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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모르쇠, 묵묵부답, 변명…더 이상 안 통한다
모르쇠, 묵묵부답, 변명…더 이상 안 통한다
  • 이원섭
  • 승인 2017.02.05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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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위기관리 기술…“솔직히 인정하고 고백하라”

최근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요즘 같은 복잡다단한 세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최선은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게 우선이지만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과거와 같이 어느 정도 관리(통제나 예측)할 수 있는 단순한 세상이 아니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제 4차 산업혁명시대, 융·복합 환경에서는 사전의 위기관리는 거의 불가능하고 사후 위기수습이란 말이 더 타당하다. 정부나, 기관이나, 기업이나 또는 개인에게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 아래 잘 수습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방법일 수 있다. 

위기관리의 본래 목적은 위기에 대처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최소화시키고 그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일련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제 사전 위기관리는 없다는 가정 하에 예상된 위기의 사전 방지는 없다고 보고 예상치 못한 위기발생에 대해 그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신속하고 진솔하게 대응해 그 확산을 막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일과 관련한 위기들을 정리해 사후 즉시 대처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놓은 것이 필요하다. 언제 일어날지 몰라도 막대한 예산과 인력, 시간을 투자해 ‘만사불여튼튼’이라고 외치는 대비처럼 위기도 모든 조직에서 CRO(Chief Risk Officer)를 두고 대처해야 한다.

요즘 사태들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바로 위기발생 시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중앙 컨트롤타워가 평소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령 자리나 사람이 있었다고 해도 조직이나 데이터베이스가 없고 경험도 없는 사람이 있었기에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데이터시대, 대중이 더 많이 알고 있다

필자 나름대로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사건들을 보며 느낀 점이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후 대응하는 자세들을 보면 대개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①최순실 게이트에서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해 그동안 누구도 하지 못했던 국민 대통합을 단숨에 이루게 해 준 ‘변명 은폐형’ ②솔직하게 위기발생 현실을 인정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풀어나가면서 진실을 밝혀내는 ‘솔직 설득형’ ③이것도 저것도 아닌 묵묵부답의 ‘모르쇠 침묵형’ ④위기발생에 대한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고 더 큰 사태로 발전하지 않도록 해 더 이상의 위기가 없게 하는 ‘인정 수습형’ 등이다. 

이 중에서 어느 위기대처법이 가장 현명한 것인가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②, ④라고 말 할 것이다. 반대로 ①과 ③은 최악의 위기관리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식이 통하는 위기관리 방법이 현실에서는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일까. 답은 명쾌하다. 아직도 과거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모르쇠, 묵묵부답, 거짓 변명 등이 통할 수 있는 사회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군중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위기 관련 데이터들이 본인이나 소수에게만 독점적 소유물이었으나 지금은 이 데이터들이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고 데이터를 넘어 정보까지도 나 이외에 대중들이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Data는 정보를 작성하기 위한 자료이며 정보는 이 Data들의 집합을 통해 얻은 사실). 

이번에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는 최근 그가 구입했다는 폭스바겐 자동차 데이터가 없었다면 J언론사 기자가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자동차 구입 데이터를 가지고 그의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고 체포에 정확한 정보를 현지 경찰에 제공한 것이다. 예전의 상식으로는 개인이 무슨 차를 구입했고 차종이 무엇인지는 나만 알 수 있는 비밀이었다. 이런 시대에서는 얼마든지 은폐하고 거짓이 통했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신정환, MC 몽 vs 강호동

산업간 교류와 융합이 가능해진 웹 세상에서는 모든 데이터와 정보가 개방되고, 공개되고 가공이 가능해져 더 이상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자신의 데이터를 남기지 않으려 해도 그건 소극적 방어 수단일 뿐 적극적인 대중의 입장에서는 정보 속에 하나의 데이터로 남아 영원히 존재해 언젠가는 노출이 되는 것이다. 

그 예가 바로 청문회에서 굳건하게 거짓을 증언하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박영선 의원이 제시한 과거 사진 데이터를 증거(이 증거도 네티즌들이 찾아낸 오래 전 과거 사진 데이터)로 제시하자 진실이 밝혀진 사실이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씨를 이제 보니까 못 들었다고 말 할 수는 없다”면서 “최순실씨를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발뺌을 했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증언들이 단번에 거짓이었음이 증명된 후였다. 전형적인 ①번 형의 위기 대응법이었다.

반면, 수석비서관과 관련 업체 직원들은 솔직 설득형과 인정 수습형으로 대처해 같은 공범의 위치에 있지만 국민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위기는 나로 인해 발생되고 내가 관리는 하는 것이지만 그 결과와 판단은 대중이 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내 관점, 특히 세상 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다. 

또한 대중의 이해심은 깊이가 너무 얕고 이기적이어서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응이 늦거나 진솔한 대응이 없으면 화산처럼 부글부글 끓다가 폭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연예인 위기관리법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변명 은폐형의 대표 사례인 신정환과 MC 몽의 경우를 보면 이미 일어난 잘못에 대해 숨기고 변명 대응만을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결국에는 무리수를 두어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 냈고 그 결과는 연예계 퇴출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맞아 지금 은퇴한 수준으로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인정 수습형의 대표격인 강호동 탈세 사건은 좋은 위기대응 사례이다. 잘못을 했고, 인정을 했고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인 은퇴 선언으로 마무리를 해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갈무리를 잘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는 일정 자숙기간을 지나 지금은 다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중의 위기관리에 대한 이중성이다.

‘-50=+100’

위기관리라는 용어를 영어로 그대로 옮기면 ‘Risk Management’인데 본래는 경영이나 경제 분야의 전문 용어다.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 시작된 보험이론의 한 분야로서 기업경영이나 조직운영에 따르는 리스크의 악영향으로부터 자산, 사업 수행력을 최소의 비용으로 보호하는 경영기법”이라고 설명돼 있다. 

앞에 길게 말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위기관리에 적용해 보면 조직에서 위기(risk)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만약 발생했다면 그동안의 명성이나 지위, 인지도를 지켜야 하고, 그 방법으로는 최소한의 방법론을 써야 한다. 그 최소한의 방법이 바로 ‘솔직 설득’과 ‘인정 수습’이다. 

얼마 전 지하철을 이용하다 짜증이 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왜 이렇게 고장이 자주 일어날까. 걸핏하면 고장이 나 화가 나지만 간단한 사후대책으로 그 짜증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고치겠다고 하면 시간이 좀 걸리고 불편해도 용서가 된다. 작은 사인물의 문구 하나가 괜히 화를 냈던 나를 무안하게 한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위기수습의 작은 유형이다.

끝으로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경제 분야에서 나온 용어이니 주식투자에 있는 ‘-50=+100의 법칙’으로 위기관리의 종착점을 말하려 한다. 주식 투자는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한다. 그런데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착각을 하고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리스크에 대한 개념이다. 만약 내가 투자금의 절반을 잃으면 다시 원상회복하기 위해서는 잃은 만큼(50) 회복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두 배(100)를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경쟁자, 경쟁 기업과 시작은 1 대 1이지만 위기를 맞고 난 후의 상황은 내가 잃은 만큼의 차이가 아니라 잃은 두 배만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착각하면 안 된다. 위기수습도 마찬가지다. 하나를 잘못하면 그 만큼의 투자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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