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벤처 신화 쓰는 김영미 쎄라덤 대표
여성 벤처 신화 쓰는 김영미 쎄라덤 대표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5.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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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 대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여성 CEO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쎄라덤>

“끝까지 일을 포기하지 마라. 애는 빨리 낳아야 한다.” 여성으로서 벤처 기업을 이끌어나가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환한 웃음과 함께 김영미 쎄라덤 대표가 한 말이다.‘경단녀’ ‘유리천장’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 막는 유리천장은 결코 여성의 능력부족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굳어진 관습이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여성 CEO라고 하면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아니냐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남성보다 큰 추진력을 보이기도 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성공신화를 쓴 여성 CEO가 늘고 있다. 쎄라덤 김영미(55)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지난 4월 24일 서울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쎄라덤 본사를 찾아 김영미 대표를 만나 한국에서 여성 벤처인으로 살아가는 의미와 창업 배경,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어봤다. 

쎄라덤은 어떤 회사인가.

“국내 3000여개 피부과 및 25~30개 국가로 수출하는 전문화장품 브랜드로 피부과 미용치료와 연계해 피부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병원 시술 후 의약품과 병행해 사용하는 전문화장품과 피부 관리 프로그램을 공급·보유한 회사다. 현장에서 피부관리사들이 피부 관련 의료지식을 모르다보니 환자들에게 거짓말하거나 과장해서 말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쎄라덤은 전혀 다른 업종인 ‘병원과 피부 관리실을 연결하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화장품 원료가 되는 천연 식물을 다룬 <메디칼 스킨케어> 란 책도 썼다.”

쎄라덤 창업 과정을 소개해 달라.

“1998년 4월 2일 외환위기(IMF) 직후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아 회사를 그만두고 직원 2명과 함께 오피스텔에서 창업했다. 그동안 화장품을 수입·공급한 경력을 살려 쎄라덤의 전신인 ㈜쎄라피아를 창립했고, 2003년 (여기) 사옥으로 이전했다. 창업 당시엔 일반 화장품이 대세였고 피부관리실 개념이 생소한 탓에 피부관리 전문교육과 전문화장품이 드물었다. 피부관리실에서 여드름 치료 같은 피부관리가 시작되고, 피부과 병원이 미용 에스테틱 시장을 끌어안는 분위기였다. 병원에선 레이저·보톡스 등 다양한 미용시술 붐이 일었다. 더불어 의약분업이 실시돼 병원 전문화장품이 필요해졌다. 이런 여러 가지 분위기를 타고 (사업을) 시작했다.” 

화장품을 수입만하다 2005년 쎄라덤을 세우면서 자체 브랜드 생산을 시작했는데 계기가 있었나.

“미국·프랑스 등에서 메디컬 스킨케어 산업이 크게 발달했고 나는 (2000년대 초) 좋은 품질의 스킨케어 브랜드들을 수입해 국내서 입지를 구축했다. 그런데 (1000여 개에 달하는) 보따리장수들이 외국 브랜드 제품을 인터넷에 올리는데 (그들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남의 브랜드로 사업하면 오래 못가겠다’‘인터넷 세상에선 독점이나 수입 브랜드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게 자체 브랜드 개발의 계기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공장에서 약학 교수와 회사 연구진이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고 직접 프랑스 OEM 업체에서 원료를 들여와 국내서 패키징 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지난해 매출은 80억원, 올해는 100억원을 예상한다. 대만·인도네시아·인도·두바이 등 아시아권 시장 반응이 좋고 중국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쎄라덤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이고 베스트셀러 제품은 어떤 게 있나.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해외 브랜드를 여럿 보유하고 있고, 흑초·홍초 등 천연식물 성분으로 개발한 (제품의) 전문성이다. 외국서 좋은 원료를 수입해 회사에서 패키징 한다. 프랑스 해초마스크, 발효 흑초로 만든 필링제 블랙필, 콩보다 300배 이소플라본을 농축한 갈근 액기스 핑크필(국제 특허 신원료), 호박으로 만든 호박필, 활성 산소와 비타민C가 결합된 산소필 등이 제품라인이다. 1998년 창업 때부터 공급한 주력 상품인‘콜라겐 벨벳 마스크’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사람의 진피 조직과 유사한 소 진피 조직을 동결 건조한 제품으로 Dr.슈베락으로부터 독점 공급받는다.”

