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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7:12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윤공순 99플라워 대표의 '꽃 비즈니스'
윤공순 99플라워 대표의 '꽃 비즈니스'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6.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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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평택에서 작은 꽃가게로 시작...지난해 전국 621개 지점서 매출 200억원

지난 5월 23일 기자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99플라워 ‘윤공순사옥’을 찾았다. 하얀색으로 도배된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윤공순(56)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 중 “제가 꽃 업계에서 독보적이죠?”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지만 창업을 해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전국 꽃배달 지점 621개에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올렸다. 자신의 이름을 딴 사옥도 마련했다. 그의 인생 발자취를 들여다 보았다. 

‘99플라워’란 회사 이름이 독특하다. 의미는 무엇이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가.

“99플라워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99% 추구한다’는 뜻이다. 1981년 경기 평택시 한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꽃가게를 직원 없이 혼자 열었다. 길가 들꽃이 예뻐서 꽃을 독학으로 공부했다.

1999년 혼자서 99플라워를 창업했고 첫 달 매출은 3000원이었다. 인터넷쇼핑몰도 같은 해 만들었지만 그 당시 꽃배달서비스 시장이 굉장히 영세했다. 꽃 하나론 도저히 생활이 안 되다 보니 과일을 파는 등 노점상을 같이 했다. (내가) 못 배웠다보니 갖춘 것도 없고 세련되지 않았지만 특별해지고 싶었다. 다른 꽃집 꽃들과 똑같이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나다니다 간판만 봐도 ‘꽃 이름과 어떻게 연결시킬까’ 이 궁리만 했다. 꽃 상품은 상품명이 중요하다.

내가 (꽃을)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없고 아이디어가 없다보니 무엇이든 보고 듣고 느껴야만 했다. 꽃 업계에선 (제가) 독보적이죠(웃음)? 다른 업체가 빨간 색 쓰면 안 쓰고, 남산 자물쇠를 꽃바구니에 접목시켜도 봤고, 장례식장용 꽃에 리본 두 개를 달아 대박을 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생화에 식용 염료를 쓴 파란 장미를 개발해 인기를 얻었다. ‘아이를 낳으면 금줄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금줄을 두른 출산바구니를 착안해 상품을 내놨고 16년이 지난 지금도 반응이 항상 좋다. 장사가 그럭저럭 되면서 경기도 평택에서 벗어나 2006년 서울 양재동에 입성했다. 자본금 4000만원으로 99플라워 법인을 세웠고 현재 알바 분까지 직원이 31명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여성경제인협회에 나가보면 어떤 분은 보여주기 식 사업을, 어떤 분은 검소하고 알차게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류로 나뉜다. (저는) 빚 없이 검소하고 알차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창립 10주년이 된 지난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윤공순 빌딩’ 사옥을 돈 빌리지 않고 지었다.”

 

꽃을 독학했다니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꽃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꽃 사업을 시작할 때 내 손으로 만드는 것이 굉장히 재밌었다. 100원짜리를 500원에, 1만 원짜리 꽃을 5만원에 파니 손재주로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 번을 다시 태어나도 꽃으로 사업을 할 것이다. ‘출산바구니’ 상품도 있듯이 꽃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필요하지 않나. 모든 것이 관심을 가지면 달라지는 것처럼 꽃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겐 그냥 아름다운 꽃이지만 나에겐 소중한 사업 자산이다. 그래서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어려운 형편을 딛고 성공하기까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모든 업종에 경쟁자가 많지만 인터넷 키워드 광고 입찰 가격 중 꽃이 5위일정도로 비싸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심했는데 2000년대 중반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경쟁사들이 해킹 업체를 사서 우리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고 누명까지 씌워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

내가 (꽃배달서비스) 1위 자리에 있다 보니 경쟁업체들이 나쁜 짓을 했는데 (검찰 조사받을 때마다) 더 오기가 생기더라. 아무리 세상이 오염됐다 해도 진실을 이길 순 없다. 하루 2~3시간 자면서 일에 미쳐서 살았다.

무슨 일이든 미치지 않고는 성공 못하는 것 같다. 자식 키우다보면 방학동안 일기를 쓰는데 그걸 보고 ‘내일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미 일어난 반성 일기를 아무리 써봤자 바뀌는 건 없고 아침에 일어나 ‘오늘 뭐 하기로 했지?’하며 행동으로 빨리 옮겼다. 내 성격 자체가 오늘 생각하고 내일 일을 저지른다.

