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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8 19:19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정은, ‘핵 지렛대'로 50년 집권플랜 짠다
김정은, ‘핵 지렛대'로 50년 집권플랜 짠다
  •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전문기자
  • 승인 2017.05.0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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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도박 통해 트럼프와 거래…중국이 미국 막아줄 것 기대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기류가 심상치 않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수위의 대북 군사압박을 가하면서 북·미 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베이징 지도부는 고민에 빠진 형국이다. 오랜 기간 북한의 후견국을 자처하며 감싸온 중국에 대해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지위에 걸 맞는 행동을 하라며 목소리를 낸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중국의 만류에도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기세다. 그러자 중국은 북한 경제의 생명줄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평양과 베이징 지도부가 전통적 혈맹관계를 잊어버린 채 감정싸움을 벌이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 불바다’ 주장으로 맞서는 김정은 

북·미 간 대치는 더욱 심각한 양상이다. 단순한 비방전이나 우려 표명 수준이 아니라 실제 군사적 충돌을 위협하는 국면까지 조성된 때문이다. 연례적인 한·미 합동 군사연습이 마무리됐지만 미국은 한반도에 전개됐던 전략자산 등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얘기다. 

합동연습에 투입됐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는 항로를 바꿔 다시 한반도 주변 해역에 투입됐다.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70여대의 항공 전력이 편제돼 어지간한 한 국가의 공군력과 맞먹는 수준인 ‘떠다니는 기지’다. 승조원만 5000여명이 넘는다. 

칼빈스호 투입이 각별한 의미를 갖는 건 그 동안의 전투 경력 때문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벌어지자 중동 지역에서 ‘항구적 자유’라는 작전명을 가진 대(對)테러전을 펼쳤다. 당시 칼빈슨호는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CVN 65)와 함께 최대 사거리 25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퍼부으며 첫 포문을 여는 임무를 담당했다. 

미국의 대북압박은 이런 무력전개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촌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미군의 압도적 전력을 과시하며 북한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6일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측을 응징하기 위해 공군기지를 폭격한 대목도 북한으로서는 신경이 곤두서는 대목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는 단순히 시리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치달으면서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연일 도발위협을 일삼는 북한 김정은을 향한 불안감이다.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전력을 활용한 ‘서울 불바다’ 주장에 한국 국민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선제타격이 현실화할 것이란 얘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김정은 망명설’ 같은 정체불명의 소문까지 난무하자 정부가 나서 해명해야 할 정도로 혼돈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에 대선 정국이 이어지면서 리더십의 위기까지 겹쳤다는 점도 불안을 부채질했다. 청년실업 등 경제·사회문제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코리안 디스카운트’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남한 발전상에 열등의식 가져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떤 판단을 내리고 행동을 해나갈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의 대남·대미 인식은 물론 중국에 대한 생각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위기상황을 풀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첫째, 김정은은 미국이 북한을 쉽게 때리지 못할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이나 무력 전개에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트럼프가 한반도 핵전쟁이나 전면전을 각오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믿음이다.

김정은의 최근 대미 관련 행보를 찬찬히 살펴보면 이런 모습이 드러난다. 올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마감단계”를 공언하며 대미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트럼프가 즉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며 경고를 보냈지만 미사일 발사와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의 ICBM 공개로 맞섰다. 이젠 추가 핵실험 같은 카드까지 빼내들며 탐색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여기에는 ‘남조선’이란 볼모가 손아귀에 있다는 인식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10대 시절 수 년 간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서 유학하며 서방체제와 국제정세를 파악했을 게 분명하다. 한국의 발전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북한의 낙후된 모습에 실망하며 열등감을 가졌을 공산도 크다.

그는 이런 감정의 굴곡을 한국에 대한 거친 비방이나 무력도발 행태로 무마하려는 모습을 드러내왔다. 관영 선동매체로 흘러나오는 “남조선 것들은 모두 쓸어버리라”는 김정은의 거친 발언은 대표적이다.  

문제는 북한 권력 내부에 김정은의 대미·대남 전략을 조언해 줄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북·미 제네바 핵 합의(1994년 10월)를 포함해 김일성·김정일 시기부터의 대미외교 틀을 짜온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는 지난해 5월 암으로 사망했다. 그의 뒤를 이어온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와병 중이다.