여성으로 벤처기업을 이끌어가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어떻게 극복했나.

“운이 좋기도 했지만 전문성을 축적한 것이 큰 자산인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수입화장품 수입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미국 유럽의 화장품에 전문성을 갖게 됐고,이를 한국(전문화장품유통시장과)과 연계해 시장을 확장할 수 있었다.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법률 쪽이다. 특히 식약청 규제가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다르게 화장품공업협회가 있어‘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둘 있는 느낌이다(웃음). 수출할 때 많은 법규제가 기업하는 사람에게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

실제 20대 초중반 자녀가 둘인데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 땐 임신휴가가 2개월이었고 대부분 2개월도 못 채우고 나왔다. 제 경우는 (아이를) 친정엄마, 시어머니가 키워줬지만 그게 안 된다면 (여성 직장인들) 너무 힘들 것이다. 직원이 애 낳고 육아휴직 후 빈자리에 사람 뽑는다면 (육아휴직한 사람이) 돌아올 자리가 없어 그대로 두긴 하는데 다른 직원들이 고통분담을 해야 하니 담당자 입장도 이해가 가고….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일하는 여성이 도저히 아이를 갖기 어렵다.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 등을 이해하는 분위기다. 회사에 여직원이 입사하면 저는 가능한 빨리 결혼하고 애 낳으라고 말한다. 또 절대 회사는 그만두지 말고 회사를 계속 다녀야 남편과 아이들도 아내를 떠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본인 인생을 끝까지 책임져야지만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가족이 본인을 존중하게 된다.

애도 낳으려면 빨리 낳으라고 한다. 또 엄마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애를 잘 키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주변에 고학력 남성·여성 보면 아이를 자기만큼 훌륭하게 키울 수 없다는 이유로 애 낳기를 기피하는데 저는 아이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좋은 학원 보내는 게 아니라 좋은 유전인자를 아이에게 주고, 좋은 유전인자가 있으면 (아이는) 저절로 큰다(웃음). 아이를 잘 키울 생각 말고 스스로 아이가 크게 그냥 낳으면 된다. 요리사, 피부관리사 등 전문적인 기능을 키워서 자기 유전인자 성향대로 아이들이 직업을 갖게끔 도와주고 (부모가 양육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크게 두는 방법이 좋다.”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여성 CEO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지난 2016년 2월 방콕에서 개최된 쎄라덤 세미나에서 김영미 대표(왼쪽 네번째)가 200여명의 태국 의사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쎄라덤>

“(저는) 리더십을 의식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리더가 됐다(웃음). 리더의 자질은 힘든 일을 많이 감당하는 것이다. 저는 평직원부터 시작해 영업, 교육 등을 두루 거쳤고 직원이 못하는 일을 메워주는 일을 한다. 직원이 한계를 느꼈을 때 도와주고 책임지고 같이 일을 하는 거다. 여성 CEO의 장점은 정서적 측면이다. 직원들 감성 터치를 잘 하고 엄마처럼 푸근하고 힘들 때 들어주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직원들이 무슨 일 있으면 같이 마음 아파해주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여성 CEO의 장점이다.”

앞으로 주목하는 분야나 사업계획이 있다면.

“중국시장에선 전문화장품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미래 신성장 분야로 관련제품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피부, 스마트 스킨 등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려고 한다. 100%는 아니지만 자기 피부로 인지한다든지, 이스트로긴을 활용한 핑크필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마스크를 접목해 자기 DNA를 찾는 인공지능 화장품 등을 빨리 상용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성공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꿈이란 것을 허황되고 꿈 얘기하는 사람을 실없는 사람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은 꿈꾸는 사람이 이룬 거라고 믿는다. 내적으로 자신이 즐겁고 남의 잣대에 맞추지 말고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면서 자신이 행복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고 더 큰 성공은 남을 책임지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남의 것 뺏어 1등해서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다. 회사에 영업사원이 들어왔는데 이전 회사 거래처 명부를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남의 것을 가져오려면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가져오라고 했더니 직원이 놀랐던 게 기억에 남는다.”  

쎄라덤 김영미 대표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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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생
1987년 한국 외국어대 독어과 졸업
1999년  Christin Valmy International School, USA 졸업
2000년 Paramedical Esthetician Consultant
       In Skin & Spa Clinic,
       Dr. H. Sobel, NY, USA
2005년 동원대학 피부미용과 겸임교수
2007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국제 보건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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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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