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스키장서 '란제리 패션쇼'를 해보라
겨울철 스키장서 '란제리 패션쇼'를 해보라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8.01.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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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홍보거리가 있다 해도…‘PR=SxAxM’인 이유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필자도 1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유난히 점심, 저녁 약속이 많다. 1년을 마무리 하면서 송년, 망년 모임이 잦은 이유다. 얼마 전 눈이 제법 내리던 날 삼각지에서 점심 모임이 있었다. 20여년 지기인 모 잡지사 편집국장과의 송년 식사 자리였다. 그날 국장은 소개도 해 줄 겸 지인과 같이 온다 해서 국장이 맛집이라고 추천한 음식점에 세 사람 자리를 예약했다. 

처음 가본 그 곳은 삼각지 뒷 골목에 위치한 등심과 김치찌개 전문식당이었다. 원래 길치인 필자지만 그 날도 스마트폰 덕택에 어렵지 않게 위치를 찾아갔다. 예상보다 식당은 작고 겉모양도 허름했다. 그렇지만 11시 45분쯤 도착했는데도 마루와 방까지 합해 십 수명에 불과한 자리가 이미 거의 차 있어 이 곳이 또 하나의 맛집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지난 수십 년간 언론인들이 추천한 식당들 중 맛집 아닌 곳이 한 군데도 없었지만 말이다. 

구두를 벗고 마루로 올라서니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인 아저씨가 손님들 신발을 정리한다. 맛집이지만 교만하지 않고 손님을 위하는 정성의 마음가짐이 엿보여 기분이 좋았다. 이윽고 국장 일행이 도착했다. 국장은 지인과 함께 잡지사 간부 한 명도 동행해 총 네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명함 교환을 해보니 지인은 모 대학교 홍보책임자였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로 서로의 경력을 확인해 보니 둘이 아는 홍보 분야의 인물도 여럿 되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50대 초반의 그는 필자가 과거 모 언론사에 2년 간 연재했던 홍보칼럼 중 하나를 기억하고 있다며 흥분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PR=SAM’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평소 홍보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그 칼럼의 필자를 만나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추켜 세우기까지 했다. 실제로 그는 칼럼의 세부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모처럼 필자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어 주었다.  

‘Source=Unique+Interesting+Useful’

그렇게 화기애애한 자리가 계속 이어져 소주 몇 병을 순식간에 비우게 되었다. 1시간 남짓한 식사 후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면서 의기투합한 우리들은 2018년에는 오늘의 멤버 그대로 다시 모여 저녁을 하자고 날짜 약속까지 하고 헤어졌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필자는 십 수년 전에 쓴 그 칼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황금만능 사회인 지금 우리 언론 홍보의 환경에서는 ‘PR=SAM’이 아니라 ‘PR=Money’가 더 맞는 것이 아닐까 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어 홍보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웠다. 그 이유는 독자들이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그럼, 과연 ‘PR=SAM’은 무엇을 의미하는 공식인지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설명하고자 한다. 

2000년대 초반 필자가 대우그룹을 떠나 모 중견그룹에서 홍보임원으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부임 초 단독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그 기업의 최고 책임자로부터 몇 가지 주문을 받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새롭게 도입한 경영 기법인 ‘지식경영’을 잘 수행하고 있는 이른바 ‘지식회사’로 이미지화 시켜달라는 얘기였다. 당시만 해도 ‘지식경영’이란 단어 조차 생소했던 시절이어서 초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부단히 언론을 통해 전파하기 위해 필자 나름대로 홍보 전략을 총동원해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몇 년 동안 각종 언론 매체에 비교적 큰 비중으로 보도되면서 그 기업이 지식경영에 있어서 만큼은 대표적인 국내기업으로 이미지를 세우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당시 필자는 지식경영에 대한 홍보를 하는 한편으로 ‘언론홍보’라는 업무 자체도 지식화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 결과 만들어낸 지식화 공식이 바로 PR=SAM 이다. 

