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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9-30 19:2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원섭의 통통마컴]'카뱅' 돌풍에 숨겨진 야심
[이원섭의 통통마컴]'카뱅' 돌풍에 숨겨진 야심
  • 이원섭 전문위원
  • 승인 2017.09.0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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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축…고객 로열티 쌓아야 성공

필자는 지난 30여 년 이상을 우리 문화 사진·스토리 사이트인 ‘코리아인사이트’(www.koreainsights.co.kr)를 만들어 콘텐츠를 생산해 왔다. 2013년 새롭게 단장해 이어가려 했지만 사정상 더 이상의 업데이트는 못하고 있었다.

우리가 촬영을 하고 스토리도 만들어 콘텐츠를 지속 공급하는데 드는 작업은 많은 인력과 비용 그리고 시간이 필요한데 여건이 부족해 부득이 중단을 해야만 했다. 추후에 비용을 마련해 다시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세상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천지개벽을 하고 있었다.

모든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 역할을 오로지 ‘나 혼자’ 해야만 했던(one sided) 세상이 내가 아니더라도 소비자(방문자·회원)들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나도 소비자가 만든 콘텐츠의 소비자가 되기도 하고 또 당연히 내가 공급한 콘텐츠를 소비자가 소비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진 ‘two sided’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양면의 세상을 아래 그림처럼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시장 만들고 주도할 수 있지만…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는 기차도 지나가고, 화물도 내려놓고 또 승객이 오르내리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물리적인 접점인 데 지금의 시대에서는 다양한 경제주체를 연결해주는 거의 모든 매개체를 의미한다.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우버는 차량을 한 대도 보유하지 않으면서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 주고 있으며 숙박 공유 1위 기업인 에어비앤비는 룸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으면서 남는 방이 있는 소유주와 투숙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이다.

플랫폼과 함께 요즘 최고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해 생산자에 의해 모든 것이 주도되던 과거의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도태되고 소비자들도 시장을 만들고 주도하는 비즈니스 시대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어디에서나 연결이 가능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즉시 찾을 수 있는 초연결성과 서로 다른 능력들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행동과 판단을 할 수 있는 초지능성으로 나타난다(Wikipedia 정의). 소위 말하는 ICBM(IoT, Cloud, Big data, Machine Learning)이 어우러져 새로운 4차 산업이 만들어지고 소비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하려는 한국문화사이트의 목적은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고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플랫폼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코리아인사이트도 플랫폼이나 4차 산업혁명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문화 플랫폼으로 개혁하고 있는 중이다(현재는 플랫폼이 아닌 2013년 상태). 즉 문화인들의 연결 마당을 만들고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가 오가고 문화 소비가 일어나는 그들의 생각을 모으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변하는 것이 목표다.

필자는 그동안 플랫폼 이전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집착하는 시대에 뒤 떨어진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제품과 서비스의 제조에서부터 유통까지 모두 공급해 소비자에 이르게 하겠다는 선형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선형 가치 사슬(linear value chain) 구조를 가진 올드 비즈니스 모델로는 외면을 받을 게 분명하다.

반면에 플랫폼 모델은 생산자와 소비자, 플랫폼간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가치(complex value chain)가 창출된다. 나 혼자 뻔한 선형적 콘텐츠들로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비선형의 소비자 기호를 맞출 수 없고 그들이 초연결 된 플랫폼만이 언제나 승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Van Alstyne 외, 2016). 이 주장이 지금 혁명적으로 산업,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고 있고 이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쓰러질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만들어질 코리아인사이트는 콘텐츠 생산자가 무척 많고 또 그들이 소비자가 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플랫폼 레볼루션’은 고객 로열티에서 시작

양면 네트워크 이론의 공동 개발자인 제프리 파커(Geoffrey G. Parker)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외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라며 이를 위해 플랫폼은 구성원 간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개방적인 참여 인프라를 제공하며 관리 조건을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플랫폼의 대명사인 페이스북은 가입자 간의 상호작용을 하도록 개방하고 그런 인프라만 제공하고 보이지 않는 관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크게 깨닫고 혁명적으로 생각을 바꾼 것이 내가 소유자(owner), 제공업자(providers), 생산자(producers)의 역할을 모두 다하고 가입자(회원)는 그저 소비자(consumers)에 지나지 않는다는 단면적 구조다. 내가 만들고 공급하니 게이트키퍼가 되어 모두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생각을 파커 교수의 의견처럼 이 역할을 소비자들의 상호 의견과 피드백으로 변화시키면 콘텐츠나 서비스의 신속성, 효율성이 훨씬 배증(증가 정도가 아니다)하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개별적, 차별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된다.