생각한 걸 행동으로 먼저 옮기는 습관이 있다. 내가 뭔가를 준비하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먼저 주위에 퍼뜨린다.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많은 걸 얻게 되고 진행이 빠른 것 같다.”

 

여성 CEO로서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힘들 것 같다.

“결혼생활을 단돈 2000원으로 시작했는데 돈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 몸으로 떼우는 것뿐이었다. 아이 둘을 키울 때 잘 못해줘서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다. 두 아들을 ‘등’에서 키웠다. 등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 사타구니가 짓물렀고 노점 장사까지 하고 있어 (아이를) 땅에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다른 아이들은 장남감 가지고 놀고 있는데 우리 애들도 얼마나 갖고 싶었겠나. 아직도 아이들에게 미안하다(아이들 이야기를 하면서 윤 대표는 눈물을 보였다). (장사 때문에) 젖을 빨리 떼고 싶어도 우유를 사 먹일 수가 없어서 18개월이 되도록 모유를 먹였다. 그렇게 키운 아들 나이가 벌써 41살, 36살이니 참 세월이 빠르다.” 

 

대기업과 개인 고객이 있을 텐데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옛날 대기업과 거래를 많이 했는데 하청 업체라기보다는 ‘노예’가 된 느낌이었다. 대기업의 ‘갑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어느 날 ‘내가 이들에게 끌려다니다가 거래처가 끊기면 그땐 하늘만 쳐다보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대기업과 거래를 끊었다. 그러자 대기업 한곳에서 ‘감히 꽃집 주제에 네가 거래를 끊어?’ 라며 놀라더라. 대기업 거래를 끊은 뒤부터 개인 고객 일명 ‘개미 군단‘에 집중했다. 키워드 광고를 하며 광고비 엄청 썼다. 경쟁업체들이 대기업 하청업체로 들어가려고 입찰에 몰두할 때 나는 개인 고객 관리에 힘썼다. 지금 매출은 개인 고객이 대다수다. 광고로 들어오는 고객 반, 기존 고객 반이다. 기업 고객 관리는 따로 안한다.”

 

벽에 걸린 직원사진을 보니 거의 여성이다. 여성 CEO로서 여성 직원의 고충을 잘 알 것 같다. 

“여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직원은 3명뿐이다. 직원들이 하도 아이를 많이 낳아서 보건복지부에서 조사를 두 번 나왔다. 중소기업에선 출산, 육아휴직 사용하기 어려운데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100%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근속년수 1년 된 직원은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회사에서 보내준다. 크진 않지만 잔잔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곳은 입사 시 3개월 수습기간 있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100% 정규직이다. 옛날에 돈이 없었을 때 꿈이 두 가지 있었다. 자식을 낳으면 왕자·공주처럼 키우는 것과 사장이 되면 직원들한테 정말 잘하겠다는 것이다. 두 가지 꿈을 다 이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으로 화훼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영란법 생겼다고 매출 타격은 없다. 경기가 불황이라도 새로운 상품 만들어내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홈페이지 상품이 많은데 누가 올리나. 

“100% 내가 직접 촬영해서 올린다. 저기 조명기구도 있다.”

 

윤공순사옥이 근사하다. 보통 대표실은 햇볕 잘 드는 건물 위층에 있는데 지하 1층에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주변 분들도 왜 그러냐며 궁금해 하는데 이해가 안 간다. 내가 권위의식을 가져봐야 회사에 이익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난 직원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싶지 않다. 지하 1층 대표실 옆이 직원 휴식 공간이다. 직원들이 편하게 지하 휴게실로 내려와 아침밥도 먹고 좋아하는 맥주와 음료수를 냉장고에서 갖다먹는다. (대표실 옆의 유리장벽과 블라인드를 가리키며) 이게 원래 없었는데 직원들이 하도 하라 해서 설치한 것이다. 블라인드는 한 번도 안 내렸다(웃음). 청소도 내가 한다.”

직접 직원 자리를 청소한다는 건가. 

