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하는 자세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하는 자세
  • 김지효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 승인 2016.08.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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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오는 9월 28일에 소위 ‘김영란법’, 즉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위헌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나, 최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법의 각종 내용이 합헌이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부정청탁법의 시행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판단으로 인해 일단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그에 따라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부정청탁이나 금품 등의 제공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출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청탁금지법의 시행이 불과 1개월 남짓 남은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청탁금지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3·5·10’이라는 숫자 뿐이다. 그 동안 소위 ‘3·5·10 조항’으로 불리는 밥값·선물값·경조사비 상한 조항이 지나치게 관심을 받으면서, 국민들이 청탁금지법의 내용이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들에 대해 식사비·선물값·경조사비를 일정한 액수로 제한하는 내용만 담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오해를 갖고 있으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자칫하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게 될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인도 알아야 할 행동요령

청탁금지법은 위와 같은 ‘금품 등 수수 및 제공행위’를 금지하는 것 외에도, 그 동안 국민들이 큰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해 왔던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중요한 내용으로 담고 있다. 따라서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 이러한 부정청탁 행위 역시 금지된다. 예를 들면, 고향의 대학병원에 입원 수속 대기중인 노모(老母)를 위하여 고등학교 친구인 해당 대학병원 의사에게 모친의 입원순서를 앞당겨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도 금지되는 부정청탁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비단 공직자나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청탁금지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위반하지 않기 위한 행동요령을 습득할 필요가 있는바, 이하에서 간단히 이러한 행동요령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직자 등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라면 해당 내용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직자 등의 권한을 남용/일탈케 하는 것이 아닌지 신중히 고려하여야 한다. 
청탁금지법은 일반 국민들이 공직자들로 하여금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직자 등의 권한을 남용/일탈케 하는 부정청탁을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공직자 등에게 어떠한 부탁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부탁이 공직자들로 하여금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직자 등의 권한을 남용/일탈케 하는 것이 아닌지 신중히 고려하고, 그러한 것이 아닌 경우에만 부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제3자를 위하여 청탁을 하거나 제3자를 통하여 청탁을 하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온정주의 문화가 남아 있어, 다른 사람을 위하여 청탁을 하거나, 청탁대상자를 잘 아는 다른 사람에게 대신 청탁을 부탁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청탁금지법은 오히려 ‘직접청탁’은 처벌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제3자를 위한 부정청탁’이나 ‘제3자를 통한 부정청탁’의 경우는 과태료의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위한 청탁행위나, 다른 사람을 통한 청탁행위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자나 법인의 임직원이 해당 법인의 이익을 위하여 부정청탁을 할 경우에는 곧바로 법인인 제3자를 위한 부정청탁에 해당하므로, 사업상 청탁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자신과 조금이라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자와 식사를 하거나 경조사를 챙길 경우에는 사교·의례비 한도(소위 3·5·10)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한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 등에게 식사 등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하지만 익히 알다시피,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정하는 한도의 금액(소위 3·5·10 / 3·5·10만원의 한도는 확정된 것이 아니고, 현재 정부부처에서 해당 금액을 얼마로 할지 여부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의 중) 내의 식사비·선물값·경조사비의 제공은 허용이 된다. 
다만 해당 한도의 금액을 단 1원이라도 초과할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과 조금이라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자와 식사를 하거나 경조사를 챙길 경우에는 사교·의례비 한도를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직무관련성이 있는지 여부가 애매한 경우라면? 애매할 때에는 당연히 조심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3만 5천원 짜리 식사 대신 2만 9천원 짜리 식사를 대접받았다고 하여 이를 문제 삼을 공직자는 없을 것이다.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조차 고쳐매지 말라”

넷째, 친한 사이일수록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국민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직무관련성이 없는 공직자 등에 대하여도 소위 3·5·10만원의 사교·의례비 한도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은 직무관련성이 없는 공직자 등에 대하여는 1회 100만원 이하, 한 회계연도 내 300만원 이하의 금품 등 제공은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매우 친한 친구가 공직자라 하더라도, 그와 직무관련성이 없다면 1회 100만원의 경조사비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된다.
하지만,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1회 100만원, 한 회계연도 내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고, 아무리 친한 사이의 공직자자 하더라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사이라면 위 사교·의례비 한도를 초과하여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지나치게 많은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직무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삼가야 할 것이다.
다만, 정당한 권원(채무의 이행 등)에 의한 금품 등, 민법상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등, 모임 및 친목단체가 회칙 등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제공하는 금품 등, 지속적인 친분관계가 있는 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기타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금품  등은 수수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그 제공이 허용된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이 청탁금지법 시행에 대비하여 일반인들이 주의하여야 할 행동요령에 대하여 아주 간단히 살펴보았다. 옛 말에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조차 고쳐매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청탁금지법이 처음 시행될 즈음에는 법률 위반여부 및 그에 따른 처벌여부에 대한 상당한 혼란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럴 때일수록 위 격언을 되새기며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김지효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2006, 학사)
사법연수원 40기 수료(2011)
업무분야 : 기업자문, M&A, 금융, 노동 등  
http://www.kcllaw.com/prof/?no=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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