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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잘 놀고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
잘 놀고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7.04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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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만족해야 창조성+기업이익 동시에 ↑

“지난 몇 년간 휴가 한 번 가지 않았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그가 창조적인 비즈니스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창의성이기 때문이다.”

미국 인디애나 주에 있는 Inland Container Corp.의 창립자 헤르만 크래너트는 창의성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때 뒤따라온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많은 연구결과에서 휴식은 창의성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이라 말하곤 한다. 잘 쉬고 잘 놀아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창조성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오늘날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범세계적인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인 그들의 아이디어는 세계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구글의 예가 가장 대표적이다.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발표하고, 로봇 택배를 개발하고, 아프리카에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며 거대한 풍선에 통신기기를 매달아 성층권으로 띄우는 엉뚱하고도 발칙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혁신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들을 보면 “앞으로 구글이 무엇을 내놓을지 구글도 알 수 없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재미있게 일하며 놀아라! 

구글을 성공모델로 삼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미국의 기업들은 너도나도 직원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허물고 통제와 관리 대신 자율과 재미를 주기로 했다. 이것으로 개인의 삶은 보다 윤택해질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의 매출에는 의구심을 가지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놀이와 휴식을 통해 재미를 느낀 직원들은 업무에서 놀라운 저력과 창의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발명업체인 ‘인벤션랜드(Inventionland)’는 15가지 재미있는 테마가 담긴 창의적인 사무실로 유명하다. 물위에 설치된 해적선, 나무 위에 지어진 트리하우스, 자동차 경주장 등을 본따 만든 업무 공간은 사무실보다 놀이동산에 더 가깝다. 이 회사의 디자인 디렉터인 네이선 필드(Nathan Field)는 “우리 회사가 가장 자금을 아끼지 않는 부분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관한 것”이라며 “테마가 정해진 회사의 공간은 사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신제품들의 카테고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장난감 회사의 요청을 받으면 해적선에 올라가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인벤션랜드는 연간 2천건 이상 발명 특허를 따내는 등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창업자 조지 데이비슨(George Davidson)은 “최고의 작품은 놀이정신에서 나온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국의 디자인 회사 펄피셔(Pearlfisher)도 직원들의 창의력 향상을 위해 사무실을 변화시켰다. 런던에 위치한 펄피셔의 사무실은 중세시대의 성과 같은 외관과 공으로 가득찬 내부가 특징이다. ‘점프 인!(Jump In!)’이라는 이름의 이 사무실에는 8만 개가 넘는 플라스틱 공으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직원들은 서로에게 공을 던지기도 한다. 일하다가 쉬고 싶으면 공 속으로 몸을 던지면서 놀기도 하고, 수영장에서처럼 잠수를 하기도 한다. 

펄피셔의 직원들은 “목표의식 없이 편안한 환경이다. 목표의식에서 벗어나면 생산력도 늘고 기분 전환도 많이 되고 활력을 얻게 된다”며 공으로 이뤄진 사무실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펄피셔의 점프인은 일반 방문객에게 1파운드의 기부금을 받고 입장을 허가한다. 펄피셔는 이 기부금을 고환암재단을 비롯한 자선단체에 기부,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빈둥거려라!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삐딱하게 옆으로 누운 자세로 회의를 했다. ‘심포지엄(Symposium)’은 ‘함께 술을 마심(Symposia)’이라는 뜻에서 나왔다. 술 한 잔 하고 거나한 기분으로 누워 토론하는 것이 심포지엄이라는 말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리스는 이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꽃 피웠고 오늘날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뤘다. 누워서 말이다.
빈둥거린다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그리고 이것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회의실을 아예 침실처럼 꾸미는 기업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집에서 여유롭게 빈둥거리면서 업무를 처리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일본의 도요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대표적인 완성차제조업체인 도요타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사·경리·영업 등을 담당하는 사무직과 연구개발(R&D) 담당 기술직 등 2만5000명은 출근하지 않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텔레워크(Telework)라 불리는 이 기술은 사생활과 업무의 균형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본에서 각광 받고 있다. 2000년 말 2.0%에 지나지 않았던 텔레워크 기업 비율은 2014년 말 11.5%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국가적 과제다. 도요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업 차원에서 협조하고 자사의 인재 이탈도 막으면서 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는 기업 차원에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대면 기회 감소로 조직 내 소통에 지장을 주며 유대감 상실, 회사정보 유출 등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유 있게 근무할 때 생기는 창의성은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도요타가 생산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종에 재택근무를 도입한데 대해 파격적이고 혁명적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4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일본 재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본 전체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서구 기업 ‘무제한 유급 휴가’ 확산

