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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정은은 핵 전쟁 일으킬 동기가 없다"
"김정은은 핵 전쟁 일으킬 동기가 없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9.06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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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튜더 기자가 본 평양...‘조선자본주의공화국’ 책에서 밝혀

북한은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다. 이어 괌 포위사격을 예고하며 북한 스스로가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무력시위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체제안정을 꾀하려는 젊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우리 정부는 4일 밤(한국 시각) 미사일 공격 능력 향상을 위한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미국과 전격 합의했다. 이날 한국 증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충격으로 오전 한때 휘청거렸다. 그러나 개장 직후 40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1.19% 하락한 2329.65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선제 타격과 한반도의 전면적 핵전쟁 확대 문제를 다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4일 “북한 주장대로 수소폭탄으로 확인되면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북한의 승리이며 세계 최강의 파괴 무기가 서른세 살 독재자(김정은) 손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3일 “미국과 괌을 포함한 미국의 영토,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절멸을 바라지 않지만 구체적인 군사옵션을 논의 중”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는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날 미국 군 서열 1위인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까지 등장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31일 북한은 중앙재판소 대변인 명의로 “두 놈의 영국 기자 나부랭이들이 써낸 모략 도서 내용을 가지고 우리 공화국의 존엄을 모독하는 특대형 범죄를 감행했다”며 “극형에 처할 것”이라고 두 명의 영국 출신 전·현직 기자를 협박했다. 지난달 8월 국내 번역·출간된 책 ‘조선자본주의공화국’(비아북·전병근 옯김)이 북한이 문제 삼은 바로 그 책이다.

저자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지낸 다니엘 튜더(35) 전 기자와 제임스 피어슨(29) 로이터통신 한국 특파원.

다니엘 튜더는 2014년 여름 북한 사회를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피어슨은 로이터통신에서 북한 무기 거래 관련 취재 등 4회 정도 북한 단기 취재 경험이 있다.

이들은 “북한을 움직이는 새로운 시스템은 아직 불공정한 적자생존 방식이지만 적어도 평균적인 시민에게 자신이 삶의 주체라는 자의식과 스스로 생계를 이을 기회를 주고 있다”고 적었다.

이들은 김정은이 북한의 밑바닥에서부터 일고 있는 경제적 변화에 대응하면서 시장을 그냥 방관하는 것과 자신의 정치적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쉴 새 없이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테러의 통치’를 벌이는 개혁가로 보는 등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두 사람은 북한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탈북자, 북한 고위층, 화교 사업가 등 증언을 교차 검증하며 세 명 이상 신뢰할 만한 취재원을 통해 확인되는 주장만을 책에 실었다고 했다. 책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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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스로 붕괴한다?

예를 들면 북한에 인터넷은 도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은 기술에 밝은 지도자로 보이고 싶어 한다. 북한 내 온라인 콘텐츠를 차단하고 사용자를 감시하는 능력이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숙달이 된다면 중국의 경우처럼 그가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정은이 바라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국가가 국민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지금 체제가 유지될 것이고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보위부를 위시한 북한의 정치적 통제력은 건재하다. 신흥 자본가 계급은 기존 엘리트를 전복하기보다 결혼과 사업적 유착을 통해 엘리트 계급에 편입하려 드는 체제를 전복하지 않는 데 강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독재정권과 비공식적 자본주의가 동거할 것이다.

북한 정부는 파산 상태다. 상당수 북한 주민은 공공배급체계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북한 정부 입장에서도 붕괴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 수준에서 시장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 하면 떠오르는 북핵, 벼랑 끝 전술, 김일성 일가에 세뇌된 주체성 없는 주민들 등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북한 주민 사이에 자리 잡은 자본주의 경제가 있다.

평양 시내 인기 아파트는 10만 달러(1억 원)를 호가한다. 국영 제강공장에서 시장 물가를 반영한 월급을 지급, 농부들이 생산물의 일부를 갖도록 허용, 국가가 지정한 직장 이외 수단으로 먹고사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개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조치들이 목격됐다.

김정은이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지만 절대군주보다는 경쟁적 분파로 구성된 연합체의 지배자에 가깝다. 그를 둘러싼 파워 그룹 연합체가 국가 통제권을 장악했다는 말이다. 파악 가능한 두 집단, 북한 권력의 핵심부를 형성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김씨 일가 중 어느 쪽이 우위를 점했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북한에도 김정은 등 국가수반이 있지만 그 뒤에 늘 일치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와 성향을 가진 권력자로 이뤄진 층이 존재한다. 북한에서 강경 정책에 개혁 정책이 나오거나 유망주가 어느 날 축출된다고 해서 예측 불가능한 절대 독재자 김정은이 나라를 좌우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정은도, 다른 어떤 개인도 북한을 혼자서 좌지우지할 수 없다.

