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10℃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Y
    12℃
    미세먼지
  • 대전
    Y
    13℃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15℃
    미세먼지
  • 부산
    Y
    15℃
    미세먼지
  • 강원
    B
    11℃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Y
    12℃
    미세먼지
  • 전북
    Y
    12℃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Y
    14℃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11℃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No Ad, No Article?”
“No Ad, No Article?”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6.08.01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4년 1월 대우그룹 홍보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이른바 홍보맨으로 불려온 지도 올해로 32년째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실로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정치적으로는 어느 정도 민주주의가 정착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의 OECD 회원국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해방 이후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이 40년 전인데 올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40개 이상이 목표라고 한다. 이처럼 전 국민의 축적된 노력의 결과로 긍정적인 발전이 많은 분야에서 일어났다고 본다. 

그런데 아쉽게도 발전은커녕 퇴보한 분야도 분명히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듯이 말이다. 그 중 하나가 안타깝게도 바로 ‘저널리즘’이라고 본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그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겠지만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몇 가지 에피소드 소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아마도 협찬 지원 거절 때문에…”

며칠 전 메이저 언론사의 중진으로 있는 친구와 오랜만에 점심을 같이 했다. 서로의 근황에 대해 이런 저런 잡담을 하다가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 친구가 최근에 만난 공무원이 겪은 스토리다. 얘기인 즉, 그가 모 신문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작지 않은 규모의 협찬을 해달라는 요청을 출입기자로부터 받았는데, 연초에 유사한 협찬을 한 적도 있고 관련 예산도 부족해 “이번에는 어렵겠다”고 정중히 이유를 설명하고 거절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후 소속 부처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더라고 한다. 부처 고위층에서 부정적 기사의 이유를 물어 할 수 없이 “아마도 협찬 지원 거절 때문이 아닌가 한다”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 공무원은 크게 질책을 받았고 서둘러 협찬 지원을 하고 말았다는 얘기다.

“예산만 풍족하면 누구나 홍보실장 할 수 있어요”

지난 달 어느 모임에서 우연히 고교 10년 후배를 만나 명함을 교환했다. 대기업 계열사의 홍보실장이었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었다. 언제부터 홍보업무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홍보실장에 임명된 지 채 6개월도 안 된다는 대답이었다. 자고로 홍보맨이란 직업은 전문 분야에 속하며 홍보실장이 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같은 일을 해 와야 한다고 했던 필자의 평소 주장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더욱 힘이 빠지는 답변이 지체 없이 돌아왔다. “선배님, 요즘 홍보실장은 광고나 협찬 예산만 풍족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요즘 홍보맨들에게는 선배님 시절처럼 언론에 기업의 좋은 기사가 크게 보도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아이디어를 낼 필요도 없고, 언론사 기자들과의 오랜 기간 동안의 교류를 통한 인맥 관리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부연 설명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해 오직 필요한 것은 언론사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광고 예산을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라는 씁쓸한 답변이었다.

“기사 관련 홍보 부탁은 절대 불가능”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충격적이라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모 신문의 데스크와 점심을 했다. 필자가 대기업 홍보팀장이던 시절 출입기자였던 그가 해외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한동안 한직에 있다가 편집국으로 복귀해 이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가 주저주저하며 얘기를 꺼낸다. “혹시, 기사 관련 홍보 부탁하러 오셨으면 미리 말씀 드리는데, 절대 불가능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사실 그날은 편집국으로 복귀한 그를 축하하고, 만난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아 밥 한번 같이 먹자는 그런 자리였다. 그렇지만 홍보대행사 대표인 필자가 향후 고객사의 기사 홍보 부탁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여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물어보게 되었다.  
그의 말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며칠 전에 신임 편집국장이 모든 데스크가 모인 자리에서 중대한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광고가 없는 출입처의 보도자료는 절대 기사화 하지 말라고, 더 더욱 홍보대행사의 보도자료는 아예 받지도 말라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일순 웃으면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식사를 하는 내내 속이 편치 않았다. 홍보대행사도 그렇지만 광고예산이 없거나 부족한 곳은 아무리 기사 내용이 훌륭해도 그 신문에는 기사 한 줄 실리기 어렵겠구나 생각하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 날 이후 필자는 지금까지 그 신문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혹시 몰라서 고객사에게는 광고할 예산이 있으면 기사 부탁을 해보겠다는 말은 했지만…
필자가 홍보 초심자였을 때가 기억난다. 기자들은 지금보다 터프했지만 원칙이 분명했다.  열심히 발로 뛰며 취재한 결과의 산물인 기명 기사에 대한 본인들의 자존심이 대단했다. 홍보맨들은 회사에 불리한 기사 한 줄, 제목 한 단어를 수정해 보려고 밤 늦게까지 기자와 씨름하며 새벽 별을 보고 퇴근한 적이 수 없이 많았다. 언론사의 편집국과 광고국은 철저히 경계선이 구분되어 있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는 그런 분위기였으니 당시 오늘날과 같은 현실이 되리라고는 상상 조차 어려웠다. 
사회 구석구석을 감시하고 잘못을 지적해주는 워치 독(watch dog) 역할을 하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저널리즘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