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는 병원, 교사 없는 학교 생긴다
의사 없는 병원, 교사 없는 학교 생긴다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7.02.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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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30 미래 세상은 ‘기술의 빅뱅 시대’ 규정

앞으로 15년, 2030 세계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LG경제연구원은 기술, 경제, 비즈니스,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거의 모든 것의 빅뱅’을 예고한다. 전 부문에 걸쳐 근원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변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다가올 2030 시대를 ‘기술의 빅뱅 시대’로 규정하면서 대변혁의 단초를 기술 혁신에서 찾는다. 2030 미래 세상에서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가상현실, 3D 프린팅,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독자적으로 또는 서로 뒤섞이며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다양한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곳곳에서 전례 없는 변화와 충격이 나타날 것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의 발달로 디지털 빅브라더가 출현할 수도 있고,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나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위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똑똑한 기계’와 공생하며 이를 활용할 방안을 찾아낼 것이다.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과 트럼프 당선은 무역 자유화와 세계화에 제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향후 미국의 외교•통상 정책의 변경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세계 질서의 재편이 예견된다.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고 대외 변수 충격에 예민한 우리 경제의 특성상 미국의 역할 변화와 세계 패권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생명과학과 의료 기술의 혁신은 100세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65세가 넘어도 과거처럼 늙고 병든 말년의 인생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전히 40~50대와 같은 수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젊은’ 노인이 등장할 것이다.

2030년 신노년층은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시장의 주요 고객층이 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집단과 커뮤니티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새로운 인적자원이 될 것이다.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 또한 커질 것이다. 세대 간 갈등이나 노인 빈곤, 고독사 및 단절 사회 심화, 사회 활력 저하와 같은 그림자가 짙어질 것이다. 노후 대책이 부실한 지금의 은퇴 세대는 상당수가 향후 노인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의 또 다른 그늘로는 간병 이슈가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100세 인생 시대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과제를 던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파괴적인 변화를 더 빈번하게 목격할 것이다. 다가오는 모든 것들의 빅뱅 시대! 지금부터 우리가 경험하고 받아들여야 할 미래는 단절적이고 와해적인 기술과 제품,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 그리고 여기에 맞는 제도와 시대정신의 총체가 될 것이다. 

기술 빅뱅의 서막

다가올 2030 시대는 기술 빅뱅 시대가 될 것이다. 새로운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밑바탕에는 기술 혁신과 발전이 자리한다. 2000년대 서막을 알린 정보통신 기술 혁명은 모바일·스마트 시대를 거쳐 이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등장하게 될 수많은 기술 가운데, 무엇보다우리가 주목할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나날이 더 똑똑해질 ‘사람을 닮은 똑똑한 기계’ 시대의 개막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업 세계, 기업의 비즈니스와 각종 조직의 운영에 사상 초유의 임팩트를 가져올 것이다. 과거 1, 2차 산업혁명이 인간을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다면 인공지능이 구현해 낼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인간은 지식 노동에서 조차 해방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연구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며 향후 직업의 33~63%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의사가 없는 병원, 인공지능이 중심이 된 금융시장, 교사가 없는 학교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자동차 및 휴대폰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얼굴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한 발짝 더 다가온 기술인 가상현실이나 3D 프린팅의 경우, 이제는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외에도 인간의 생존 조건 가운데 으뜸이라고 할 물과 식량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 분야의 다양한 실험,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고 더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할 생명과학과의료 분야의 거침없는 혁신, 우주 항공 분야의 도전, 뇌 과학 분야의 탐색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이동

