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4대 금융그룹이 2017년 통합실적을 발표했다. 저금리 기조에서 높은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을 바탕으로 4사 모두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은행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이자이익만 26조원을 거두면서 금융그룹들이 ‘땅 짚고 헤엄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도 포화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도 장기적으로는 은행권에 달갑지 않은 뉴스다. 4사의 향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과 우리은행 등 4대 금융그룹의 2017년 순이익은 도합 9조778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이 3조311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창사 후 첫 ‘3조 클럽’에 가입했다. 신한금융도 2조9179억원으로 아쉽게 3조 클럽은 놓쳤지만 2011년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해 각각 2조368억원, 1조512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선방했다.

‘은행 쏠림’ 현상 여전…지난해 이자이익만 26조 달해

이들 4대 금융그룹 순익에서 은행 부문이 과반을 차지했다. 4사 순익 9조7787억원과 하나금융 연결조정치 미반영분 4410억원을 포함한 10조4097억원 가운데 은행 부문 순익이 7조4002억원으로 69.3%를 차지했다. 비은행 부문 순익은 3조95억원으로 30.7%였다. 특히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이 더 낮아 각각 18.4%, 8.0%에 그쳤다. 금융그룹들의 ‘은행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4대 금융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만 30여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단 4곳에서 순익의 70%가 나오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들 은행 수익의 대부분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를 통한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 수익이 줄어들 경우 은행 편중 현상은 '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영업이익에서 이자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신한은행(86.3%), KB국민은행(83.9%), 우리은행(80.6%), KEB하나은행(76.4%) 순으로 비중이 높다. 이들 은행이 이자이익으로 벌어들인 돈만 총 25조883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2조6136억원(11.2%) 늘어난 수치다.

‘3조 클럽’에 가입한 KB금융의 이자이익 상승폭이 컸다. KB금융은 지난해 7조710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올려 2016년(6조4025억원)보다 1조3075억원이나 늘었다. 2위인 신한은행도 4조9921억원으로 전년보다 4880억원(10.8%)가량 이자이익이 늘었다.

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은행들에게 호재지만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 자체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일부 가계부채가 부실화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이 감소함에 따라 은행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 은행보다 높은 수신 이자와 낮은 여신 금리’를 앞세우며 출범한 것도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영역에도 뛰어들고 있어 기존 은행들과 직접적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인터넷은행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장기적으론 금융시장에서 ‘메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들의 높은 이자수익은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지난해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자금이 외환위기 이후 혁신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금융 등으로 쏠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가계대출이 1500조원으로 최근 3년 새 300조원이나 늘어난 데 은행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 안주하며 가계대출 증가를 통해 이익을 누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을 콕 찍어서 ‘전당포식 영업’을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위기 느끼는 금융그룹 수장들…‘디지털’ ‘글로벌’ 강조

4대 금융그룹 수장들의 신년사에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드러난다. 신년사를 보면 ‘글로벌’ ‘디지털’ ‘통합’ 같은 단어들이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 축으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지며 동남아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디지털 금융 분야는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내재화 노력과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KB 중심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중기 프로젝트의 이름을 ‘2020 스마트(SMART) 프로젝트’로 명명하자면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신한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그룹사 차원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원 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2018년부터 경고 신호가 나타나면서 2019년에는 금융자산이 폭락하는 ‘경제적 겨울’이 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디지털 역량 강화와 업무 효율성 제고, 그룹사 협업 등을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또한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와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5대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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