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몰아치는 ‘사드 보복’ 태풍 차단하라
대륙에서 몰아치는 ‘사드 보복’ 태풍 차단하라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4.0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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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반으로 피해 번져…장기 대비책 마련해야
▲ 유커들로 북적였던 명동 거리가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한산하다.<뉴시스>

지난 2월 27일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인도 결정을 한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 단체 관광 자제를 지시했다. 그로부터 3일 만에 중국 대형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사에서 한국 여행 상품 및 롯데 관련 숙박이나 쇼핑 페이지가 사라졌다. 이것은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방어체계가 작동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단체 관광객(유커) 대신 개별 관광객(싼커)을 유치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대중 수출은 앞으로 1∼2년간 3∼7% 감소하고 중국인 관광객은 최대 60% 급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손실은 16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2016년 수출 중 25.1%를 중국이 차지했고,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1.4%나 된다. 포기할 수 없다면 중국의 협상문화를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KOTRA> 

 

중국 경제보복은 국제법 저촉 근거 없어

우리 정부는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국제법에 저촉될 만한 근거를 뚜렷하게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양허를 하지 않은 부분만 교묘하게 보복을 하고 있어 WTO 제소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자칫 중국과 갈등이 깊어질 경우 더 심한 경제보복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WTO 서비스이사회에 관광·유통 분야의 중국 조치에 대해 WTO 협정 위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공식 제소가 아니기 때문에 WTO의 조사가 당장 이뤄지진 않는다.
우리 정부가 WTO에 공식 제소를 망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거듭 강조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제보복이 주로 구두나 국내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국제법 저촉 여부가 아리송하다. 

경제보복 조치가 상품이 아닌 서비스 쪽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전세기 운항 불허나 관광 상품 판매 중단 등에 대해서는 중국 측이 WTO에 양허를 한 부분이 아니다. 양허란 개방을 약속하는 것으로 양허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법을 따라야할 의무가 없다.

지난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었을 때도,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보복에 나서기 전까지 일본도 관광제한 등으로 WTO 제소까진 이르지 못했다.

이동복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중국은 (관광상품 판매 중단 등 문제가 되는 부분들에 대한) WTO 서비스 협정에 대해 양허를 하지 않았다”며 “WTO 규정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관광 분야에서는 제소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보복, 무역까지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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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일지
2016년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 사드 배치 검토 언급
       7월 1일 중 광전총국 ‘외국 콘텐츠 규제’ 발표
       7월 8일 한 미 공동 실무단,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발표
       7월 24일 중 상무부 한국서 수입되는 전기장판에 37.3~46.3% 반덤핑 관세 부과
       8월 3일 중 상업용 복수비자 발급 제한
       8월 7일 3000명 유커 한국 여행 취소
       10월 25일 중국당국, 한국행 유커 20% 감축 구두지시
       11월 29일 롯데 중국법인에 세무서방 안전조사
       12월 30일 춘제 연휴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2017년 2월 28일 국방부, 롯데 성주골프장과 사드 부지 교환 계약 체결
       3월 2일 중, 여행사 통한 한국 관광 전면 금지
       3월 4일 중, 롯데마트 4개 점포 영업정지
       3월 7일 한미 사드 배치 시작, 롯데 점포 영업정지 39곳으로 확대 
       3월 20일 소방시설 점검 등으로 롯데마트 점포 87곳 영업정지, 롯데마트          전체 중국 점포(99개) 중 89% 해당, 1000억원 매출 손실(영업 정지 1달 기준) 예상

<자료: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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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유통·서비스업 차원에서의 보복이 여타 산업까지 번질까봐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 갈등 당시 중국의 반일 감정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고 결국 일본의 대중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 일본의 대중 수출액은 2011년 1620억 달러에서 2012년 1442억 달러로 11% 줄었다. 2013년엔 다시 10.5% 줄어 1291억 달러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에서는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 지난 2월 중국의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4.7% 늘었다. 중국 수입이 급등한 것은 설날영향 때문이지만, 전반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좋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같은 2월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0.2% 늘었다. 