“그 친구들이 집에선 소중한 자식이다. 우리 회사에 왔는데 내가 그들을 위해 뭐라도 해 줘야지. 대표가 낮은 자세를 취하고 직원들 마음을 긁어주면 (직원들이) 따라오더라. 우리 직원들 가정이 어렵고 남자친구와 문제 있는 걸 부모한텐 말 못해도 나한테 다 한다. 직원들이 (나보고) ‘엄마’같다고 말한다.”

 

회사 냉장고에 맥주를 넣어둔 계기가 있나. 주량은 어떻게 되나.

“내 주량은 맥주 3000cc 정도다. 사옥 지으면서 사무실 냉장고에 맥주를 준비해 놓는 것을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직원이 있으면 근무시간에 직원들과 통닭 시켜놓고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속내를 털어놓는다. 대화를 하다보면 서운했거나 미안한 것 등 쌓였던 오해를 푼다. 나로 인해 언짢은 일이 있으면 바로 미안하다고 한다. 직원들과 친구같이 지내니 남들이 이해를 못한다. 자식, 가족보다 더 시간을 오래 보내는 게 직원들이다. 대표는 아이디어만 제공할 뿐 일은 직원들이 다 하니 그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회사가 싫어서 그만 둔 직원은 없다.”

 

꽃 트렌드를 분석해서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다른 업체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비주얼 등 기획을 잘하는 방법이 있나.

“비결이 있다. 내 감정을 다 버리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 구매고객의 70%가 남자다. 꽃을 만들 때 ‘나는 이게 예쁜데 그 사람이 이것을 좋아할까?’하는 상대방 입장에서 상품을 만들면 된다. 어버이날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나 옷을 사는 것과 같다. 그 감정을 가지고 꽃 상품을 만들면 반응이 좋았고 성공했다. 주위에서 ‘어떻게 꽃 업계에서 200억 매출을 올리느냐’고 묻는데 그것은 꽃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다. 꽃 사업을 영세업자들이 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생긴 것도 촌스럽고 이름도 촌스런 윤공순이 ‘그래 한번 달라보자’ 해서 꽃을 파고들었던 거다.”

여성 리더로서 경영을 할 때 장점은.

“나쁜 직원도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그 직원이 오히려 회사에 더 잘하더라. 심성 좋은 친구가 회사에 충성하는 게 아니라 빗나가고 소외된 아이들이 사랑을 주면 감동받고 잘하게 된다. 창업하는 분들이 기억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 직원 중 소녀 가장이 있는데 남들이 보면 싸가지 없고 밥맛이다. 그런데 그 직원이 회사에 가장 충성한다. 내가 그 애 마음을 보듬어 주니까.”
 

99플라워를 어떻게 운영하고 싶은가.

“고객이 스마트 앱으로 주문하는 앱을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99플라워 6년차에 직원들과 약속한 게 있다. 회식하면서 10주년은 반드시 사옥에서 할 것이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현재 사옥이 지하 1층, 지상 5층인데 15년차에는 10층 사옥을 짓는 것이 목표다. 회사 1층에 미장원이 세 들어오면 직원들 머리 손질 서비스를 하려고 했는데, 커피숍이 입점한다고 한다. 직원들이 커피숍 가면 커피를 무한정 무료로 제공할 생각이다.

앞으로 봉사를 더 많이 하고 싶다. 전국에 영세 꽃집들이 많은데 부당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조금 손해보더라도 중간에 거래를 끊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상생 경영이다. 윤공순빌딩 말고 다른 것으로 성공하면 다시 연락드리겠다.”  

서울 서초구에서 세금을 잘 낸 20개 회사 중 한 곳을 운영하는 윤 대표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일상생활에서 회의를 느끼거나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행동이 다르다. 우리가 ‘왜 나만 이러지? 왜 나만 재수가 없나?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유산이 왜 나만 없나?’ 이러기보다는 ‘그래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행동한다면 남들이 좋게 보고 그런 모습이 남들 기억에도 남는다. 어려울 때 좋은 모습을 본 사람이 나를 도와줄 것이고 나도 그의 좋은 행동을 안다면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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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공순 대표 프로필 및 회사 연혁

1961년생(56), 전남 고흥 출생
2017 한경비즈니스 2017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 수상
2016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구구플라워 사옥 완공 
2014 여성경제인협회 회원
2013 연 매출 100억 달성
2010 야후 오버추어코리아 OMS Awards 2010 마케팅 이노베이션 대상 수상
2006 ㈜99플라워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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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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