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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7:51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손석희 뉴스’는 왜 신뢰를 받는가
‘손석희 뉴스’는 왜 신뢰를 받는가
  • 김혜영 전문위원
  • 승인 2017.02.06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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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의 몰락…미디어 서바이벌 게임의 불편한 진실

먼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에 대한 필자의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없이 중립적 입장에서 이 칼럼을 쓴다는 점을 밝힌다. 몇 달 전, 영국의 한 할머니와 대화한 일이 있다. 그 할머니는 영국에 본사를 둔 한국지사 은행에서 근무를 하면서부터 한국에 거주하게 됐다. 다년간 한국에서 생활했던 그녀는 한국 사람인 필자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던지 쉼 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 중에서도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해 물었다. 그녀의 이런 질문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한국에 입국하기도 훨씬 몇 개월 전이었다.  

한 영국 노인의 ‘곤혹스런’ 질문

“왜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무능력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까?” “왜 한국 사람들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위대한 인물로 묘사해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있습니까?”…. 그녀의 질문에 필자는 아무런 대답을 해 줄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이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대해 ‘인간승리의 위대하고 세계적인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나에게 물었다. 

필자는 적잖이 당황하며 물끄러미 먼 산을 바라보았다. 순간 필자의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초등 필독서,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내 아이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초등학생 필독서 전집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필독서 중에 그런 책이 있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필자는 자녀들에게 필독서인 만큼 아무런 의심 없이 그 책을 읽혔던 것이다. 과연 영국 할머니의 질문에 대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마땅히 설명해줄 것이 없었다. 그녀가 던진 질문의 맥락은 단 한가지였다. 

“너희 한국 국민들은 왜 아무것도 모르고 살고 있는가? 진실을 알고 싶기는 한 것인가?”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떠한 설명도 변명밖에는 되지 않을 것 같아 머리가 멍해지고 입안이 씁쓸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 국민들에게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위대한 존재였다. 일각에서는 그의 무능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그러한 비판의 목소리는 큰 힘을 얻지 못한 채 일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초등학생들에게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위대한 인물로 학습되고 있었고, 비단 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 심지어 대학생들에게까지 무비판적인 ‘인간승리의 세계적인 리더’로 학습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대선준비를 지켜보면서 이제야 국민들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몇 해 전부터 작년까지 국내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해 어떠한 사실적 보도도 비판적 관점의 보도도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언론은 여론의 공분 속에서 눈치껏 사실적 보도를 내보내려고 애쓰고 있다. 

심지어 반 전 총장의 왜곡된 사실까지도 앞장서 보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상파 3사의 뉴스와 종합편성채널의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작년까지는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들의 노리개 노릇을 하더니, 이제는 여론에 아부하듯이 비판적인 보도를 일삼는 실정이다.  

뒤바뀐 방송뉴스 선호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 갤럽은 2016년 12월 중순,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방송사와 뉴스 채널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5%는 종합편성채널 JTBC를 선호했고, 18%는 KBS, 10%는 YTN을 택했다. MBC는 5%, 그 외 채널은 2% 미만이었다. 조금 놀랄만한 결과는 응답자의 9%가 선호하는 미디어 뉴스 채널이 “없다”는 것이다. 성인 1000명 중 90명이 한국의 그 어떤 방송사와 뉴스 채널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간에는 지상파 방송사가 뉴스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이미 대다수 국민이 JTBC와 손석희 앵커의 투쟁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JTBC와 손석희 앵커의 무한신뢰 원인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사건을 밝힌 것’과 ‘끈질긴 취재를 통해 한국 정부와 검찰에서도 찾아내지 못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 것’ 때문일까. 

아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1000명 중 450명이 JTBC를 신뢰하고 선호하는 원인을 말함에 있어서 타 방송사와 비교해 권력자-이제 와서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왜곡 보도하지 않는 것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도 신속하고 진실 된 뉴스를 보도해 무한한 신뢰를 받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 방송사에서 진실을 보도하고자 애쓰고 노력했던 수많은 기자들은 해직을 당한 상태다. 

신문방송학·언론학·사회학·조직학 관련 연구자들은 오래 전부터 조직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언론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 사회발전과 당면한 사회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공통적 요인으로 ‘신뢰’ ‘진정성’ ‘개방성’ 등을 주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의 방송사는 광고와 협찬을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그로 인해 ‘신뢰’와 ‘진정성’을 짓밟았고,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할 방송사 뉴스는 권력자들과 자사이익을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는 경쟁이라도 하듯이 가리개 역할을 제대로 해 왔다. 겉으로는 공정한 보도의 메카인 것처럼 했으나 속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경쟁에 매몰돼 본질을 잃어버린 지상파 3사의 언론 신뢰도는 속절없이 무너져 버렸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비판적인 시각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상파 방송사가 국민의 눈과 귀를 호도하는 보도를 할 때 국민이 더 사실에 입각해 정보를 비교 탐색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의 파행을 촉구하는 일에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배신과 국민의 파격적 에너지

앞으로 대선 후보자들의 선거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방송사에서는 후보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공약을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는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빼앗긴 여론의 신뢰를 되찾고자 고군분투할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미 이러한 투쟁을 시작했다.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자 애쓰고 있고, 보도의 공정성을 홍보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 전략을 구사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여론 획득만을 위한 목적의 서바이벌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 국민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똑똑할 뿐만 아니라 분노를 품고 있다. 한국 국민이 똑똑해진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언론 배신이 한 몫 했을 것이다. 더 이상 믿을 것이 없다는 것은 꽤나 파격적인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국민은 이 땅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다음 세대를 키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위대한 목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불안과 고된 노동 속에서도 버텨냈다. 살아가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미디어에서 전달하는 정책 뉴스와 부동산 정보, 혹은 정부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그에 맞춰 삶의 계획을 바꾸기도 했다.

그렇게 미디어에 관심을 갖고 기대를 하게 된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왜곡보도가 간간히 보이고, 정치적 성향을 내포한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그래도 뉴스는 공정하고 정확할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지상파 방송사의 실체는 여실히 드러났고, 국민의 배신감은 분노를 넘어 불신의 벽까지 만들어 버렸다. 

올해 지상파 방송사는 마음이 떠난 여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서바이벌을 벌일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이러한 처절한 노력이 속에는 썩어가는 시체가 있는데 겉만 멋들어지게 단장한 무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등 돌린 국민을 되돌리고자 다시 왜곡된 선동보도를 하려고 애쓴다면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모양의 가리개로 또 다시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꼴이 될 것이다. 

미디어 서바이벌에서 과연 지상파 방송사는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종합편성채널이 지상파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인가. 결과가 어느 쪽으로 기울더라도 미디어 서바이벌의 피해자는 언제나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는 것이 쓰디 쓴 사실이자 진실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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