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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08 16:29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민중미술작가 임옥상‥人本의 비망록 아아 우렁찬 山河여!
민중미술작가 임옥상‥人本의 비망록 아아 우렁찬 山河여!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7.09.04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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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일다’展, 9월17일까지 가나아트센터

 

▲ 여기, 흰 꽃 259×776㎝ 캔버스위에 혼합재료, 2017

 

“팔딱거리며 흔들리는 불꽃이여, 오 오, 입김이여! 하늘의 붉음의 반영이여,
너의 신비를 푸는 자는 알 수 있으리라. 이 세상의 모든 삶과 죽음이 무엇인가를.”
<불의 정신분석/초의 불꽃,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著, 민희식 譯, 삼성출판사>

 

등 굽은 산(山)은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바람과 비감한 노래를 부르는 자(者)의 뜨거운 가슴을 어루만진다. 하여 산은, 물결이다. 능선은 길을 틔우고 햇살 좋은 날, 깊게 패인 얼굴의 주름과 손바닥 굳은살처럼 두꺼운 등짝을 드러내며 그렇게 고담(枯淡)하게 제 자리에서 흔들림이 없다. 인수·백운·만경봉이 솟으니 삼각산이다.

어찌 맨 얼굴로도 저러하게 꽃이 될 수 있을까. 서울의 중악(中岳)은 이른 봄비와 만추의 노을과 한 겨울 밤 소복하게 쌓이는 눈꽃송이의 풍경만으로도 우아미를 드러내며 품격을 차별화 한다.

시대의 철저한 아웃사이더 이성계가 이룬 역성혁명(易姓革命)의 숨 가쁜 결단과 애민의 혁명가 삼봉 정도전이 웅대한 제국건설의 대망을 뜨거운 심장에 품었던 북악, 인왕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로 한양이다.

바야흐로 광화문에 왕도(王都)의 아우라가 웅장하게 솟아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파란들이 한 겨울 뾰족한 바람처럼 풍운이라는 이름을 걸고 왔다가 사라져 갔을까. 삼봉이 부르짖었던 개혁의 카랑한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리는 듯하다.

세종 때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의 이름으로 바꾼 경복궁광화문(景福宮光化門).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6.25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숱한 굴곡으로 점철된 역사의 수레바퀴 속 비망록을 간직한 채 굳건하게 서 있다. 그리고 600년이 넘어 그 광장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역사의 도도한 흐름 위에 민의의 촛불이 번져 일어난 것을 어찌 우연의 일치로 해석되어 질 것인가.

 

한 송이 꽃 잉태하는 불빛

오직 산과 꽃만 있는 세상이다. 아니 사람도 자연도 본디 꽃이었거늘, 광화문 대로에 서서 입술을 깨물며 돈과 권력에 환멸을 느끼며 돌아선 그 사람도 하얀 꽃이었으리.

불꽃이 흔들린다. 촛농의 타오름이 만추 메마른 고엽의 수고로운 일생을 사른다.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듯 타오르는 황홀한 불빛 여운은 생의 허무를 위무하며 마침내 한 송이 꽃을 잉태하는 것이다.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그렇게 큰 기쁨인 것을 오오 누가 화무십일홍, 권력무상을 닮았다 하는가. 삼봉이 자신 앞에 버티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심경을 담은 시를 남겼으니. “操存省察兩加功(조존성찰양가공) 不負聖賢黃卷中(불부성현황권중) 三十年來勤苦業(삼십년래근고업) 松亭一醉竟成空(송정일취경성공). 양심 보존과 내면 성찰에 온 힘 다해 성현이 책 속에 담긴 뜻을 저버리지 않고 삽 십년 동안 부지런히 학문을 했건만 송정(松亭)에서 한 번 취해 허사가 되었도다.”<삼봉집, 정도전-시 자조(自嘲), 심경호 옮김, 한국고전번역원 刊>

▲ 여기, 무릉도원 84×336㎝, 2017

담홍빛 복사꽃 만발한 꿈

유수 같은 세월이 또 흐른다. 그리고 어느 봄,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지나 담홍빛 복사꽃 만발한 숲길을 지났을까. 안평대군과 그의 꿈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그 불우의 왕자가 남긴 은둔의 심경이다.

“은거생활 참 맛은 깊어가는 가을에 있어, 눈에 가득 찬 가을 풍경 내 마음에 마땅해라…벼랑에 걸린 화폭은 길이길이 살아 있는 그림 흐르는 물소리 가락 없으니 태고의 거문고 소리”<사라진 몽유도원도를 찾아서, 김경임 지음, 산처럼 刊>

 

▲ 권동철 전문위원/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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