김정은의 스위스 조기유학 시절 후견인이자 현지 대사였던 이수용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은 유럽통으로 분류된다. 외무성 미국국장이던 한성렬을 부상(차관)에 앉히고, 후임에 최선희 부국장을 임명했지만 대미라인의 무게는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김정은식 공포정치 앞에서 노동당과 내각의 엘리트들이 이런저런 훈수를 두기 꺼린다는 점이 문제다. 쓴 소리를 해줄 제대로 된 조언자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이 북한을 결코 버리지 못할 것이란 판단을 김정은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막아 줄 범퍼 역할을 북한이 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일 수 있다. 그래서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무릅쓰면서도 핵 도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틀어진 북·중 관계는 최근 들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대미문의 사회주의 3대 세습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될 때 “조선에서 혁명의 계승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걸 축하한다”며 특사까지 보내 성원해준 베이징 영도그룹에 대한 고마움을 잊은 지 오래인 듯하다.

급기야 압박하는 미국보다 말리는 시누이 격이던 중국을 향해 북한이 작심한듯 비판을 날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남의 장단에 춤추기가 그리 좋은가”(4월 21일 조선중앙통신)라며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을 비꼰 것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결정에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추고 있다”고 비난한데 이은 움직임이다. 

중국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4월 22일자 보도를 통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원유공급을 대폭 축소할 것”이란 단호한 입장을 냈다. 미국이 대북 타격에 나서더라도 중국이 외교적 노력은 하겠지만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는 언급까지 했다.

막무가내로 핵 도발과 미사일 발사로 치닫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중 관계의 향배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계 드러낸 경제·핵 병진노선

셋째는 핵 보유와 대미협상을 통한 김정은의 ‘50년 집권플랜’이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기만과 은폐를 통해 어떻게 은밀하게 핵 개발을 추진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핵을 폐기할 것처럼 위장하고 미국으로부터 경제지원 등 보상을 챙긴 노하우도 전수받았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김정은 정권은 트럼프를 상대로 한 또 한 번의 핵 도박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물론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말(馬)을 두 번 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지가 확고하다. 한번 내다판 말을 훔쳐가 또 다시 거래해 이익을 얻으려는 북한 정권을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고모부 장성택에 이어 이복형인 김정남마저 무참히 살해하는 김정은의 잔인무도함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며 등을 돌리고 있다.

김정은은 시간은 결국 자신 편이란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우리 대통령의 임기에 해당하는 5년이 북한 김정은에게는 집권 초반 권력기반을 다지는 정지작업 시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 내 정세 등 한반도 주변 기류를 잘 활용한다면 자신이 주민들에게 촉구해온 ‘최후의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김정은은 믿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체제 내부를 들여다보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경제가 문제다. 한국은행이 추계한 북한 경제 성장률은 2011년 0.8%를 기록하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후 2012년 1.3%, 2013년 1.1%, 2015년 1.0% 에 불과하다. 겨우 마이너스 성장을 면할 정도란 얘기다.

집권 이듬해인 2013년 3월 제시한 경제·핵 병진 노선은 북한 경제에 해법이 되지 못한다. 경제·핵 병진노선은 핵 보유로 재래식 무기에 투입될 군사비를 덜 수 있게 됐으니 이를 민생경제에 돌리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북한 스스로 최고인민회의 예산결산에서 국방비 비중이 2013년 16.0%(실제는 은닉예산 포함 30% 수준)에서 2014년 이후 겨우 0.1~0.2% 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고 고백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김일성이 1962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국방 병진노선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핵 개발에 엄청난 돈이 드는데다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압박을 견디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북한 경제가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물경제나 민생 전반이 좋아진 게 아니라 평양 등 일부 특권층에 한해 벌어지는 일종의 ‘쇼윈도’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권층만을 위한 체제운영을 하다 보니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이 ‘1% 공화국’이 돼 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른바 균빈(均貧)의 붕괴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첫 공개연설에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5년 넘도록 손에 잡히는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의 추가도발을 우려하는 베이징 발 알람이 연신 울려대고 있다. 대북제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북 송유관 밸브를 중국 당국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평양의 주유소들이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유류 판매 서비스를 제한하기 시작하고 연료 부족을 우려하며 문을 닫는 주유소까지 속출하고 있다는 게 AP통신의 현지 발 보도다. 

킬로그램(㎏) 단위로 판매되는 북한의 휘발유 가격은 ㎏당 70∼80센트에서 1.25달러로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AP는 평양의 한 주유소에 걸린 안내판에 ‘연유(유류) 판매가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차량으로 제한 된다’고 적혀있는 걸 목격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제 북한 경제도 유류공급 차단에 경제가 뿌리 채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성·김정일 시기 ‘자력갱생’이나 ‘주체경제’를 외치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만큼 북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졌고 중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적 압박에 견딜 수 있는 내구력이 약해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핵에 대한 집착과 야망으로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고 있는 김정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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