독특한 휴가 제도를 논할 때면 항상 언급되는 것이 ‘리프레시 휴가(Refresh Leave)’다. 리프레시 휴가는 과거의 휴가와는 질적으로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휴가의 배분 기준이 근속연수 기준에서 능력 및 역량 기준으로 변화했다. 리프레시 휴가제도는 시행초기 직원들의 재충전이나 동기부여 차원에서 도입, 운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령·직급·근속연수 등 일정 기준에 의해 차등적으로 배분되기 시작하면서 그 혜택이 소수의 직원에게 집중됐다. 몇몇 임원 및 핵심적인 인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리프레시 휴가는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이상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런 맥락에서 리프레시 휴가는 일반적인 권리라기보다 특권이자 포상이 돼버린 셈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최근 서구 기업들을 중심으로 ‘무제한 유급 휴가’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고용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 GE는 지난해부터 ‘관대한 접근(Permissive approach)’이라는 이름으로 무제한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GE 직원은 약 30만5000명으로 미국 내 고용인원만 13만6000명에 이른다. 물론 모든 직원이 이 같은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규직의 약 43%는 무제한 휴가를 쓸 수 있다.
GE 에너지 수자원부문 인사담당자 카라 흄은 “GE의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다.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무제한 유급 휴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버진콜라’를 미국에 출시할 때 코카콜라 회장에게 팔씨름을 제안해 지는 쪽이 미국시장을 포기하자고 제안하는 전면광고를 ‘뉴욕타임스’에 싣고, ‘Virgin Mobile USA’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중요 부위만을 가린 채 타임스퀘어에 탱크를 몰고 등장하는가 하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음반 회사를 25번째로 큰 항공사와 바꾸는 등 획기적이고 기상천외한 발상을 하는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도 직원들에게 무제한 유급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그는 “버진그룹 직원들은 원할 때 언제든지, 원하는 기간만큼 휴가를 가라. 휴가를 며칠이나 쓰든지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제한 유급 휴가 정책이 직원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브랜슨 회장이 새로운 휴가 정책을 도입하게 된 배경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회사 넷플릭스(Netflix)의 사례를 꼽았다. 넷플릭스는 혁신적인 기업 문화로 미국 비디오 렌탈 회사인 ‘블록버스터’를 파산시키며 미국 비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별도의 휴가 정책이 없으며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 한 마디로 언제 어디서든 내가 할 일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휴가를 며칠을 쓰든 상관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만들어 내는 효율이 휴가를 간 날짜를 모두 보상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버진그룹 자회사에서 근무하는 4만여 명의 인원 중 일부가 이 정책을 시범적으로 경험하고 성공적일 경우 나머지 인원들도 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직원이 행복하면 이익은 절로 온다

“사원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일본의 상도 ‘산포요시(三方よし: 사는 사람이 좋고, 파는 사람이 좋고, 세상이 좋아야 한다)’를 계승해 일본식 경영을 구현한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일갈이다.
그만큼 일본 기업들은 직원들의 행복에 대한 인식이 뿌리 깊다.(많은 사람들이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이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의 행복과 기업이익을 놓고 경중을 비교하면 두 나라의 기업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일본기업들이 직원의 행복도 향상의 키포인트로 꼽는 것은 ‘일과 가정(육아)’의 양립이다.
캐논은 일과 삶의 균형에 힘을 기울여 사원만족도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육아지원금에서부터 베이비시터 쿠폰까지 출산 전후의 육아 지원에 관한 다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신 중 근무시간 선택, 육아 중 재택근무, 주 1~2회 재택근무, 베이비시터 이용료 회당 1500엔 지원 등이다. 
일본의 대다수 중소기업은 ‘고객보다 사원’, ‘기업이익보다 사원의 행복’이 키워드다. 이나식품공업은 아무리 주문이 밀려도 야간작업을 하지 않는다. 사내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도 없앴다. 1998년부터는 경상이익이 전기 대비 5%이상 성장하면 이익의 3분의 1을 직원에게 상여금으로 환원하고 있다. 인사이동시 제일 먼저 사원의 가정형편을 고려한다. 어린아이나 취학아동이 있을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전근이 없다. 인건비는 이 회사에서 고정비가 아니라 ‘경영의 목적’이다. 그 결과는 창업 이래 반세기동안 평균 경상이익률 10%, 국내시장점유율 80%, 직원만족도 100%, 0%에 가까운 이직률이라는 수치가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권위, 경쟁 버리고 여유, 동심, 놀이본능 깨우자

놀고, 빈둥거리고, 쉴 것 다 쉬면 일은 언제 하는지 묻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들이 특히 걱정하는 제도는 아마 무제한 유급 휴가일 것이다. 돈만 받고 일은 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생산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이 직원들을 믿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한다면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자문업체 LRN의 CEO 도브 시드먼은 “회사가 3년 전부터 무제한 휴가 정책을 사용한 이후 300여명 정도인 직원들이 서로의 일정을 스스로 조율하고, 이전보다 신중하게 휴가를 사용하는 경향이 생겼다”며 “생산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무제한 휴가 정책이 실시되기 전에 직원들은 한 해 평균 3주의 휴가를 썼다. 새로운 휴가 정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연평균 휴가일수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의 레크리에이션 대행업체 ‘레드 프로그 이벤트’는 직원들을 처음 채용한 이후 직원들의 휴가 기록을 한 번도 일일이 체크하지 않았다. 정규직 근로자 약 80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의 직원들은 재충전을 하거나 친구 결혼식을 가는 등 개인적인 일 때문에 보통 2~3일 정도 휴가를 내지만 아직 무제한 휴가 정책을 남용한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제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근면함, 업무 시간 연장만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나설 수 없는 시대 상황이 됐다. CEO 및 리더가 무거운 권위를 내세우고 직원 간의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노동 생산성도 한계에 이르렀다.

쉼 없이 격한 업무에 지쳐 창조적 DNA를 잃어가는 직원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행동은 그만두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여유’와 ‘동심’, ‘놀이본능’을 일깨워 주자. 그러면 직원들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감추어 뒀던 창의력을 꺼내어 발산하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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