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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획]보험설계사의 잇따른 자살...눈 감은 보험사들
[기획]보험설계사의 잇따른 자살...눈 감은 보험사들
  • 권호 기자
  • 승인 2017.09.06 15: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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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설계사 투신...회사는 "책임없다" 떠넘기기

푸르덴셜생명 보험설계사가 회사의 계약 해촉을 비관해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험사들의 실적 만능주의와 ‘쓰고 버린다’는 설계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2시26분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푸르덴셜타워 옥상에서 양 아무개(58) 씨가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양씨는 푸르덴셜생명 보험설계사로 지난 1995년부터 근무했으며 최근까지 지점장급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양 씨는 최근 영업실적, 리더십평가 등 평가 기준에 못 미쳐 해촉했다”며 “해촉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설계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영업직으로 개인사업자”라며 “일각에서 말하는간부나 임직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적 저조자에 인격 모독과 욕설"

그는 또 “회사의 평가기준에 따라 논의를 거친 뒤 해촉한 것”이라며 “실적 압박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한 생명보험사 설계사는 “아침부터 실적저조자를 지명해 공개석상에서 인격적 모독과 욕설을 할 때도 있다”며 “보험사는 실적 뿐 만 아니라 설계사의 인권과 영업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중 보험인권리연대(전 대한보험인협회) 대표는 “보험사들이 해촉할 때는 계약직 노동자로 취급하고, 관리할 때는 자영업자처럼 내버려 둔다”고 비판했다.

'설계사는 쓰고 버린다’는 보험사의 태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3월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설계사 조유심 씨도 인천 한 아파트 16층에서 투신자살했다.

조씨 자살의 직접적 원인은 2006년 알리안츠생명이 출시한 '알리안츠 파워덱스 연금보험' 때문이다. 알리안츠 파워덱스 연금보험은 원금 보장은 물론 연 1.0%의 확정이율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으며,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교육도 했다.

이 상품은 2007년에 누적거래금액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막상 5년 의무납인기간이 도래하자 원금보장은커녕 그동안 내온 원금의 20%가량을 손해 본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이에 조씨를 믿고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항의했으며, 조씨는 급여는 물론 집의 담보대출과 결혼패물을 처분하면서까지 계약자에게 손해배상을 했지만, 상황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으며, 일부 과정에서 사기꾼이라는 인간적인 모별까지 받았다고 한다.

조씨의 언니(조복심 씨)는 “회사는 고객의 항의가 접수되면 해당 설계사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결국 계약자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결국 조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다. 편히 쉬고 싶다’는 내용의 유서와 세 자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를 입은 계약자들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가입을 유치했던 설계사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등 원금반환 청구 및 소송에 들어갔지만, 알리안츠생명은 “상품 판매 시 보험설계사들이 설명 미흡 등 불완전판매를 했기 때문”이라며 설계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당시 피해를 본 한 설계사는 “‘파워덱스 연금보험’ 판매로 환수 수수료만 4000만원을 내고 있다”며 “월급이 차압당해 매달 환수 수수료 갚는 데로 들어가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파워덱스 연금보험 피해자들의 소송은 여러 건 있었으나 대부분 회사가 승소했다”며 “또 이 상품을 판매해 좋은 성과를 본 설계사들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수료 환수를 겪는 설계사는 불완전판매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안전장치가 부족한게 현실이다. 보험설계사들은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처럼 특수고용노동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A생명 보험설계사는 “보험설계사는 법적으로 개인사업자”라며 “보험회사는 설계사를 관리·감독하는 곳인데 계약자의 민원이 생기면 책임이 없다고 발뺌한다. 설계사는 모든 책임을 지게 돼 있지만, 회사에서는 보험 약관에 대한 교육조차 제대로 진행이 안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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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 2017-09-07 10:23:40
저 실적으로 해촉위기에 처해지면 본부장에게 구걸하러 가야하고 구걸하면서 모욕은 고사하고 가족들 이름까지 오르내리며 수모를 격어야한다.
대리점에서 일하는 설계사들이 자꾸 늘어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