정부는 중국 측을 자극할 경우 서비스 분야를 넘어 상품에도 경제보복의 유탄이 날아올까 걱정하고 있다. 경제 부처에서 중국에 대한 날선 비판 발언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선 ‘현재로서는 자극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은 한번 신뢰하면 상대방이 배신하기 전에는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이 중국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협상문화는 오랜 친구가 배신할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보복한다. 때문에 대한민국은 급한 불만 끄자는 식의 대처방안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등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화장품, 김치, 문화 등 피해 전방위 확산 

중국을 상대하는 무역 종사자는 물론이고 국내 제조업, 관광 등 서비스업까지 전대미문의 시한폭탄을 안고 두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사드 부지 교환 확정 발표 이후 불과 1주일 만에 한국이 입은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이미 수십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방한이 취소됐고, 중국에서의 통관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역도 예측을 할 수 없게 됐다.

중간재 수출은 괜찮다고 하지만, 한 사안을 놓고 단결하는 중국의 국민성을 감안할 때, 피해를 볼지라도 한국을 대체할 곳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조치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이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직격탄을 제대로 맞은 한국산 화장품의 경우,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최근 11톤에 달하는 물량을 수입 불허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그동안 우회적으로 한국 화장품 산업을 규제해왔지만, 이번 조치는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표시여서 우려가 크다. 중국 질검총국은 한국산 공기청정기, 비데 양변기까지 줄줄이 수입 불가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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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위생허가를 승인하지 않는 방식으로 통제한다”며 “수출 루트가 다양한 대형업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중소 화장품 업체는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말 겨우 물꼬를 튼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도 어려워지며 중소형 업체들은 중국 수출을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는 중소형 김치 업체는 50여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은 정부 규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정부가 따로 조치를 내리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세관 기간을 길게 끌기만 해도 유통기한이 넘으면 고스란히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2년부터 한국산 김치에 대해 자국의 절임채소인 ‘파오차이’ 위생 기준을 적용해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한국산 김치에서 검출된 대장균이 파오차이 기준인 100g 당 30마리를 넘었다는 것. 하지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각국의 외교노력으로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이 지난해 재개됐다. 지난해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량은 72톤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가 사드 보복 우려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한식 통합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워 삼계탕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진출을 보류했다. 삼계탕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까지 겹치며 중국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AI 발생 지역에서 생산된 삼계탕 수출이 차단됐고, AI와 무관한 지역에서 만든 제품도 수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삼계탕 수출액은 6톤에 못 미치는 5505㎏ 규모로 전월(7만1870㎏)에 비해 92.3% 줄었다. 중국 삼계탕 수출이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초기에 비해 검역 기간이 상당히 길어졌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통관 절차가 엄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역시 피해가 크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2년 전 이미 계획한 중국 투어 공연을 취소했다. 다음 달 광저우·베이징·상하이로 이어지는 중국 공연을 위해 비자를 신청했지만 중국 당국이 뚜렷한 이유 없이 비자 발급을 미뤘기 때문이다. 조수미는 3월 24일 트위터에 “저의 중국 투어가 취소됐음을 알립니다”라며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가 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 분야에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큽니다”라고 했다.

앞서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중국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하려던 공연을 비자 문제로 취소했다. 구이양 오케스트라 홈페이지는 현재 공연 협연자로 다른 중국 여성 피아니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영업정지 처분은 시작일 뿐

롯데마트는 67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환불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다양한 피해를 입고 있다. 현재 사드배치가 시작 단계라서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측은 중국 철수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전 한국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현재 화장품, 생필품 등 소비재에 한정되어 있으며 이는 중간재를 제외한 실리형 보복이다. 화장품, 생활, 유아용품, 의약품에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피해를 입는 산업은 중국 내수로 대체가 가능한 산업들로 구성돼 있다. 내수 자체가 어려운 기계류,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분야에선 보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주장하는 보호무역을 중국 또한 사드를 명분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며 사드 보복에 대한 1차적 조치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핑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2차·3차 보복을 예고하고 있는지라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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