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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탈 때마다 욕을 하면서도 다시 찾는 저가 항공
탈 때마다 욕을 하면서도 다시 찾는 저가 항공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12.06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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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에어 Ryan Air

연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과 성장의 기반이 되는 산란이라는 목표를 위해 힘들어도 흐르는 물살을 역영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연어다움이다. 연어가 연어다움을 가지고 있을 때는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기업다움’을 지니고 있다면 비즈니스 정글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다움’은 어떻게 발견하고 집중할 수 있을까? 혹자들은 ‘~다움’은 본질을 깨달음으로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자신과 가족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드는 것, 최선의 노력을 다해 만든 음식이 고객들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 음식점 운영을 통해 종업원들이 ‘우리가 이웃과 사회에 가치있는 일을 한다’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것 등이 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고 이병철 선대회장은 “무슨 일에나 그 일의 핵심이 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책임자가 핵심적인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겉으로만 중요하게 보이는 일, 돈을 계산하거나 손님에게 인사하는 일을 주요 업무로 생각하면 사업에 깊이가 없어지고 뿌리내리기 어려워진다. 책임자는 회사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해야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손대면 절대로 안 된다”라며 업의 본질을 중요하게 여겼다.
업의 본질이란 그 업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인 것이다. 사업이나 일들은 저마다 독특한 본질이 있다. 기본, 본질 혹은 핵심 가치가 변하면 업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최악의 경우 업의 특성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업의 본질만을 유지하면 지속가능성은 얻을 수 있다. 

기본에 충실…화장실 유료화 등 역발상 전략 히트

라이언 에어(Ryan Air)는 업의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고객보다 고객을 더 잘 아는 기업이라 평가받는다. 1985년 크리스토퍼 라이언(Christoper Ryan), 리암 로너건(Liam Lonergan) 그리고 토니 라이언(Tony Ryan)에 의해 단돈 1파운드의 자본금과 종업원 25명, 그리고 EMB-110 Bandeirante 항공기 1대로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유럽의 저가 항공사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최고의 항공사라면 으레 예쁜 승무원, 무릎 꿇고 앉아서 고객을 대하는 친절한 서비스, 공짜처럼 느껴지는 다양한 편의시설 등이 생각 날 것이다. 하지만 라이언 에어는 이 모든 것을 배제하고 과감하게 업의 본질로 승부를 걸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라이언 에어는 승객에게 물 한 잔도 공짜로 주지 않는다. 화장실도 돈을 받고 사용해야 한다. 공항에 가면 반드시 있어야 할 탑승수속 창구도 없다. 항공요금 환불제도도 없고, 손으로 들고 가는 짐 이외에 화물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은 라이언에어를 이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라이언 에어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항공료가 공항 버스비용보다 싸다는 점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서비스가 형편없더라도 고객들은이 항공사를 이용한다. 탈 때마다 욕을 하면서도 다시 탄다. 일찍 예약하면 세금과 수수료를 포함하고도 유럽의 주요도시를 1만 원 정도에 갈 수 있는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라이언 에어를 이용하는 것이 값이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항공산업의 본질은 친절한 서비스나 다양한 편의시설, 공짜 음식의 제공이 아니다. 정확한 운행시각, 안전, 저렴한 비용이라는 3가지가 업의 본질이다. 라이언에어는 부수적인 서비스를 모두 버리고 3가지 업의 본질을 강화했다.

코스타스 마르키데스(Costas C. Markides. 56) 런던비즈니스스쿨(LBS) 교수는 “파괴적 혁신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이 잡지 못한 새로운 소비자층을 발굴해낸다. 항공업계의 혁신기업인 라이언 에어 같은 항공사들은 전통적인 항공사들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로엔드(low-end/ 기본 기능만 제공하는 가장 저렴한 상품) 시장에 주목했다. 수하물이나 기내식 같은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항공료를 낮추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기존 항공사들은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기업인이나 부유층만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기존 기업들은 신생 경쟁 업체가 등장했을 때 자사 고객에게 경쟁사의 제품이 끌리는지 물었고 안심했다. 하지만 이는, 파괴적 혁신기업이 그동안 찾아내지 못한 소비 수요를 발굴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라며 라이언 에어의 전략을 높이 샀다.

국제선 탑승객 수, 부동의 세계 1위

라이언 에어는 1985년 설립된 이후 거의 10년 동안 이익을 내지 못하고 망할 날만 기다리던 기업이었다. 그런데 마이클 올리어리(Michael O'Leary. 55)가 CEO가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올리어리는 싼 요금과 정확한 운행 시각만 보장된다면 서비스의 불편함을 감수할 고객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유명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Southwest Airlines)을 철저하게 분석한 올리어리는 동일한 시스템을 자신의 기업에 도입했다. 우선 모든 항공기 기종을 보잉 737-800 한 기종으로 통일했다. 기종을 통일해 부품을 규격화하고 정비의 효휼성을 높여 운행 안정성을 높였다. 
이용이 적은 변두리 공항을 이용하면서 비행기의 이착륙 시간을 최소화 하고, 정비의 효율화로 얻어진 시간 단축을 통해 비행기 운행의 횟수를 늘렸다. 항공 산업은 비행기의 대당 운행 횟수를 얼마나 늘리느냐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올리어리는 시장과 경쟁자를 다시 정의하는 통찰력도 발휘했다. 라이언 에어는 대형 항공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전략이 아니라 버스, 기차,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 비행기를 타도록 유도하는 전략에 집중했다. 경제 상황과 시장 변화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도 발휘했다. 유가 상승과 세계적인 경제 불황을 통찰하고 줄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줄였다. 탑승 수속 없이 인터넷으로 체크인하게 한 결과 탑승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었다. 지정석도 없이 순서대로 탑승하고, 큰 짐을 들고 타면 추가요금을 내야 하니 승객들 대부분은 간편한 짐만 가지고 비행기를 탄다. 
또, 의자도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 그 결과 승무원이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할 때 기내를 돌아다니며 의자를 원상태로 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 의자에 달린 주머니도 모두 없애 기내청소를 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의자 간격도 넓어져 승객의 만족감은 상승했다. 

다른 항공사들은 운행 횟수가 비행기 한 대당 하루 평균 4~5회가 고작이지만, 라이언 에어는 비행기 한 대당 하루 평균 8회가 넘는다. 운행 횟수의 증가는 라이언 에어의 수익성을 강화시켰고, 그간의 손실을 만회함은 물론 전 유럽에서 손꼽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라이언 에어는 국제선 탑승자 수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선을 포함한 전체 승객 수로는 에어프랑스(Air France)와 루프트한자(Lufthansa)에 이어 유럽 3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이미 2009년에 1, 2위 기업을 넘어섰다. 그 기업들이 경기 불황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때 라이언 에어의 흑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서도 라이언 에어의 탑승객 수는 점점 더 늘어갔다. 라이언 에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업의 본질을 충분히 통찰하기만 해도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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