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한 봉지에 20잎도 안 되는데 2500원?
상추 한 봉지에 20잎도 안 되는데 2500원?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8.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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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생산자물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잎채소 값 가파르게 올라

서울 영등포에 사는 직장인 남성 김아무개(55) 씨는 지난 20일 오후 동네 마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하려는데 상추 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비닐로 포장된 상추 한봉지가 2500원. 그 전에는 800~900원 하던 것이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상추 두 봉지를 샀다. 집에 돌아와 봉지를 뜯어보니 상추잎이 채 20개가 되지 않았다. 한 잎 당 100원이 넘는 셈이다. 

김씨는 요즘 상추가 금추가 됐다는 말을 실감했다. 상추에 삼겹살을 싸 먹는 게 아니라 삼겹살에 상추를 싸먹는다는 우스개가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채소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여름철 내내 폭염, 장마 등의 영향으로 상추,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줄줄이 폭등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5개월 만에 상승하며 잎채소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추는 '금추'가 됐다.

▲ 7월 생산자물가가 5개월만에 반등했다.<한국은행>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01.84(2010년 100기준)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1%,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라 2016년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등이 대량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하해 거래할 때 형성된 가격변동을 조사해 지수로 나타낸 지표다. 상당수 품목의 첫 공급가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가 된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농산물이 8.4%나 폭등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배추는 전년 동월에 비해 27.7% 나 올랐다. 특히 상추 257%, 오이 167.6%, 시금치 188% 등 채소 가격의 상승률이 가팔랐다. 

상추는 비가 많이 오면 녹아내리기 때문이 수확이 확 줄어든다. 대부분의 잎채소류는 여름철에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어서다. 올해는 특히 짧은 기간 동안 폭우와 폭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잎채소 작황이 나빠졌고 감자 등 뿌리채소도 씨알이 작아졌다.

7월 달걀 물가는 전년 대비 78% 올랐다. 달걀 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10.8% 떨어지는 등 AI 여파가 잦아들었지만 이달 들어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달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닭의 밀집 사육 문제가 제기되면서 동물 복지 계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동물복지는 사육부터 도축까지 동물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산란계 농장에서 바닥 면적 1m2당 9마리 이하를 사육하고 별도의 횃대를 설치해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한다. 동물복지 계란 가격이 일반 계란의 2~3배 수준으로 비싸지만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 물가에 기조적 변화는 없다. 보통 8월 초에는 오름세를 보인다”며 “공급 측면에선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수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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