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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치야, 정치
문제는 정치야, 정치
  • 양재찬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2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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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황금개띠해가 밝았다. 새해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까?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드디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열릴 거라고 자랑하지만 미덥지 않다. 한두 번 속아봤나. 

민간 경제연구소들 전망을 보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은 2%대 중후반이다. 박하게 보는 데는 2.5%, 후하게 봐도 2.8~2.9%다.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낮춰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경기회복을 주도한 반도체산업은 올해도 선전할 것이다. 세계경기가 괜찮아 수출도 꾸준히 늘어날 테고. 사드사태에 따른 긴장이 완화되면서 중국 소비재 수출과 관광수입에도 보탬이 될 게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궤도에 오르면서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최저임금 상승과 복지지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늘어 민간소비 증가율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건설경기, 특히 지난 몇 년 과열됐던 주택 부문에서 신규 수주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평창올림픽 특수가 마무리되고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감축됨에 따라 토목 부문도 위축될 것이다. 설비투자는 세계경기 호조와 수출증대의 영향으로 늘어나긴 하겠지만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약화되리란 예상이다. 

대내외 경제변수 못지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정치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정치 및 외교안보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북핵 문제와 경색된 북미 관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직결된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이행을 둘러싸고 냉랭해진 한일 관계도 진행형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정치판은 지방선거 격랑에 빠질 것이다. 개헌 관련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함께 하느냐를 놓고 여야 대립이 격화할 테고, 정당들은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으로 분주해진다. 이래저래 민생 및 경제회생 관련 입법은 국회에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표류할 공산이 크다.  

현실 경제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나 중앙은행의 통화신용 정책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만 뛰어선 힘이 부친다. 외교안보팀도 역할을 충실히 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해외 평가를 떨어뜨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정치가 뒷받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적폐 청산’ 대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충돌하며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2년차 국정 기조 키워드를 ‘국민의 삶’에 맞춘다지만, 관련 법 제정이나 개정이 국회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먼저 겸손한 자세로 협치(協治)의 손을 내밀어야 정치가 풀리고 경제도 돌아간다. 

과거 대통령선거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한동안 자숙하던 것과 달리 대선주자들이 모두 당 대표로 나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5ㆍ9 조기 대선의 후반전을 보는 듯하다. 이들이 자신의 정치생명만을 의식한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정당정치의 본질과 국회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야당들도 대승적 견지에서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면서 정책으로 경쟁해야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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