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뚜기 라면'을 좋아해?

재계 총수들과 만찬 이례적 초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 조혜승 기자l승인2017.08.01l수정2017.08.01 18:4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7일과 28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기업 총수들과 만찬을 갖는다. 이번 만찬에는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14개 그룹 오너를 비롯해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다. 그런데 이번 만찬에 재계 순위 100위 밖에 있는 오뚜기가 초청받아 눈길을 끌었다. 중견기업인 오뚜기는 비정규직 비율이 낮고, 선대 회장 때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그래서 오뚜기를 ‘갓뚜기’(god+뚜기)로 부르기도 한다.

법을 잘 지키고 선행을 많이 하는 기업은 굳이 홍보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본다. 이런 점에서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뚜기는 ‘행복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오기까지 오뚜기는 알게 모르게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펼쳐왔다. 특히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를 받으면서 SNS를 통해 함영준 회장과 오뚜기라는 회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오뚜기에 관한 미담이 줄을 이으면서 10년 전 얘기까지 회자되고 있다. 바로 2000년 대 석봉토스트에 소스를 협찬했던 ‘사건’이다.

석봉토스트를 운영하는 김석봉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서울 무교동에서 토스트를 팔면서 하루에 100개의 토스트를 노숙자에게 나눠주면서 유명해졌다. 이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널리 알려지자, 오뚜기 측은 김 사장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오뚜기가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테니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석봉토스트는 오뚜기로부터 소스를 무상으로 공급받았다.

상속세 1700억원 ‘법대로’ 납부

이는 <석봉토스트 연봉 1억 신화>란 책에 소개된 내용이다. 책에서 김 사장은 “오뚜기처럼 나눔과 양심의 자본주의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약육강식이 아닌 나눔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기업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 고(故)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는 심장병 어린들이에게 새 생명을 주는 등 나눔을 적극 실천했다.<뉴시스>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현재 오뚜기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장남인 함영준 회장이다. 함 회장은 함 명예회장이 2016년 9월 별세하자 당시 주가로 3500억 원 가량인 오뚜기 주식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인 조흥 주식(1만8000주, 3.01%)을 물려받았다.

함영준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1700억 원대에 달했다. 상속세법상 30억 원 이상의 주식 상속세는 50%다. 주식은 소유주가 사망하면 바로 직계 가족에게 상속되는데 상속자는 6개월 이내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재벌이라고 해도 2000억 원에 가까운 상속세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함영준 회장은 상속세를 5년간 분할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여타 기업처럼 세금을 덜 내기 위해 편법 증여를 할 수도 있었지만 정도를 걸은 것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함영준 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영수업을 받다 200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회장에 오르며 지금까지 오뚜기를 이끌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은 선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함 회장 또한 선친의 뜻을 받들어 오뚜기를 선행 기업으로 이끌었다. 2012년부터 장애인 직원이 근무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에 선물세트 조립과 가공 등을 위탁하며 이들의 생계를 돕는 등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함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 못지않게 경영 성과도 뛰어나다. 2010년 함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때만 해도 회사 사정이 편치만은 않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함 회장은 기존 카레나 마요네즈 등 소스 사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냉동식품 시장에 발을 내딛고 차·홍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했다.

특히 함 회장이 눈여겨본 것은 애물단지였던 라면 사업이다. 오뚜기는 1988년부터 라면 사업을 시작했지만 농심의 아성에 밀려 시장점유율 10%를 넘지 못했다. 함 회장은 라면 사업을 키워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2년부터 젊은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진행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던 야구선수 류현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 결과, 라면 시장에 발을 들인 지 25년 만인 2013년 오뚜기는 삼양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오뚜기 라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3.2%. 올해 1분기는 25.2%로 농심에 이어 2위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농심이 지난해 말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지만 오뚜기는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라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진짬뽕’ 등 히트상품을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는데 가성비가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영준 회장 경영 후 기업가치 급등

2010년 오뚜기의 연매출은 1조3000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매년 5~10%씩 꾸준히 성장하면서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벽을 넘어섰다.

함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기업가치가 급등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오뚜기 주가는 올 초 대비 30% 가까이 올랐다. 음식료 업종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다. 사회공헌활동 뿐 아니라 경영 능력도 십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오뚜기는 토종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국적 기업에 맞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CPC인터내셔널(베스트푸드 마요네즈 생산)과 세계 최대 케첩 회사인 미국의 하인즈사가 1980년 국내에 진출, 10년 넘게 오뚜기와 전쟁을 치렀지만 모두 고배를 마시고 발길을 돌렸다. 당시 함태호 회장은 “우리 시장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싸웠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대한민국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에 의한 2배 식초, 3배 식초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오뚜기는 뛰어난 발효 기술력을 인증 받았고 사과식초, 포도식초, 현미식초 등 식초의 다양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연구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에도 정성을 쏟았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ISO 인증 취득이나 HACCP 인증 획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ISO와 HACCP 체제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

맛과 품질만큼은 철저히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생전에 그는 매주 금요시식에 직접 참가해 평가를 하고, 담당자와 토론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는 오뚜기가 국내 식품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1등 제품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루트세일(Route Sale)과 같은 새로운 영업방식과 마케팅을 도입하는 데도 망설이지 않았다. 루트세일은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 제품에 대한 소개와 진열을 통해 점주들과 유대를 강화하는 영업방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고,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제공했다. 혁신적 마케팅 기법인 시식판매 및 판매여사원 제도 역시 함태호 명예회장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그는 움직이는 차량광고, 제품박스를 통한 광고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2010년 장남인 함영준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함 명예회장은 국민 식생활 개선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함 명예회장은 지난해 9월 12일 별세했다.

