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에 "맞짱 한번 뜨자" 협박

'화염과 분노' 발언에 '화성-12호'로 괌 미군기지 포격 위협 윤지훈 기자l승인2017.08.09l수정2017.08.0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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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7일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 발사를 친필로 명령하고 있는 김정은과 8월 8일(현지시각)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뉴시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짱을 뜨겠다며 도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여름휴가 중인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정은은) 정상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었다”다고도 했다.

"괌 포위사격, 김정은 결단만 남았다"

이에 대해 북한군 전략군은 9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2호’로 미국의 태평양 군사기지가 있는 괌을 향해 포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략군은 성명에서 “앤더슨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협박했다. 전략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부대다.

북한군은 괌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전략폭격기들이 한반도 상공에 출동하는 것을 두고 “우리로 하여금 미국의 대조선 침략의 전초기지, 발진기지인 괌도를 예의주시하게 하며 제압·견제를 위한 의미 있는 실제적 행동을 반드시 취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작성되어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게 되며 우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군 대변인은 “김정은 동지께서 미국 놈들이 우리나라 주변 수역과 태평양이 조용할 날 없이 갈개며(나대며) 예민한 지역에서 부적절한 군사적 망동을 일삼고 있는데, 미제의 침략 장비들을 제압·견제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행동 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전략군 성명은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른 것이란 얘기다.

북한의 날선 ‘말 폭탄’은 미국의 ‘예방전쟁’ 발언에 대한 대응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새롭게 고안해내고 감행하려는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시도)는 우리 식의 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짓부숴버릴 것”이라며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 1, 3 야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한국) 전 종심에 대한 동시 타격과 함께 태평양 작전지구의 미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맥 매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은 미국의 김 위원장 제거 참수작전과 체제전복을 위한 비밀작전 등과 관련해 “우리 인민군 장병과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대원들이 미제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결전의 시각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일련의 발언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것보다 수위가 높다.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구체적인 군사 작전까지 언급한 것이다.

김정은, 핵 개발에 고무돼 과대망상 증세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것은 북핵 능력 고도화에 따른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주장한 것처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마당에 무서울 게 없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과대망상 증세를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요즘 김정은을 보면 과대망상증에 걸려 무슨 짓이든 할 것처럼 보인다”며 “이는 김정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충성분자들의 충성 경쟁에서 기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부 충성분자들이 “핵을 보유한 이상 미국이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아부를 떨면서 김정은이 갈수록 기고만장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8·9월 위기설과 맞물려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독단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일을 저지를지 예측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냉정한 판단보다는 감정을 앞세워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더운 날씨에 김정은과 트럼프가 한반도를 더욱 뜨겁게 달궈놓고 있다.

윤지훈 기자  yjh@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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