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2 18:20 (화)
대우조선해양, 지방대 출신은 사무직 입사 꿈도 꾸지마?
대우조선해양, 지방대 출신은 사무직 입사 꿈도 꾸지마?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10.13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단계 대학 서열표 만들어 서류전형 반영..."학벌로 사람 판단" 비판
▲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이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면서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에서 하위권대학 출신 지원자를 걸러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이 실제로 직원 채용 과정에서 대학을 서열화 해 암암리에 직원을 선발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우조선해양 대졸신입 채용절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대학 서열표를 자체적으로 제작,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활용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에 이어 주요 대기업도 사진부착, 학교명, 전공, 어학성적 등을 가린 블라인드 채용을 늘리는 가운데,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해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해양이 학벌로 사람을 판단하는 낡은 채용 시스템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출신 대학을 1~5군(群)으로 분류했다. ▲경인 지역 최상위권 대학교(1군) ▲지방국립대학교 및 경인 지역 상위권 대학교(2군) ▲경인 지역 및 지방 중위권 대학교·상위권 대학교 지역 캠퍼스(3군) ▲지역별 중위권 대학교(4군) ▲기타 대학교(5군) 등으로 나눴다.

▲ 대우조선해양의 학군 분류 기준표.<김해영 의원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서류전형 때 출신 대학표에 따른 할당 비율을 직군별로 달리 적용했다. 예컨대 생산관리 분야는 1군에서 5%, 2군에서 30%, 3군에서 20%, 4군에서 40%, 5군에서 3%를 뽑고, 나머지 2%는 해외 대학 출신 중에서 선발했다. 반면 재무ㆍ회계 등 사무 분야는 1군에서 35%, 2군 30%, 3군 20%, 4군 5%를 뽑고, 해외 대학 출신 중에서 10%를 뽑는 등 학교를 서열화했다.

▲ 대우조선해양의 학군 분류 기준표.<김해영 의원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5군 기타 대학교에 분류된 지원자는 사무 분야 서류전형에서 무조건 탈락하게 된다. 또 일명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은 생산관리 분야에선 대부분 떨어진다.

김해영 의원실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측에선 서울과 지방에서 (직원을) 골고루 뽑기 위해서라는데 실제로 골고루 뽑는다고 하더라도 자료를 보면 대학교 군을 나누는 등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대기업에 ‘SKY’ 출신이 많이 가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서류전형 검토 기준이 학군별로 몇 % 비율로 매겨 뽑는다는 구체적인 기준이 나온 것은 처음으로 지원자 입장에선 씁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 "기회균등 차원서 도입된 제도"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기존의 서열 중심 채용 과정에서 벗어나 전국 대학에 대한 서류전형 검토가 균등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기회균등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라며 "2015년 부터는 면접 시 학력, 가족관계 등 인적사항을 블라인드 처리한 열린 채용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7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위해 7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다. 이번에 논란이 된 2011년에 도입된 출신대학 서열화표를 서류 전형 검토 기준으로 2015년까지 채용해 왔으며 2015년 구조조정 이후에는 경영 악화로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