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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1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스마트 불도저'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스마트 불도저'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7.03.07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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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정수현(65)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맨이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민간사업본부 이사, 건축사업본부 전무, 김포도시개발사업단 전무, 건축사업본부 본부장 겸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1년 몇 개월 간 계열사인 현대엠코 건축본부 본부장(부사장)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 바로 현대건설 사장으로 롤백한 뒤 2012년 3월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활약 중이다. 사실상 40년 이상 현대건설에서 한 우물만 집중적으로 파온 ‘골수 현대맨’이다. 

‘외형 1등’ 보단 ‘수익성 1등’

경력이 말해주듯 건설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현장의 실전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다. 누구 못지않게 현대맨 특유의 강인한 불도저 정신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득해 왔지만, 그렇다고 무대포로 밀어붙이는 돌쇠형은 아니다.

정 사장은 환경 흐름에 맞춰 강하거나 유연하게 적절히 완급을 조절하며 대응하는 꾀(지혜) 많은 지략가, 전략가로 통한다. 권투경기처럼 힘을 줄 때 주고, 뺄 때 빼듯 타이밍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한 마디로 ‘나비처럼 날다가 벌처럼 쏘는’ 식의 ‘스마트’한 경영을 선호한다.

정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기 직전인 2011년 11조9201억원이던 현대건설 매출을 지난해 18조744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지만, 그가 정작 강조하는 것은 ‘외형 1등’ 보다는 ‘수익성 1등’이다. 과거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제살 깎아먹기 식 출혈 경쟁을 통한 외형 부풀리기보다는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4~5년간 현대건설이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이라면 외형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외형 1등’에 집착하지 말라는 정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경쟁 입찰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양질의 수주가 아니면 수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1년 현대차그룹으로의 편입 이전에 이뤄졌던 UAE(아랍에미레이트)와 쿠웨이트 등 중동에서의 저가 수주를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회계로 손실 처리를 완료했으며, 수주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양질의 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병행하며 내부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2015년(19조1221억원)에 비해 2.0% 줄긴 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504억원으로 11.4%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1조 527억원으로 2015년(9866억원)보다 6.7% 늘어나면서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버려라”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2016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이 성장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매출도 지난해 소폭 줄어든 것을 빼면 4년 연속 증가했다. 정 사장이 현대건설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외형과 수익 양쪽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공사를 끝내고도 아직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도 대폭 줄었다. 2015년 말 4조2000억원에 달하던 미청구공사금액은 3조6072억원으로 6586억원 감소했다. 이는 매출 대비 19.2%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수주에서도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와 저유가에 따른 해외공사 발주 지연 등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2015년(19조8145억원)보다 7.1% 늘어난 21조2295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좋아졌다. 부채비율은 2015년보다 15.6%포인트 개선된 144.2%, 유동비율은 3.8%포인트 증가한 170.9%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현금흐름 또한 1334억원이 개선된 6356억원을 기록했다.    
  
정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현대건설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끌며 건설업계의 맏형답게 더욱 강하고 탄탄한 맷집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는 평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14.5% 증가한 24조3000억원, 매출은 1.4% 늘어난 19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지역별로 경쟁력 우위에 있는 공사에 집중하는 시장 다변화 전략과 함께 수익성 중심 내실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버리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게 정 사장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이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중동지역 중심 수주 전략에서 과감히 탈피해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1991년까지 소련 연방 일원이었다가 독립된 국가들) 등 신흥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전통시장이던 중동지역에서 고부가가치 공사를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면서 신흥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신규 수요 창출에 역점을 두는 전략이다.
  
지난 5년간의 지속적인 신흥시장 진출 노력 결과, 표<현대건설 주요 신흥시장 진출 현황>에서 보듯 현대건설은 2011년 이후 중남미, CIS, 유럽 등에서 11개국에 새롭게 진출하며 글로벌 건설 지형을 크게 확장했다. 같은 기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 칠레의 산티아고, 터키의 이스탄불,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이란의 테헤란 등 신흥시장 거점 6곳에 지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해외에 총 27개의 지사와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영업지사를 추가로 늘려 현지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 다변화에 힘쓸 예정이다.
 

“남보다 100분의 1초 빠른 대응” 강조

정 사장은 현대맨 특유의 불도저 정신에 ‘스마트(SMART)’ 전략을 접목했다. 올해 들어 “한 단계 더 스마트하고 똑똑해지자”는 목표 아래 임직원들에게 ‘SMART’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정 사장이 말하는 ‘스마트’는 ‘SMART’ 단어의 철자를 통해 제시한 ‘빠른 대응(Speed)-효과적인 위기관리(Measurable)-성취 가능성(Attainable)-현실화(Realize)-안전(Timeless)’ 등 5가지 방향성이다.

정 사장은 “덩치가 큰 기업이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는 존 체임버스 시스코 시스템즈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남보다 100분의 1초 빠른 대응, 스피드(Speed)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공기(工期)를 맞추지 못하면 막대한 페널티를 물게 되는 반면 신속 정확한 공정관리로 당초 계약보다 공기를 단축하면 발주처의 신뢰를 얻어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기도 한다”며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해외현장에서 의사결정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피치 못할 현안이 발생할 경우 ‘선(先)조치, 후(後)보고’를 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효과적인 위기관리(Measurable)에 대해서도 “막연히 ‘감’과 ‘경험’만으로, 비체계적인 방식으로 주먹구구식 위기관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들에 대해 착오 없는 매뉴얼을 만들어 시스템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빈틈없이 계획을 세워 도달할 수 있는(Attainable) 목표를 정해야 하며, 기존의 전략과 전술을 한 단계 심화 발전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Realize)고 덧붙인다. 
정 사장이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Timeless) 가치’, 바로 안전이다. 그는 “안전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환경변화에 따라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뀔 수 없는 만고불변의 최우선 가치”라며 “호흡을 하듯 안전관리를 생활화해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딛고 안전관리 부문에서 중대재해 제로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야 하는 항구가 어디인지 모르고 항해를 하는 사람에게는 제대로 불어오는 바람이란 있을 수 없다”며 “‘스마트 경영’을 정착시켜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평판과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다시 한번 비약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란 각오도 잊지 않았다.

정 사장의 임기는 2018년 3월 21일까지다. 내년에도 연임하며 업계 ‘장수 CEO’로서 롱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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