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분할 때 신경써야 할 것들
회사 분할 때 신경써야 할 것들
  • 박용호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 승인 2016.06.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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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사업부문을 가진 甲 회사가 공공입찰과 관련하여 부당행위를 한 이후에, 그 회사와 동일성이 유지되는 지주회사 乙과 해당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신설된 신설회사 丙으로 분할되는 경우, 乙 회사와 丙 회사 중 누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아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이전에 먼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공공입찰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 회사들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은 경쟁의 공정한 집행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 등에 규정되어 있다. 

제재처분 받으면 상상 이상의 타격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게 되면, 해당 공공입찰을 시행하였던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입찰에 2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 입찰참가자격을 박탈당하게 되는데(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이 경우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공유하고 있는 전자조달시스템 상에 부정당업자 제재처분 여부가 게재되는바(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6항), 해당 공공입찰과는 관련이 없는 다른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입찰에 참여하는 것 역시 제한될 수 있다(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8항). 
또한 대부분의 공공입찰 시 사전심사 등을 거치게 되는데,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은 업체는 입찰참가자격 제한기간이 경과된 후에도, 사전심사 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은 사실 자체로 신인도 등에서 감점을 받게 되어, 사실상 입찰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위와 같이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며,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부정당업자제재처분을 받은 종합건설업체 80개사 중 70%인 56개사가 폐업하였고, 평균 2.6개월의 제재처분으로도 매출액 대비 평균 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공공입찰에 참여하는 회사라면,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고,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최초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과연 乙 회사와 丙 회사 중 누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아야 할 것인지를 살펴보자. 
현행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공공기관운영법 등은 입찰참가 참가자격 제한 대상을 계약상대자, 입찰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고, 합병, 분할 등의 경우, 제재처분의 효력이 승계되도록 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乙 회사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아야 하는지, 丙 회사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는 법리 해석에 의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확장해석, 유추해석 금지

丙 회사가 향후 해당 사업부문의 공공입찰에 참여하게 될 것인바, 제재의 필요성만을 고려해 보았을 때에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은 丙 회사를 상대로 부과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丙 회사를 상대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법 제530조의10은, 분할로 인하여 신설되는 회사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신설회사가 승계하는 것은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 있기 전까지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그 부정당업자 제재처분과 관련하여 분할하는 회사에게 승계의 대상이 되는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7342 판결). 이는 과징금 부과와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두18928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두17035 판결 등).
결국 최초의 질문에 대하여는 乙 회사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아야 하고, 甲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丙 회사에 대하여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위와 같이 해석할 경우,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게 된 회사들이 회사분할 등을 통해 제재처분을 회피하는 폐단이 발생할 여지도 있으나, 이는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현행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공공기관운영법 하에서는 불가피한 해석으로 보인다. 
 

2006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
2010년 사법연수원 수료(39기) /
2010~2012년 공익법무관(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방검찰청, 법무부 국가송무과)/
2013년 서울대 법과대학원 수료(행정법) / 2013년~ 법무법인 케이씨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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