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공자에게 배우는 용인술'

"일반 콩, 슈퍼 콩으로 만드는 게 리더"...공자의 인재 활용 '三心 법칙' 조혜승 기자l승인2017.08.02l수정2017.08.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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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있는 공자 조각상.<픽사베이>

유방과 항우가 천하쟁패를 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람을 쓸 줄 아는 자가 결국 천하를 얻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평생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논어>를 꼽았다. 그는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 기술보다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라고 술회한 바 있다.

공자 역시 사람을 잘못 보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당시 그보다 뛰어난 군자는 많았음에도, 춘추전국의 난세를 주유하며 리더의 도를 설파, 3000명의 제자를 시대의 동량으로 키워낸 인재경영 대가가 된 공자. 그의 용인술을 통해 사람중심 경영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갈증을 느낀 리더라면, 어떻게 사람을 뽑고 키우는지 내공을 기를 수 있겠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이 지난 7월 22일 연세대에서 경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용인술을 강연했다.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나는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용인술이 필요한가?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용인술은 기업 CEO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부딪힌다. 20대 젊은이는 어떤 친구를 만날지, 연배 있으신 분들은 사위·며느리 보는 일 등 일상에서 사람을 보는 눈이기에, 넓은 의미에서 용인술이 필요하다.

‘천하의 난봉꾼’으로 불린 위나라 위영공을 아는가. 위영공은 극단적 성격에 색에 빠져 정사를 게을리 했다. 그의 부인은 공자와 스캔들을 일으키는 등 위나라는 겉보기에 망해야 순리인데 부강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계강자가 공자에게 ‘왜 위나라는 망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더니 공자가 하는 말이 위영공이 각 분야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그렇다고 했다. 위영공이 사람을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공자가 위영공을 인정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고 한다. 어떤 순간에 귀인을 만나 스파크가 튀기면서 실력 이상의 행운과 능력발휘를 할 수 있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 때문에 망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마피아 조직에서 처음 교육시키는 것이 ‘헹가레를 결코 믿지 마라’다. 밑에서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란 말이다. 사람을 안 만날 수도 없고 나쁜 사람만 피할 수도 없다.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법, 나쁜 인연을 어떻게 걸러낼 것인지 동시에 필요하다. 용인술은 개인 생활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다.

공자의 인재경영 3심 법칙

공자의 용인술을 삼심(三心)으로 제시하겠다. 첫째 심은 어떻게 사람을 알아볼 것인가를 판단할 때 변덕스러운 기분에 좌우되기보다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중심(中心)이다. 

인재난을 왜 겪을까. 리더가 인재난을 겪는 것은 보는 눈이 없어서다. 공자는 보는 눈이 없는 것이 모든 것을 갖춘 인재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군주의 모든 결점을 커버해주는 완벽한 인재를 찾으려는 과욕이 인재 뽑기를 어렵게 한다는 말이다. 

군자가 사람을 쓸 때는 각각의 능력에 맞게 쓰기 때문에 누구라도 군자를 섬길 수 있다. 반면 소인은 사람을 쓸 때 자신의 무능함까지 감싸줄 수 있는 완벽함을 요구한다.

흔히 재벌 드라마에서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 후계자 깜냥이 안 되자 기업을 막내딸에게 물려주며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이다. 회장이 하는 말이 그 녀석(큰 아들)은 상대가 칼을 품고 오는지, 꿀을 품었는지 알 수 없어서 딸에게 줬다고 말하는데 적군과 아군을 판별하는 것은 리더십의 첫 단추다. 입에 꿀을 발랐지만 뱃속에 칼을 품고 있는지, 입으로 날카로운 말을 내뱉지만 충심을 간직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어야 진정한 리더다.

