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오퍼의 명암
카운터오퍼의 명암
  • 유경희 스탠튼 체이스 코리아 상무
  • 승인 2016.07.04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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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처럼만 회사가 움직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기회를 주어도 더 이상 본인의 역할을 못해 이제 그만 나간다 해도 붙잡고 싶지 않은 사람은 젖은 낙엽처럼 붙어 있고, 같이 해보고 싶은 일도 많고, 회사와 오래도록 함께 했으면 하는 인재는 그만두고 나간단다. 어떻게 붙잡아야 할까?

# 사례1

저명한 외국계 금융관련 기업 A에서 TI(Technical Infrastructure) 개발업무를 담당하는 매니저 박 차장은 조직 내에서 꽤나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며 근무하고 있었다. 본인의 경력개발과 승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박 차장은 다른 회사로부터 해당업무와는 조금 다른 업무로 부서장급 제안을 받아, 면접을 보았고 구체적인 연봉협상의 과정까지 이르게 되었다. 
박 차장은 제안 받았던 조건에 만족하고 현재 회사에 이를 알리고 회사의 대응을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나 타기업으로부터 이런 조건을 제안 받았다. 자, 이제 회사에서는 나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꺼지? 어떤 제안인지에 따라 이직할 지 혹은 남을지 결정하겠다. 이 deal의 키는 내가 쥐고 있으니까’라는 심산이지만 매우 정중하게.
회사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했고, 사장은 예외적으로 박 차장과의 개인면담을 통해, 그의 애로사항과 커리어플랜 등 박 차장을 조직 내에 남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회사는 박 차장을 부장으로 승진시키고, 급여 역시 인상해 향후 6개월 안으로 부서장, 즉 임원으로의 승진까지 약속했다.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조건을 다 얻어냈다는 판단을 한 박 차장은 A회사에 잔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한달 후부터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했다. 박 차장의 회사와 딜을 하려는 심산을 안 사장은(겉으로는 정중히 얘기했지만 그의 의도는 너무도 뻔했다) 당시 박 차장을 대체할 인력이 없어 다독이며 많은 혜택을 부여했지만, 두달 정도 지난 시간에 박 차장 아래 과장급을 채용했고, 그에게 특명을 내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박 차장의 모든 업무를 신속히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물론 박 차장에게는 고된 업무로 고생하고 있으니 아래 직원을 채용해 줄테니 좀 더 큰 전략적인 계획에 집중하고 실무적인 업무는 새로운 매니저에게 이양하라고 커뮤니케이션했다.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사장은 전체회의 시간에 박 차장을 서서히 질타하기 시작했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일까지 발생하며, 박 차장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급기야 처음 사직사태가 발생한 후 5개월 정도 지난 이후 즉, 새로 채용된 과장급 인재가 박 차장 업무 백업이 가능하게 된 시기에 박 차장은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 받았다.

# 사례2

유명 외국계 소비재 회사 B에 있었던 사례이다. 마케팅 매니저 김 부장은 역량, 성과 등 조직 내에서 high performer였다. 인성과 태도 또한 상사, 동료 그리고 부하직원에게 인기가 많은 회사에서 꼭 지키고 싶은 인재였다. 
김 부장 역시 타 외국계 소비재 회사로부터 B회사보다 높은 직급과 연봉으로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이직하기로 결심하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선 사례 1처럼, 회사는 그를 잡아두려 안간힘을 썼지만 김 부장의 결정에는 번복이 없었다. 회유과정 중 회사는 꽤 파격적인 제안을 했지만 김 부장은 정중히 거절했다.(카운터오퍼를 거절하다니!)
다년간의 경험으로 새로운 조직에서 첫 한 달이 가장 많은 고민에 쌓이게 되는 시기이고 김 부장이 이직한 회사 현 상황이 좋지 않음을 간파한 B회사의 사장은 김 부장이 떠난 후 한달 정도 후 김 부장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파악해 볼 것을 인사 임원에게 지시했다. 인사임원은 우연을 가장해 김 부장과 캐주얼하게 점심을 함께 했다. 식사 중 김 부장은 새로운 조직, 부서, 업무 등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고, 인사 임원의 몇 차례 질문에 김 부장은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함께 일하고 있는 상사와의 관계였고, 흔히 말하는 서로간의 캐미가 확연히 달라 협업의 시너지는 고사하고 사사건건 의견충돌로 인해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조심하여 자재해 나가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인사 임원은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렸고 회사는 신속한 논의를 거쳐, 김 부장에게 즉각적인 오퍼를 날렸다. 처우는 옮긴 회사 기준에서 거의 동일하게 맞춰 제안했고 김 부장에게는 회사 B로 회귀하더라도 금적적인 손해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훌륭한 오퍼였다. 
김 부장은 기쁜 마음으로 회사 B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는데 거기에 조건을 달았다. 급여 및 처우는 어떠한 인상도 필요 없이 한달 전 본인이 받았던 것 그대로를 유지해 달라고 간곡히 그리고 정중히 요청했다.(파격적인 카운터오퍼를 또 거절하다니!) 회사에서도 김 부장의 충심을 이해하는 터라 그렇게 진행했고, 재입사 이후 김 부장은 변함없는 성실함으로 회사 B에서 마케팅 업무를 지속적으로 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회사에 후임자나 대체인력이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것을 이용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베팅을 한 박 차장. 그의 계산은 적중했고 달콤한 제안에 잠시 으쓱했으나, 곧 쓴맛을 봤다. 반대로 김 부장은 눈앞의 달콤한 제안을 거절한 대신, 회사에서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인기는 덤으로)
위 두 사례로 ‘박 차장 쌤통이다’를 생각하셨는가? 사실 사례1의 박 차장은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퇴직한 후 몇몇 회사로 이직해 경력을 쌓아갔고 현재는 한 외국계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사례2의 김 부장은 회사 B에서 마케팅 상무까지 승진했고, 현재는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카운터오퍼는 달콤하다. 그걸 어떻게 소화하고, 선택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물론 상기 사례가 각기 다른 사항이며, 상이한 회사문화이고, 해당 직원의 성향과 역량이 달랐으며, 무엇보다도 최고 경영자의 결정은 상반되었다. 
우리는 신규직원을 채용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는가? 그러나 아쉽게도 사직의사를 표현하는 직원에게는 채용과는 달리 많은 고민과 해결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고 간과하는 경우를 다분히 본다. 그러나 적어도 상기 2가지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 두 명의 CEO 모두는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고, 고민으로만 끝내지 않고 후속조치까지 미리 염두해 둔 솔루션을 실행시켰던 것이다. 박 차장과 김 부장 개인들은 그 당시 결정이 어떠했는지는 그들의 몫으로 남기고, 회사 측면만을 보았을 때는 두 명의 CEO 모두는 그들이 내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슬기로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만약 여러분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아, 참! 젖은 낙엽 말고 그만두고 싶다는 직원을 꼭 붙잡고 싶다면? 회사에서 직원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플랜을 진심으로 얘기해 보자. 진심을 담으면 상대의 마음은 반드시 움직이게 돼 있다.
 

유경희 스탠튼 체이스 코리아 상무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Cutco Korea, Ericsson Korea에서 근무한 후 국내 서치펌으로 자리를 옮겨 10 년 이상 근무를 한 바 있다. 2015년 스탠튼 체이스 코리아의 소비재 담당 전문 컨설턴트로 영입이 되어 현재는 주로 외국계 회사의 임원급 써치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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