이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일단 SAM은 ‘S+A+M’이 아니라 ‘SxAxM’이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S는 Source를 의미한다. 즉, 홍보거리 혹은 홍보를 할 만한 아이템을 말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홍보거리가 되어야 언론기자에게 전달해 보도가 되는 것이지, 괜히 홍보사안이 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떼를 쓴다고 보도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의뢰자들이 가지고 온 함량 미달의 홍보거리를 노련한 홍보맨들이 마술(?)을 부려 엄청난 기사로 둔갑시킨 사례가 간혹 없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홍보거리가 되는지 안 되는지를 사전에 판단할 수만 있다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필자는 이를 S=UIU로 정리해 보았다. 즉, Unique+Interesting+Useful이다. 홍보맨들이라면 대충 눈치를 채겠지만 일반 독자를 위해 하나하나 설명해 보겠다. 

 ‘언론계 인맥 관리’는 국내외 공통사항

‘Unique’. 단어 그대로 ‘독특한 것, 유일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백화점 개장’, ‘국내 최초의 의약품 개발’, ‘가장 빠른 자동차 발명’ 등이다. 소위 최대, 최소, 최초 등 ‘최’자가 권두어에 붙는 단어는 거의 언제나 홍보거리로 인정 받는다. 

그 다음. 언론도 하나의 상품이란 측면에서 보면 고객이 있다. 즉 독자, 시청자, 청취자 등이다. 이들이 즐겨 보고 들어야, 즉 열독률과 시청률이 높아야 그 언론 상품에 대한 시장적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사거리 자체가 대중의 시선을 끌고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사안이라면 홍보는 성공이다. 즉, ‘Interesting’이다. 여름철에 팔등신 미녀 모델들이 해변가에서 모피 코트 패션쇼를 가진다든지, 겨울철 스키장에서 란제리 패션쇼를 하면 반드시(?) 거의 모든 신문에서 칼라사진으로 특별 대우를 해 준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다음 홍보거리로 각광받는 것이 있다. ‘Useful’이다. 홍보사안이 홍보하는 주최 측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시선은 대체로 싸늘할 수 밖에 없다. 소위 ‘So What?’ 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 언론에서는 사회적이고 공익적인 홍보사안을 즐겨 찾는다. 특히 인간의 뭉클한 정서를 소구하는 감성 홍보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로 기업의 대부분 상품 이벤트 행사에서는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 혹은 전부를 사회소외계층에 기부를 한다든지, 외국에서 유명인사가 방한하면 바쁜 일정을 쪼개어 거의 예외없이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해 그들과 스킨십을 갖는 장면을 연출하듯이 하는 것이다. 갈수록 사회적 책임을 요구 받고 있는 대기업 측에서는 항상 공익적인 측면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렇듯 홍보거리는 ‘Unique’, ‘Interesting’, ‘Useful’ 중 한 요소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모두를 갖추고 있다면 더욱 각광받는 홍보거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 

다음은 SAM의 두 번째인 A이다. 즉 홍보조직과 홍보맨 혹은 홍보대행회사의 능력(Ability)을 말한다. 유능한 홍보맨만이 홍보거리를 잘 찾아내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직업 면에서 홍보맨에 대한 진입장벽은 별로 높지 않다. 특별히 홍보 관련 전공을 갖지 않더라도 홍보전문가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이를 반증해 준다. 다만, 통찰력, 순발력, 그리고 인내심을 갖춘 사람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M이다. Media relations 즉, 언론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이는 국내외 공통 사항이다. 미국의 홍보맨들도 미국 언론 기자들과의 평소 인간관계 및 교류를 언론 홍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홍보 거리가 있다 해도, 아무리 유능한 홍보맨들이 보도자료를 잘 만들어 낸다 해도 이를 보도할 매체인 언론사, 그리고 담당 기자와의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교류가 없거나 오히려 관계가 좋지 못하다면 효과적으로 홍보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이다. 
‘PR=S+A+M’이 아니고 ‘PR=SxAxM’인 이유는 S, A, M 중 어느 한 요소라도 ‘0(zero)’이면 홍보 결과도 ‘0’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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