에너지 패러다임에 나타날 혁명적 변화도 기대할 만하다. 그동안 경제성에서 열세에 있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이 관련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혁신 노력에 힘입어 최근 세계 전역에서 에너지 패러다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를 굳혀가는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상용화가 빠르게 추진되면서 2030년은 화석연료가 지배 하는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100년 전 마차가 뉴욕의 도로에서 사라진 것처럼, 화석연료를 태우는 화력발전소가 사라지고, 내연기관차가 도로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날도 머지않았다. 거대 송전탑이나 전봇대 역시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대신 풍력발전기가 더 많아질 것이고, 주택과 업무용 빌딩의 지붕이나 벽면은 각양각색의 태양광 패널로 뒤덮일 것이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석유, 석탄, 가스, 내연기관 자동차, 전력 등을 쥐락펴락해온 거대 기업이나 산유국의 몰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해 질 전망이다. 대신 2030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에 앞장서는 전 세계의 수많은 혁신 기업과,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소비·저장하는지역의 개별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 큰 힘과 자유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분산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사용 후 잉여 전력을 다른 곳에 파는 이른바 ‘에너지 프로슈머(Energy Prosumer)’의 등장은 산업혁명 이후 에너지를 매개로 생산자에 집중됐던 경제사회 권력이 최근 에너지 패러다임 이동과 더불어 수 세기 만에 소비자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국가, 기업, 소비자를 막론하고 기존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반(反)세계화와 슈퍼 차이나의 등장

2030 미래 세상을 알리는 변화의 기운은 비단 과학기술 분야 뿐 아니라 경제사회 분야에서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큰 패러다임의 전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전 세계를 뒤흔든 브렉시트나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1980년대 이후 거침없이 이어져온 무역 자유화와 세계화의 흐름에 제동이 걸렸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불황은 일시적이며, 경제는 곧 성장세를 회복한다’는 명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이후의 미국은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고, 세계경제는 그런 소용돌이 가운데 저성장의 탈출구를 찾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그동안 외부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는 최근의 반세계화 흐름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더불어 2030년 글로벌 경제 질서의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은 지금보다 몇 배 더 크고 강해진 중국의 등장이다. 1980년대 말 냉전이 종식된 이후 20여 년간 지속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미국과 중국 중심의 G2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우리는 이미 경제, 산업기술, 군사, 외교 각 분야에서 양자 간에 마찰음이 생겨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의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하더라도 중국 경제, 중국 기업, 중국 소비자의 글로벌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2030년이면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지구촌 전역에서 천연자원, 돈, 사람, 기술을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는 중국이라는 거대 블랙홀과의 관계 설정에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 체제 경쟁 속에서 전략적 균형이 더 긴요해 질 것이다.

저성장·고령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

저성장의 고착화로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고 저금리가 일상화 되는 등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시대, 우리는 이 기간을 어떻게 맞이할까? 그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저성장의 해법을 찾는 일은 국민과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의 노력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이전의 성공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글로벌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수출 확대 정책만 밀어붙인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기업들 역시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보호주의 파고와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에 맞서는 한편, 제조업과 서비스 혁신을 통한 산업구조 개혁, 미래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부족한 내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2030년이면 인구 고령화 흐름에 가속도가 붙어 일본과 세계 최고령 국가 타이틀을 다투게 될 것이다. 경제성장 활력이나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 학교나 시민단체 등 사회 조직도 저성장·고령 사회 특유의 느슨하고 무기력한 분위기가 완연할 것이다. 고령자들의 노후 부양 문제는 계속 사회적 난제로 남을 것이며, 저출산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신규 투자가 부진하고, 인공지능이 장착된 똑똑한 기계가 대거 출현하며, 중국이 대한민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청년 세대의 좌절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진학과 취업부터 결혼, 출산, 육아, 은퇴와 노후 준비에 이르기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된 100세 인생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지가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에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척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할 것이다.

미래는 누가 차지하는가

미래(未來)는 말 그대로 오지 않은 것이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영역을 들여다보는 일은 이미 크고 작은 오류와 실패를 예정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기술, 그리고 환경과 경제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바꾸는 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10여 년 동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변할 것이다. 폭넓은 다양성과 함께,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가치관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요구하고 있다. 기술, 경제, 사회, 인구구조 등의 동시다발적 빅뱅 현상이 가져올 충격의 폭과 깊이, 그리고 강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과거의 지식만으로는 미래에 대응할 수 없다. 미래를 바꾸거나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살아갈 나의 모습은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 변화는 두려운 것이지만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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