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개혁 야전사령관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
재벌 개혁 야전사령관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
  • 권호 기자
  • 승인 2017.05.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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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5월 18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김상조(55) 한성대 교수가 지명됐다. 그는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진보경제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그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재벌개혁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검찰개혁을 위해 조국 전 서울대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한 것과 같은 이치다.

김 위원장 후보자는 강직하지만, 유연하고 합리적인 개혁 지향 학자로 평가받는다. 공정거래위원장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직후 그는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이유는 공정한 시장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재벌개혁을 천명했지만 우선 ‘경제 활력’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을 지칭하는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다.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며 이를 실현하는 나라라는 것”이라며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벌개혁 앞장선 진보경제학자

김 후보자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3월 문재인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 설계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재벌개혁 공약에서 “4대 재벌(삼성·현대차·SK·LG)개혁에 집중하겠다”며 대상 범위를 좁힌 것도 김 후보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벌개혁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4대 재벌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조사국 부활 등 대기업 전담부서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한편으로는 재벌 개혁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도 취하고 있다. 그는 공정거래법을 강화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법을 공정하고 일관되게 집행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전속 고발권과 관련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고소 고발이 난무하게 될 것을 우려하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선별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을 비판했다. 당시 그는 “삼성그룹 의사 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래전략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2005년 7월 25일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맨 오른쪽)이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삼성그룹 불법로비자금 제공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김 후보자는 경제 민주화에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이다. 그가 재벌개혁가로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 중 삼성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유독 삼성에 관심이 많다. 그 배경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삼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은 다른 재벌과 다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삼성전자를 삼성생명이 지배하고 생명을 삼성물산이 지배하고 이재용 씨가 이를 소유하는 형태다. 삼성생명이라는 금융계열사의 자산 대부분은 결국 고객 돈 아닌가.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고,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다.”

 

공정위에 대기업 전담부서 신설

김상조 후보자는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방향에 대한 청사진 제시했다. 새 정부가 약속했던 경제민주화 실현과 공정한 시장경제 구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공정위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공정위의 감시기능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정위의 전면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과도 일치한다.

김상조 후보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지난 5월 25일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대기업 전담부서 신설 △유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조직 개편 △부과기준율 상향 등의 과징금제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앞으로 갑질 및 재벌의 불법행위 근절이나 소비자 피해구제 등을 위해서는 공정위의 조직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김 후보자가 지금껏 공정위가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공약 이행을 위한 여러 업무 수요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우선 대기업 전담부서 신설과 기술유용 및 유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기업집단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감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후보자는 공정위 조사과의 조사국 승격에 관해선 대기업집단에 대한 정책과 법 집행을 종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정위는 법 집행 인력이 부족해 서로 다른 과에서 산발적으로 기업집단 업무를 맡고 있고, 그로 인해 업무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집단국이 신설되면 대기업집단에 대한 정책과 감시가 효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던 주요 대기업집단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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