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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7:0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본 저커버그의 지연전략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본 저커버그의 지연전략
  • 박상기 전문위원 겸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
  • 승인 2017.07.04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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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전략에 말려 차일피일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덧 다른 업체로 변경하기도 어렵고, 이제까지 투입된 비용과 공들인 시간과 노력을 포기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를 통해 본 마크 저커버그의 시장 선점을 위한 협상전략을 소개한다. 

[The Social Network : 감독-데이비드 핀처, 주연-제시 아이젠버그(마크 저커버그 역), 앤드루 가필드(왈도 세브린 역), 저스틴 팀버레이크(숀 파커 역), 아미 해머(캐머런·타일러 윈클보스 형제 역)]

재산 6조원. 미국 갑부 서열 5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이 영화는 페이스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다소 비판적 시각에서 보여준다. 짧게 말해 그리 깔끔하게 시작되지 않은 SNS의 황제 페이스북. 

미국 하버드대 2학년인 마크 저커버그는 컴퓨터 천재다. 하지만 괴팍한 성격에 매력이라곤 하나 없는 탓에 변변한 친구 한 명 못 사귀는 ‘왕따’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대학생활을 인터넷에 그대로 옮겨 놓은 ‘페이스북’을 개발한다. 

친구들의 사진, 프로필, 관심사, 교우관계 등을 모아 놓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페이스북’은 급속히 확산돼 간다. 당초에 ‘왕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단순한 동기에서 탄생한 ‘페이스북’은 전 세계 200여 개국 5억 명이 넘는 사용자에 추정 자산가치 6조 원을 상회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거인으로 변신했다. 그 덕분에 창업자인 저커버그는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면서 각종 소송에 휘말린다. 

협상의 3대 요소는 파워·정보·시간

단돈 1200달러를 투입해 시작한 페이스북이 순식간에 수십억 달러짜리 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리자, 최초 동업자이자 유일한 절친인 왈도 세브린(앤드루 가필드 분), 그리고 ‘하버드 커넥션’의 아이디어를 불법 도용했다는 이유로 윈클보스 형제가 잇달아 소송을 제기한다.

우선 윈클보스 형제 측은 저커버그가 ‘하버드 커넥션’의 개발자로 참여하기로 구두 계약을 해 놓고선 바빠서 일할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개발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윈클보스 측은 소송의 증거 자료로 저커버그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제시한다. “다음주 수요일엔 안 되겠어” “토요일은 안 돼. 부모님 만나러 가야 하거든” 저커버그는 윈클보스 형제와 첫 미팅 후 39일이 지나도록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당초에 약속한 하버드 커넥션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윈클보스 형제와 한 팀인 디브야의 한 마디는 저커버그가 구사한 전략을 압축적으로 설명해 준다. “거짓말만 늘어놓고 시간을 벌었잖아.”

협상의 3대 요소로 흔히 파워, 정보 그리고 시간이라고 한다. 상대의 시간을 말려 버리는 시간 압박전술이 일반적인 협상에서의 시간에 대한 협상기법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협상기법 메뉴들이 존재한다.

1996년 12월 17일 아키히토 일본 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던 리마의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에 극좌파인 투팍아마루 해방운동(MRTA) 소속 게릴라 14명이 난입했다. 그들은 아오키 모리히사 일본대사를 비롯해 프란시스코 투델라 페루 외무장관, 이원영 한국대사 등 700여 명을 인질로 잡고 당시 종신형을 받아 수감 중인 MRTA 지도자 롤란드 폴라이와 투옥된 반군 400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인질극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MRTA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페루의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장관을 정부 대표로 보내 인질 석방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는 양동 전략을 구사했다.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반군의 기대는 4개월 여에 걸친 땅굴작업을 통해 대사관 영내 진입로를 확보한 특수부대 150명의 전격 투입작전으로 인질범 전원이 사살되면서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후지모리의 시간 벌기 작전에 말려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우린 이 단순한 지연 전략에 말려드는 경우가 흔하다.

“다 됐습니다. 지금 가져갑니다” 

주문한 음식 배달이 늦어져 전화하면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 “방금 출발 했습니다” 아닌가. 직장에선 상사의 업무 독촉에 “다 됐습니다. 지금 가져갑니다” 등 거의 매일 우린 이런 말을 듣거나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연 전략이란 과연 어떤 궁극적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일까. 답은 상대의 지연 전략에 말려들수록 당신의 협상력은 급격하게 약화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지연 전략의 본질적인 목표는 상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BATNA, 즉 상대가 가지고 있는 갖가지 차선책을 무기력화 시키는 것이다. 협상에 임할 때는 대부분 다른 업체와 거래하겠다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 또는 계약을 취소·파기하겠다 등의 여러 대안을 준비한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는 상대의 지연 전략에 말려 차일피일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덧 다른 업체로 변경하기도 어렵고, 이제까지 투입된 비용과 공들인 시간과 노력을 포기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엔 실행 가능했던 여러 대안(BATNA)들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 즉 꼼짝없이 상대에게 매인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에게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것을 간파한 상대는 적반하장 격으로 자기들의 잇속을 채우는 이런저런 추가 요구사항을 들이대며 압박해 온다.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처럼 아무리 허우적거려도 꼼짝없이 상대의 부당한 요구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외통수에 말려드는 것이다.

윈클보스 형제가 제기한 지적재산권 도용 소송은 결국 6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비밀유지 서약에 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수십억 달러의 ‘페이스북’ 가치에 비하면 6500만 달러는 영화 속 대사처럼 ‘속도위반’ 딱지에 불과하다.

저커버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페이스북의 창업자금을 댄 왈도 세브린 역시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적정한 피해보상과 아울러, 자신을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로 복원시켜 달라는 것이다. 결국 공동 창업자로 복원되고, 보상도 받았으나 얼마나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절친 사이에도 거리낌 없이 법정 소송을 하는 미국 대학생들을 보면서, 미국의 기업들이 얼마나 소송을 비즈니스 협상에서 애용하는지 알 수 있었던 영화였다. 지금도 진행 중인 애플의 삼성전자 제소에서도 볼 수 있듯,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협상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소송비용으로, 피해배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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