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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마에자와 유사쿠의 예술 경영 철학
마에자와 유사쿠의 예술 경영 철학
  • 강일모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승인 2017.07.04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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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는 파리 루브르 미술관을 가야 한다. 그렇다면 미국 화가 작품 중에서 가장 비싼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미국 최대 최고 미술관인 뉴욕 MOMA에 가야 할까? 그렇지 않다.

MOMA 큐레이터는 최근 한 신문에 안타깝게도 그동안 MOMA는 미국 최고 화가와 그 그림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현재까지 미국 최고가의 그림을 그린 화가로 앤디 워홀도 잭슨 폴락도 아닌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가 등극했다. 2017년 5월 17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장-미셸 바스키아가 1982년에 그린 ‘무제’가 1억1050만 달러(약 1248억 원)에 낙찰된 것이다.

이 그림을 산 주인공은 일본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다. 그는 현재 건립 중인 고향 지바현의 개인 미술관에 이 그림을 걸어 모든 사람이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에자와 유사쿠는 “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기 원하며 또 그것들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컬렉션을 전 세계 미술관에 빌려줄 계획이다. 그는 결코 자신의 컬렉션을 독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 자신만 미술품을 독점하려 한다면 그것은 단지 쓰레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에자와는 미국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컬렉터로 급부상했다. 그는 일본 도쿄의 자기 집 거실에 앉아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장을 랩톱 컴퓨터로 연결해 직접 경매에 참여해 구입을 결정한다.

지난해 바스키아의 또 다른 작품을 구입한데 이어 올해 바스키아를 컬렉션에 추가하려 할 때 그는 경매 최고가 한계를 정하지 않았다. 그가 결정해 놓은 것은 ‘무조건 산다’는 단 하나의 원칙뿐이었다.

물론 마에자와가 바스키아만 사는 것은 아니다. 마에자와는 도쿄의 자기 아파트에 지난해 크리스티에서 960만 달러에 구입한 리차드 프린스의 ‘Runaway Nurse’를 걸어두고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크리스토퍼 울의 작품도 있다.

그가 이것들을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기꺼이 공개하는 이유는 이 작품들을 자신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41살의 마에자와 유사쿠는 고졸 출신의 밴드 드러머였다. 미국에 음악 유학 자금 마련을 위해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6개월 만에 돌아와 온라인에 음반 상점을 차려 성공한 이후 패션몰 조조타운(jojotown)으로 확장해 일본의 거부가 됐다.

혹자들은 그가 인스타그램에 파텍 필립스 시계 컬렉션을 올리거나 봄바르디 개인용 제트기 사진들을 올리는 것에 비판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예술 경영 철학은 분명하다. “나 혼자 행복한 삶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 혼자만으론 세상에서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하루 8시간 노동이 아니라 6시간 노동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3시면 퇴근하는 것이다. 점심시간도 포함됐다는 것을 계산하면 아침에 출근했다 슬슬 점심 먹고, 식후 동료 직원들과 대충 담소를 나누고 나서 회사를 떠나면 될 것 같은 스케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6시간 노동제 이후 마에자와 회사의 경영 실적은 25% 향상되었다고 한다.

결국 마에자와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궁극의 아름다움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가 고교시절 몰입했던 밴드에서 드럼을 칠 때 그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고자 했을 것이다. 그 후 음악 예술의 본류를 찾아 미국으로 음악 공부를 떠났다. 일본으로 돌아와 온라인에서 음악 CD를 팔았다. 역시 아름다움(예술)을 판 것이다.

이 회사는 아름다운 패션을 파는 회사로 확장되었다. 그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보니 수십조원이 넘는 큰 재산을 모으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세상의 또 다른 아름다움(고가 미술품)을 수집하게 되었다.

마에자와가 세상과 예술을 공유하려는 것은 어쩌면 일본 기업인 선배들에게 배운 아름다운 전통일 수도 있다.

일본 전역 곳곳에는 지역 유지, 기업가들이 설립한 사설 미술관에 세계적 수준의 컬렉션이 많다.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이 건립한 나오시마 예술섬도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방준혁 넷마블 회장이 3조 원 이상의 자산가로 급부상 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는 포브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을 누르고 국내 4대 부자로 등극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신세대 젊은 기업인들에게도 아름다운 것을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마에자와 유사쿠와 같은 멋진 예술 경영을 기대해 본다.

※이 글은 <Arts&Culture> 7월호와 인터넷(www.artsnculture.com)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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