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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 …끈질긴 ‘바퀴벌레 정신’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 …끈질긴 ‘바퀴벌레 정신’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8.3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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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체 사옥 건립,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 선정 2015년 최고의 직장 1위, 2016년 현재 추정 기업가치 300억 달러(약 33조 원).
숙박 공유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을 운영하는 에어비앤비(Airbnb)의 화려한 행보다. 창업 8년 만에 에어비앤비는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중국판 우버(UBER/ 차량 공유 서비스)로 불리는 다다추싱(滴滴出行)을 제치고 비상장 알짜기업 3위에 올랐으며, 글로벌 3대 호텔 체인인 힐튼·매리어트·하얏트의 시가총액도 모두 제쳤다. 경이롭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에어비앤비의 고공 행진이다.

월세로 시작한 3인의 동업

에어비앤비는 200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월세로 얻은 방에서 사업 구상에 몰두하던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조 게비아(Joe Gebbia), 네이선 블레차르지크(Nathan Blecharczyk)는 자신들이 부담하는 월세도 제대로 내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세 사람은 간단한 아침식사와 아파트의 남는 공간을 여행자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침 샌프란시스코는 매년 수백 회의 전시회와 박람회가 개최돼 성수기에는 호텔 방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투자가를 찾아 나서는 한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등 고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의욕과 다르게 사업 초기에는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낯선 사람들 자신의 집에 들인다는 발상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마침 버락 오바마가 출마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이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렸다. 8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면서 에어비앤비는 독특한 서비스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선뜻 투자에 나서는 이는 없었다. 하루에 20명의 투자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10명에게 답신을 받은 뒤 이 중 5명과 카페에서 만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다시피 했다. 2시간을 미팅하고도 허탕을 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적다며 투자를 거절했다. 좌절을 맛보며 신용카드 빚이 2만 달러까지 늘어났고 에어비앤비는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했다. 

투자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빚에 허덕일 즈음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투자회사 와이콤비네이터의 설립자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손을 내밀었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업계를 휘젓고 다니는 청년의 이야기가 그레이엄의 귀까지 들어간 것이다. 폴 그레이엄은 에어비앤비에 2만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액수가 크지 않은 편이었지만 그레이엄이 관심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에어비앤비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세워이아캐피털 같은 거물 벤처캐피털로부터 수십억 원의 투자가 이어졌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폴 그레이엄의 조언을 받아들여 뉴욕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에어비앤비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벤처정신

투자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고객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체스키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돌았다. 에어비앤비 사용자와 집주인 40여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후 주말에 자신의 집을 빌려주고 1000달러(약 117만 원)를 벌어들인 맨해튼의 에어비앤비 고객이 인터넷에 소문을 내면서 집주인들은 앞다퉈 자신의 방을 내놓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던 사람들이 귀국해 에어비앤비에 방을 등록하면서 시장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확대됐다.
에어비앤비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부작용이 대두되기도 했다. 체스키는 단 한 번의 성공보다 지속 가능한 성공을 추구했고, 부작용에 발목 잡히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 영향으로 현재까지 고객들과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시스템을 보완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대행, 사전 신분 조회 의무화, 객실 제공자에 대한 100만 달러 한도의 보험 가입 등 에어비앤비의 특화된 시스템은 현장에서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물이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블레차르지크는 “힘든 순간이 올 때 인내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에어비앤비의 성공 배경엔 바퀴벌레 정신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에어비앤비는 급성장하기 전까지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즈음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들은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투자유치를 받기 전,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리얼을 만들어 팔기도 한 일화는 유명하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들이 와이콤비네이터 투자자들을 만날 때 창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팔던 시리얼 박스를 보여주자 투자자들이 “꼭 성공하려는 끈질긴 의지를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은 끈질겼다.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궤도에 오른 후 체스키는 동료와 직원들에게 제한과 한계를 느끼지 말라 주문한다. 그는 “당신들 스스로가 디자인한 세계에서 살아라”라며, 직원들이 계속 혁신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지난해 전 직원 연례행사 자리에서도 그는 “불가능이란 말은 무시해도 좋다. 안전, 법규, 경쟁자 등 어떤 것도 에어비앤비를 무너뜨릴 수 없다. 에어비앤비를 무너뜨릴 단 한 가지는 과감함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회에 50억달러 기부 선언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의 이미지를 판단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적인 활동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이 우수한 품질의 재화를 생산하더라도 이윤에만 몰두한다면 결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측면에서 볼 때 에어비앤비는 향후 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체스키와 게비아 블레차르지크는 올 상반기에 세계 부호들의 자선재단 ‘더 기빙플레지’ 동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른 나이에 이룩한 부의 절반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세 명의 재산은 각각 33억 달러다. 에어비앤비의 주식을 똑같이 13%씩 차지하고 있는데 그 가치가 33억 달러 정도 된다. 이들이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재산의 절반 값을 합하면 약 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원 정도가 된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자선활동을 회사 차원에서도 꾸준히 펼쳐왔다. 2015년 1월 에어비앤비의 10만 이용자에게 10달러씩 총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특별한 친절을 베푸세요”라는 슬로건을 건 기부운동의 일환이었다. 10달러를 받은 고객이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기부 콘텐츠를 올리면, 파급력을 가지고 선행이 되풀이되는 방식이다.
아울러, 유럽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난민들과 구조작업에 힘쓰는 구조대원들을 위한 숙박시설도 제공하고 있다. 가정집 호스트는 무료로 거처를 제공하고, 에어비앤비 공식 홈페이지에는 똑같이 등록비를 납부한다. 그들이 낸 돈의 일정 부분은 NGO 단체로 흘러 들어가 다른 난민보호 기금들과 통합된다. 여기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무료로 자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선순환 구조가 자리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에어비앤비는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도 하고 있다. 긴급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피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지난 2012년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 샌디가 발생했을 때 1400명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을 대가 없이 24시간 개방하기도 했다.

“호텔과 대체재 아닌 보완재”

에어비앤비는 종종 주요 호텔 체인의 경쟁업체로 인식된다. 하지만 체스키는 이런 관점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는 에어비앤비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호텔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 그는 요즘 에어비앤비가 매리어트, 힐튼, 스타우트 같은 거대 호텔 기업들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체스키는 “우리는 호텔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 우리 고객들은 지역에 밀착된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호텔을 이용하기에는 예산 제약이 있지만 특정지역에 좀 더 오랫동안 머물길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진 특별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카테고리라 할 수 있다”며 “에어비앤비 때문에 시장 밖으로 쫓겨난 호텔은 아직 없다. 제로섬이 아니다. 우리의 성공은 호텔을 희생시키며 발생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권을 가져야 하고, 그 안에서 다른 종류의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에어비앤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편,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은 단순히 개인의 창업과 성공 스토리에 머물지 않고 북미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비즈니스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 및 한옥 협회 등과 제휴해 한옥 체험에 특화 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현재 ‘나눔경제(공유경제)’ 트렌드는 주거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동차를 공유하는 사업 모델로까지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나와 가까운 장소에서 차를 빌려 역시 가까운 장소에 주차하는 시간제 렌트 서비스 업체 ‘집카(Zipcar)’다. 이처럼 우리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 나눔경제가 파고들며 보다 많은 상품과 서비스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고 있다. 구매에서 공유, 렌트로 변화하는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에어비앤비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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