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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1:41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창업자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창업자
  • 오화석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18.01.0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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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으로 창업한 유일한 회사…재산 2조3000억원으로 인도 갑부 53위

 

기업 중에 ‘직원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자’라는 창업목표를 가진 회사가 있을까? 인도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인포시스(Infosy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인포시스는 인도 제2위의 IT기업으로 이 분야 대표적인 성공신화다. 

인포시스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4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질주해왔다. 2015년에 95억 달러 매출(약 11조4000억원)에 2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981년 자본금 1000달러로 시작한 회사가 2015년 2월 현재 시장가치 425억 달러(약 51조원)에 직원 수 19만여 명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포시스는 인도를 대표하는 IT소프트웨어 기업 중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한 유일한 회사다. 인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소프트웨어 회사는 인포시스 말고도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위프로(Wipro) 등이 있다. TCS는 IT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에서 1위이고, 위프로는 인포시스와 2~3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TCS는 인도 최대 재벌인 타타그룹 자회사이고, 위프로는 2세 경영인이 식용류 제조회사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한 케이스다. 그만큼 인포시스는 글로벌 하고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이 살아있다는 말이다.

동료 6명과 갹출해 1000달러로 창업

인포시스는 7명이 공동 창업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 나라야나 무르티이다. 무르티는 1946년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마이소르라는 도시에서 가난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도에선 교사 등 가르치는 직업은 대개 카스트 최상위층인 브라만에 속한다. 그도 신분으로 치면 역시 브라만 출신이다. 

이는 인도 비즈니스계에선 주목할 사항이다. 왜냐하면 인도 비즈니스계는 주로 상인 계급인 바이샤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개방된 요즘이야 계층을 막론하고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분위기지만, 그가 기업을 창업할 당시만 해도 브라만 출신이 사업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무르티는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특히 뛰어났다고 한다. 키가 작고 말 수가 적어 아이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학이나 물리학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눈동자에 불꽃이 튀겼다. 과학이나 수학 이론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빨랐다고 한다. 과학과 수학에 재능이 있는 그는 인도 최고 수재들이 가는 인도공과대학(IIT) 대학원에 진학해 기계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IT 졸업 후 뭄바이에 소재한 파트니컴퓨터에서 팀장으로 일하면서 그는 장차 글로벌 IT기업을 일구겠다는 꿈을 키운다. 마침내 1981년 34살의 나이에 그는 동료 6명과 함께 인포시스를 창업한다. 창업 목표가 특이했다. 

‘인포시스는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며 궁극적으로 직원들을 백만장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남는 이익은 사회를 위해 적극 환원한다.’

자본금은 각자 조금씩 갹출한 1000달러였다. 그 돈으론 사무실도 제대로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방 2개짜리 그의 집 방 1개를 사무실로 사용했다. 비좁은 사무실에 공동 창업자 7명이 매일 북적거렸다. 

물론 자동차도 없었고 심지어 전화조차 놓지 못했다. 경제적 어려움 외에 당시 인도 정부의 관료주의가 극심해 사업의 어려움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사업에 필수적인 컴퓨터 1대를 외국에서 들여오는데도 장장 2년이나 걸렸다.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1991년 인도시장이 해외에 개방됐다. 이는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는 인포시스에 큰 기회가 됐다. 해외 사업을 규제하던 각종 법규가 폐지되거나 완화됐기 때문이다. 인포시스는 자유롭게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땅에서 헤엄치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이다. 

역외 소프트웨어 개발 모델로 대성공

인포시스의 사업 성공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온 사이트 서비스’, 둘째는 ‘역외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다. 1990년대 초반 인포시스 사업은 이른바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사이트(On Site)’ 서비스였다. 고객이 주로 미국 기업이라서 모든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고객이 있는 미국 현지에서 이루어졌다. 직원들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 계획하고 준비하고 시스템을 실행시켰다. 이 같은 온사이트 서비스는 한 프로젝트가 끝난 후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가는 식이었다. 당시 수익금은 상당히 컸다. 

일례로 1980년대 초반 인도 벵갈루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임금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인력을 구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영어를 할 줄 알고 잘 훈련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인도에 넘쳐 났기 때문이다. 당시 인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한 해 10만 명씩 쏟아져 나왔으나 일자리가 없었다. 

이 같은 온사이트 서비스 모델은 1990년대 후반까지 통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인도 소프트웨어 시장에는 신규사들이 물밀듯이 진입했다. 장래 수익성에 경고가 울렸다. 인포시스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널리 알려진 역외(Offshore) 소프트웨어 개발(OSDCs) 모델이었다. 이는 고객이 있는 현장(On site)이 아닌 역외에서 주문을 받아 인도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서비스를 원할 때 과거 같으면 인포시스 직원이 직접 미국에 가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이젠 그럴 필요 없이 인도 벵갈루루 사내로 과제를 가져와 해결한 다음 이를 고객사에 보내게 된다. 해외로 갈 필요가 없으니 비용절감과 함께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해외에는 마케팅 사무실을 내 마케팅과 고객서비스 활동만 하면 됐다. 

직원이 직접 가는 대신 주문을 받아서 서비스를 제공하니 기업의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어떤 회사인 줄도 모르고 무턱대고 값 비싼 서비스를 주문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인포시스가 이미 획득한 국제품질인증(ISO 9001)과 세계적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인 ‘CMM레벨 5’ 인증이 큰 도움이 됐다. 회사 이름은 몰라도 인증을 받은 회사임을 알고는 계약해주었기 때문이다. ISO 9001이나 CMM 5 레벨은 세계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갖춘 기업에만 부여하는 인증이기 때문이다.

인포시스 직원 3000명이 백만장자

이후 인포시스 사업은 탄탄대로를 탄다. 기업이 커지자 1993년 인도 증시에 상장을 하고, 1999년에는 인도기업 사상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기업 공개(IPO)를 했다. 

성공한 무르티 회장의 재산은 2016년 현재 19억2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로 인도 내 갑부 순위 53위다. 시장가치가 425억 달러나 되는 인포시스 규모를 고려할 때 의외로 적은 액수다. 그 이유는 그가 인포시스 주식의 5.12%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제공했다. 이에 따라 2008년 초 현재 인포시스 내 백만장자(재산 12억원 이상)가 3000명을 웃돈다. ‘직원들을 백만장자로 만든다’라는 이상적인 창업목표가 실현된 것이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장/배재대학교 글로벌교육부 교수
오화석 소장은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네루대(JNU) 국제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배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슈퍼코끼리 인도가 온다> <100년 기업의 힘 타타에게 배워라> <마르와리 상인> 등 인도에 관한 10여권의 저서를 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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