인재 등용에서 중요한 것은 옥석을 가리는 것이다. ‘지인(知人)’을 못하면 돌을 옥으로 대우하고 옥을 돌로 취급하게 된다. 공자가 말하는 지인의 핵심은 인재(人材)는 중용하고 인재(人災)는 배척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 외에 기준의 중심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논어>에서 용인술 관련 핵심 문장을 한 줄만 고르라고 하면 이 말로 압축하겠다. ‘올바른 사람을 등용하면 백성들이 모두 복종한다’는 문장이다. 인사 하나만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첩인사’ 한다고 비판받았다. 그런데 수첩인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수첩에 들어있는 사람 중에서 제대로만 뽑았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중시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한테 충성하는 사람을 뽑을 것이 아니라 똑바른 기준을 가지고 (인사를) 했더라면 믿을 만하다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다. 기준이 왔다 갔다 했고 자신의 기분대로 해서 문제였다. 객관적 기준을 늘 가지는 것이 쉽지 않다. 공자도 인재를 알아볼 때 실수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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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의 장수 선발 8가지 기준
1 지식: 질문으로 상세한 지식을 살핀다
2 임기응변: 말로써 궁지에 몰아넣는다
3 성실함: 주변 평판을 살핀다 
4 청렴: 재물을 다루게 해 청렴함을 살핀다
5 용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해 용기를 살핀다
6 여색: 여색으로 정조를 살핀다
7 덕성: 명백하고 단순한 질문으로 덕성을 살핀다
8 태도: 술에 취하게 해 태도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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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심은 조심(操心)이다. 인재를 걸러내는 법이다. 진품 인재와 사이비 인재를 구분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홍콩 갔다 오신 분들은 알지만 정교한 짝퉁은 걸러내기 힘들다. 인재를 제대로 알아보려면 ‘의필고아(意必固我)’라는 ‘사무(四毋)’의 편견을 없애야 한다. 의는 멋대로 해석하는 자의성, 필은 미리 정한 독단성, 고는 내가 맞다고 하는 완고성, 아는 아집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짝퉁인 사람을 모두 잘라야 하나? <논어>에도 나온다. 리더의 그릇은 그릇 나름이다. 중국 역사상 능력이 출중한데 인품이 나쁘면 고민이 된다. 공자는 능력이 출중하고 인품이 나쁘면 ‘늑대’라며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인품이 나쁘지만 실력이 출중하다면 어떻게 조절해서 군주가 쓰느냐에 따라 조조의 경우처럼 성공할 수 있다. (인품과 능력을) 조절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셋째 심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관심(觀心)이다.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으니 공부할 필요 없다. 교육의 역할은 있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들 수 있다. 성격을 바꾸진 못하지만 실력 향상은 가능하다는 말이다. 공자가 신분고하를 막론, 출신을 따지지 않고 3000명의 제자를 받아들였고 양성한 것은 (교육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공자의 제자 중 조폭 출신 자로가 있다. 자로가 어느 날 ‘제가 힘이 세고 뭐든 찌를 수 있는데 공부할 필요가 있나요?’라고 공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자로야, 지금 대나무같이 뾰족하지만 금속에 창을 달면 일곱 겹을 찌를 것을 열 겹을 찌를 수 있다’고 했다.

제대로 교육해도 콩을 팥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일반 콩을 슈퍼 콩으로는 만들 수 있다. 슈퍼 콩으로 만드는 것이 교육이며 그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공자가 인재육성에 성공한 비결은 상당 부분 눈높이 소통에 기인했다. 공자는 강제가 아닌 설득과 토론의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4가지를 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편견과 선입관, 독단, 완고성, 아집이다. 공자가 위대한 리더로 자리매김된 것은 제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들어주고 수평적으로 대해준 데 있다. 공자는 유연성, 포용성, 개방성의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것보다 확실한 것은 배고파서 고기를 잡으러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학습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공자는 그 비결을 일찍 깨우친 리더였다. 

공자는 <논어>에서 분발하지 않으면 계발해주지 않으며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하지 않으면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했다. 한 모퉁이를 가르쳐 주었는데 나머지 세 모퉁이를 알지 못해도 거듭해서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했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했고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는 말이다.

적재적소란 재능 뿐 아니라 수준과 인품에 맞춰 인사하는 것이다. 깜냥이 안 되는데 넘치는 자리를 맡게 되면 자리가 사람을 해칠 수 있다. 내용보다 그릇이 커도, 그릇보다 내용이 커도 부작용이 발생한다.

삼심으로 적재적소에 인사를 하는 용인술을 펼치는 것이 공자가 2500년을 넘어 시대의 영원한 스승으로 기억되는 인재경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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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
CEO리더십 연구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세계경영연구원 CEO과정 주임교수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용인술 사람을 쓰는 법> <성공하는 CEO의 습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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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승 기자  chohs1021@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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