북한이 처해 있는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 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이 북한의 현상유지를 지지하느냐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지만 북한이 지금처럼 존재하는 것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북한의 점진적인 국가 개방만이 북한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다.

의외로 절대자가 아닌 김정은

외부에서 볼 때 북한 정부가 고모부를 처형하고도 여전히 신민의 추종을 즐기면서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전능한 소년 폭군 김정은에게 전권이 집중된 단일체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획일화된 일심동체라는 국가 이미지 아래 경쟁적인 분파와 권력 브로커의 집합이 존재한다. 이들은 정치적 통제권과 영향력, 돈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김정은과 김씨 일가의 힘은 막강하지만 북한에서 이들은 절대적이지 않다.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배후에 있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았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 지도부(OGD)라고 불린다. 가령, 장성택의 처형 등은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기에 가능했다.

김정은이 물려받은 체제는 김정은 개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김씨 일가의 개인숭배에 기반을 뒀다. 이런 체제에선 충성이 공포로 대체되고 뇌물이 횡행함에 따라 내부 다툼과 이권 추구가 조장된다.

김정은의 입장에선 자신이 국가 지도자이자 집권 노동당의 당수임에도 이 체제 내에 더 큰 권력을 가진 그림자 조직인 300명의 조직지도부가 있다고 인정한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김정은에 의해 운영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김정은과 그의 친척 황병서와 김경옥 같은 조직지도부 고위인사, 그들의 신임을 받는 군 고위 인사와 당관료로 구성된 연합체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조직지도부는 3대 혁명 기간을 거치면서 감시와 정보 및 보고 체계의 재편을 통해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아는 국가의 유일부서다. 개인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며 당 생활 점수를 기록한다. 김정일의 사망 이후 리영호, 장성택을 포함한 유명 인사의 축출에 조직지도부가 깊이 관여했고 그 지휘부는 변하지 않았다.

평양 사람들의 음주가무

음주가무는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란 뜻이다. 한국인들이 밤에 맥주와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에서 애창곡을 부르듯이 북한 지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김정일은 파티를 좋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일 좋아한 술은 값비싼 헤네시 코냑이었다.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휴양 도시 원산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도 동행했다. 두 사람은 사흘 동안 데킬라와 보드카 같은 술을 마시며 제트스키 경주를 하며 김정은은 부친과 달리 코냑보다 프랑스산 적포도주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 남성은 술을 좋아하는 한국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이 마시고 북한 여성은 한국 여성보다 훨씬 적게 마신다. 적지 않은 도시 부유층 남성들은 서울의 회사원처럼 퇴근 후 맥주를 마신다. 하지만 이 역시 바뀌고 있다. 북한에서 일을 하는 계층의 여성이 이제 가계까지 책임지면서 자유로워지고 일과 후에 스트레스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 새해 정초, 정부 수립일인 9월 9일(구구절)에 병에 담긴 술이 배급된다. 이런 날은 술에 취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전국적으로 맥주 양조 회사가 아홉 개 더 있다. 북한의 맥주 회사 수는 한국보다 많은데 이 중 최고로 꼽히는 회사가 경흥이다. 하지만 비용 대비 최고의 주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주다.

대동강 같은 대중시장용 맥주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주민은 자기 집에서 만든 밀주를 즐긴다. 도시 교회 거주민과 극빈자보서는 밀주밖에 기댈 게 없다고 했다.

“북한에서 돈이면 다 된다”

북한에서 돈이면 안 되는 것이 거의 없다. 더 이상 정부가 통솔력을 완벽하게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민들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개인이 사업을 한다거나, 북한 주민들이 외국TV와 영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태블릿까지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북한의 모든 도시에는 시간제로 방을 대실하는 가내 산업이 늘고 있다. 북한 사람에게도 욕망이 있다. 혼전 성관계는 물론,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필요한 시간만큼 개인 아파트를 한 두 시간 대여하고 돈을 건네는 젊은이들, 그 돈을 받은 집주인은 근처 장마당에서 장을 본다.

북한 여성들이 BB크림을 바르고 스키니진을 입고 다니며 성형수술까지 감행한다는 사실도 있다. 불법 행위이며 비공식적이지만 인간의 기본욕구에 부응하는 100퍼센트 자본주의적 변화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역학 관계는 여전히 쉽지 않다. 내년이면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5년 중임제 국가주석에 새롭게 연임하게 될 것이고, 일본에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어 아베 신조의 교체가 유력시된다. 우리는 북한의 진짜 모습, 실상을 알아야 북핵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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