심장병 어린이 4242명에게 ‘새 생명’

▲ 함영준 회장이 심장병 완치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함 명예회장은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실천했다. 장학사업과 학술연구 지원사업을 위해 1996년에 오뚜기재단을 설립, 2016년까지 687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식품산업의 실질적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오뚜기학술상도 매년 시상하고 있다.

기부도 화끈했다. 1992년 7월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후원하였으며, 11개 관계사도 동참해 매월 23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7월 기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주었다.

함 명예회장은 2015년 11월 당시 주가 933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 13만 5000주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특히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착한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주식이 3년 만에 6배가량 올랐다. 여러 기부와 선행이 알려지면서 오뚜기는 ‘갓뚜기’란 별명을 갖게 됐다.

2017년 3월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브랜드에 기업 규모로는 중견기업에 불과한 오뚜기가 선정되기도 했다.

각박하고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기업 오뚜기는 우리 국민의 마음의 온도를 올려주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오뚜기처럼 진정성 있는 나눔을 펼칠 때 이윤은 물론, 고객의 믿음까지 얻게 될 것이다.

----------------------------------------------------------------------------------------------------

오뚜기는 어떤 회사인가

1969년 5월 고(故) 함태호 회장이 설립한 풍림상사가 뿌리다. 1971년 6월 풍림식품공업(주)으로 법인 전환했다. 1972년 6월 안양공장을 준공했다. 1973년 6월 오뚜기식품공업(주), 1980년 6월 오뚜기식품(주)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었다. 1981년 4월 ‘3분 요리’란 브랜드로 레토르트 제품(건조식품류) ‘3분 카레’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판매 첫해에만 400만 개 넘게 팔렸다.

1987년 국내 최초로 마요네즈에 대해 KS 마크를 얻었다. 1972년 6월 출시된 ‘오뚜기 마요네즈’는 현재까지 국내시장 점유율 90%에 이를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1994년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고, 1996년 5월 (주)오뚜기로 상호를 바꾸었다. 그해 10월에 재단법인 오뚜기재단을 세웠다.

2001년 8월 음성 대풍공장을 준공하고, 이듬해인 2002년 2월 중앙연구소가 KOLAS(국제공인시험기관) 인증을 받았다. 2004년 11월 '씻어나온 맛있는 오뚜기쌀', '맛있는 오뚜기밥' 공장을 준공했다. 이 해에 건강에 좋은 강황을 바몬드카레 약간매운맛 함량 대비 50% 이상 증량한 '백세카레'를 출시했다. 2005년 5월 북미법인 ‘오뚜기 아메리카’를 세웠다. 이듬해인 2006년 3월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8년 2월 ‘맛있는 오뚜기밥’이 우주식품으로 최종 인증을 통과하고, 3월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쌀, 현미 품종 검정기관에 지정됐다. 2012년 12월 오뚜기 참기름, 꿀유자차가 지식경제부 주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2014년 4월 기준 오뚜기 카레는 국내 카레 시장에서 76.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AC닐슨 발표). 2014년 기준 ‘오뚜기 마요네즈’ 판매량은 110만 톤, 수량으로는 38억 개(300g 튜브형 제품 기준)에 달한다. 판매된 마요네즈(한 개의 길이 18cm 기준)를 일렬로 이으면 지구 15바퀴를 거뜬히 돌고, 우리나라 국민(5000만 명)이 1인당 70개를 소비할 양이다.

오뚜기는 국내에 총 3개의 생산공장(안양, 대풍, 삼남)과 해외에 별도현지법인으로 설립된 4개의 생산공장(중국2, 뉴질랜드, 베트남)을 두고 있다. 2014년 9월 말 기준으로 오뚜기냉동식품(주), 오뚜기삼화식품(주), 오텍스, 오뚜기 뉴질랜드, 오뚜기 아메리카, 오뚜기 베트남, 강소부도옹식품유한공사, 강소태동식품유한공사, 오뚜기북경 등 9개의 자회사와 오뚜기라면(주), 오뚜기제유(주), 오뚜기물류서비스(주), 오뚜기SF(주) 등 10개의 관계회사를 두고 있다.

조혜승 기자  chohs1021@insightkorea.co.kr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혜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뉴스 클릭
여백
회사소개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안내구독신청찾아오시는 길불편신고독자 1:1 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엑설런스코리아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34, 405호(여의도동,오륜빌딩)   |  대표전화: 02)2038-898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4453   |  등록일: 2017년4월7일   |  최초발행일: 1997년10월1일
발행인/편집인 : 윤길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길주   |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심의 준수서약사
Copyright © 1997 인사이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