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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의 블루오션 개척 ‘비즈니스 여행’
박현주 회장의 블루오션 개척 ‘비즈니스 여행’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7.04.04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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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 도전...남다른 '촉'으로 대박 사냥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한국을 넘어 세계 자본시장에 거침없이 도전 중이다.<뉴시스>

“그가 손대는 것마다 대박을 터뜨린다.”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투자 귀재 박현주(59)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 금융영토를 빠르게 세계로 넓히고 있는 박 회장은 요즘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며 또 어떤 것을 ‘터치’할 궁리를 하고 있을까.

박현주 회장은 늘 일에 파묻혀 산다. 그가 1997년 만든 미래에셋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데, 박 회장은 20년간 그렇게 ‘일벌레’로 살아 왔다. 독립된 투자전문 그룹으로 ‘금융’ 한 우물만 파온 그는 뮤추얼펀드, 부동산펀드, PEF(사모펀드) 등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개척자이기도 하다. 이들 상품이 빅 히트를 기록함으로써 미래에셋은 세계 15개국에 27개 법인과 사무소를 거느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다.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MBA)으로 인정받는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박 회장을 케이스 스터디로 삼아 연구할 정도로 한국 자본시장을 넘어 세계 자본시장에 거침없이 도전 중인 박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의 주목대상으로 떠올랐다. 요즘 많은 CEO가 “불확실성…” 운운하며 납작 엎드려 있지만, 박 회장에게는 한가한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단 매사 적극적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먹이사냥에 나선 표범처럼, 그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글로벌 비즈니스 정글을 쉴 새 없이 누비고 있다.

 

비행기에서 임직원들에게 ‘편지’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그의 비즈니스 여행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자연히 비행기를 타는 시간이 많은 데, 이 때 기내에서 자신의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적어 임직원들에게 종종 보내곤 한다. 최근(3월 1일)에도 박 회장은 뉴욕행 비행기에서 “저는 지금 LA(로스앤젤리스), 미네소타, 뉴욕을 거쳐 브라질로 가는 긴 여정에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온라인 편지’를 써 미래에셋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박 회장은 편지에서 “유럽의 몇 개 도시도 들러 여러 이슈들도 점검해 보려 한다”고 덧붙여 자전하는 지구를 따라 세계를 한 바퀴 도는 숨 가쁜 여정임을 암시했다. 또 “비행기 창밖으로 비추는 하늘빛이 잠시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우리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본다”는 말에서는 비장함(?)마저 엿보인다. 달리는 비행기 내에서도 그의 사업 구상은 멈출 줄 모른다. 비행기가 날아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그는 언제 어디서든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의 편지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정권교체와 함께 통상장벽을 쌓기 시작한 ‘미국에 대한 실망’ 대목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는 전례가 없었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발 민족 자본주의의 징후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최대 강국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지극히 우려스럽고, 미국 자체에도 많은 코스트를 유발시킬 것입니다. 더구나 미국은 최대 강자입니다. 강국은 더욱 더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한 국가가 개방성과 포용성을 버리고 폐쇄성과 배타성으로 나아갈 때, 로마 제국도 베네치안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만다는 게 엄정한 교훈입니다.”


“미국은 약해지고 있다”…무너지는 명제들

이 같은 박 회장의 지적은, 특히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무장한 채 세계를 무대로 열심히 뛰고 있는 글로벌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우려일 것이다.

그는 “역사적 교훈으로 보면 미국은 이미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연하다 여겼던 몇 가지 명제들이 무너지고 있다.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몇 가지 문제 제기를 통해 임직원들과 공감하고 인사이트(통찰력)를 불어 넣어주려는 그의 의지가 엿보였다.

“▲수출입국 대한민국의 어젠다는 한국 경제에 활력을 유지하게 해 줄 지속가능한 전략인가? 수출만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소득창출을 할 수 있겠는가? ▲담론만 무성할 뿐-물론 네이버, 셀트리온 등 자랑스러운 몇몇 회사가 존재하지만-과연 4차 산업 혁명의 전략이 있는 것인가? 그리고 투자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가? ▲가계부채가 1300조원이 넘는 나라에서 금융은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달라져야 한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은행 중심의 분위기 하에서 초대형 IB(투자은행)의 구현은 가능할까? ▲재벌 은행 개인 오너의 지배구조 하에서 글로벌 금융회사는 탄생할 수 있을까?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저를 포함해 미래에셋 임직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들이 그것이다.

박 회장은 평소 “이제 은행의 시대는 저물고 투자의 시대가 열렸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채권이나 주식 같은 전통적 투자 상품 대신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사모펀드 등에 투자하는 방식)’를 가리킨다.

박 회장은 대체투자에 성공함으로써 금융 영토를 대거 확장시켰다. 미래에셋을 믿고 돈을 맡긴 고객들로서는 그 만큼 열매를 따먹으며 재미를 톡톡히 본 셈이다. 제1 금융권인 은행에 크게 의존하는 자본조달 구조 아래서 주춤거리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려면 대체투자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 찾아내 다각화하고 단단히 다져 놓아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 회사들과 적극 소통


박 회장은 자신의 사업구상을 기내에서 띄운 편지를 통해 분명히 밝혔다. 우선 그는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곳”이라며 “한국을 오고 싶은 나라가 되도록 환경과 관광 인프라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전남 여수 지역에 1조원을 투자해 아시아 최대 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연 5000만 관광객 시대를 상상해 본다”며 “사회단체가 이해한다면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포함, 스마트팜(Smart Farm:농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만들어진 지능화된 농장)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와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해외기업의 M&A(인수합병)에 동참해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일조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인수한 대우증권을 미래에셋증권과 통합한 미래에셋대우를 올 들어 본격 출범시켰다. 이 여세를 몰아 편지에서도 “초대형 IB를 넘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 노무라증권 같은)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의 이해관계를 고려치 않고 리스크를 적절히 측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회사도 설립하고 M&A도 하고 트레이딩 센터(Trading Center)도 미국이나 유럽에 만들어 많은 인재들이 미래에셋에서 꿈을 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세계 주요 국가에 IB 전문가를 배치하겠다” “미국·중국·유럽·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운용사의 대체투자인력을 각국에 파견해 보다 안정적이고 창의성 있는 글로벌 펀드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회사를 분사해 2017년 15조~2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추진 중인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 간 합병 작업과 관련해서도 “올해 우수한 PCA 인재들과 한 가족이 된다. 전략도 있고 변액연금 수익률도 업계 최고인 새 식구들과 함께 ‘연금 전문 1등 보험회사’로 거듭 날 것이다. 해외에서 M&A도 검토하겠다”며 보험사업에 대한 의욕도 펼쳐 보였다. 특히 그는 “올해 20살이 된 청년 미래에셋은 건강한 체력(재무상태)을 바탕으로 주저 없이 미래를 위해 도전할 것”이라며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투자를 통해 금융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고 리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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