아래 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별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황이다. 초기에는 IT기술과 관련된 운영시스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 서비스, 미디어 등이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교육·운수·여행·에너지 등 거의 전 산업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도표를 보면서 다행인 것은 필자가 하려는 문화 분야 전문 플랫폼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물론 어디에선가 분명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처럼 특별한 분야에서 플랫폼을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늦지 않았으니 지금 구상하는 또는 하고 있는 사업을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빨리 바꿀 것을 권한다. 

필자는 앞에서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가 초연결성이라고 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도 다르지 않다. 양면성(two sided) 또는 다면성(multi sided)이라고 불리는 ‘그룹 간 네트워크 효과’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 양면이나 다면 네트워크는 사람들의 휴면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형성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즉 양질의 콘텐츠나 서비스 등으로 꾸준하게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서만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 단기간에 일방적(one sided)인 목적 추구만으로는 절대 플랫폼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도 주위에서는 휴먼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전에 비즈니스를 성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어 안타깝다.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는 까닭

예컨대 우리나라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 플랫폼인 카카오톡은 처음에 가입자간(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의 장(場)만 제공해 줄 뿐이었다. 어떤 목적성이나 비즈니스의 야심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묵묵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만 제공해 왔다.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 한국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될 때까지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것이다.

그 결과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는 물론이고 수십 년의 아성을 위협하는 통장 개설자수의 급속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카카오톡은 그동안 묵묵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의 로열티만을 만든 것이 오늘날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이라는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기존 산업의 틀을 바꾸고 가치가 높은 효율적 비즈니스임에 틀림이 없지만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이나 플랫폼이라 해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존재한다. 따라서 소비자(고객)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네트워크는 고객의 숫자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이런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소유자, 공급자가 양질의 인프라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소통해야만 한다.

명심해야 할 점은 과거 시대, 공급자 주도의 일련 된 선형의 과정이 나타나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서와 같은 사고로는 고객에게 물건만 팔 뿐이지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오직 생산자인 나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 가치는 소비자들끼리 자유롭게 연결되고 그 연결이 공급자(소유자)까지 이어질 때 초연결, 네트워크 효과를 볼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하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그 가치를 얻는 소비자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일반 비즈니스에서와 같이 생산에서 유통, 소비를 누군가 한 방향으로 통제하기 어렵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무작위로 연결되고 뒤바뀌기도 하는, 예측 불가능한 비선형 연결되는 구조를 지니기에 가치 창출이 기존의 비즈니스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휴먼 네트워크 효과 만들어야

앞에 말했듯 차 없는 플랫폼, 룸 없는 플랫폼에 이어 전자상거래 대표 플랫폼 비즈니스인 아마존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판매자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구매자를 아마존 플랫폼으로 연결만 하니 물품 생산과 보유에 드는 제반 비용들이 없어져 얼마나 많은 이익이 창출되는 지 상상이 된다.

공장이 없어도, 창고가 없어도, 배달 차량이 없어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과거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이 무서운 것이 바로 이러한 수익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추진은 금물이다. 우버나 에어비엔비 그리고 아마존의 소비자들이 왜 그곳으로 가는지? 다른 2등 플랫폼에는 왜 안 가는지? 그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고 겉만 따라하면 성공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휴먼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잘 만든 플랫폼도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다.

에어비앤비의 우호적인 리뷰는 고객의 로열티로 만들어져 큰 자산이 된다(최근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기는 하지만). 여행객의 로열티를 만들고 좋은 리뷰 네트워크가 만들어질수록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의 2등 업체는 따라올 수 없는 우위에 있다.

결론적으로 플랫폼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나 기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은 초연결, 초지성(집단지능)이라는 사실이며 그 속에는 고객의 로열티 형성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정석이 들어 있다는 기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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