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도 수리를 해야 하나요?
사직서도 수리를 해야 하나요?
  • 박성룡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 승인 2016.05.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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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에는 법률상 제한이 없다. 따라서 근로자는 구두로도 사직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여부, 또는 그 시점에 대하여 종종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회사의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 명예퇴직 실시로 인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근로자의 경우에는 나중에 사직의 의사표시가 없었다고 주장하거나,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했다고 주장하면서 관계기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회사는 가급적 사직서를 제출 받음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에 관한 근거를 남기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사직의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회사가 사직서를 수리까지 하여야 사직의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 문제는 사직서 제출시점과 수리시점 사이에 간격이 존재하는 경우,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에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와 연결된다. 참고로 사직서가 수리된 다음에는 회사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사직서의 효력과 발생시점

이에 대하여 법원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 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서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사용자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서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관계의 종료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측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92.4.10. 91다43138 판결 참조).
위 판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법원은,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①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효력을 가질 수도 있고, 또는 ②근로관계를 합의에 의해 종료시키고자 회사를 상대로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는 효력만 가질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사직서 제출이 만약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효력을 가지는 경우라면 사직의 의사표시가 회사에 도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고 회사가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직서 제출이 단순히 회사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는 효력만 가지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회사의 승낙이 있어야 합의해지의 효과가 발생하므로 회사가 사직서를 수리한 때에야 비로소 사직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위와 같이 사직서를 수리한 때에야 비로소 사직의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회사가 사직서를 수리할 때까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의 줄임말. 인간이 법률생활을 함에 있어 신의와 성실에 따라 행동하여 상대방의 신뢰나 기대를 배반하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민법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한 법 원칙이다) 에 반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철회가 허용되지 않게 된다. 

신의칙에 반할 경우엔 사직 철회 불용

따라서 근로자가 회사의 사직서 수리 전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경우 철회 이전에 제출된 사직서에 근거하여 근로자를 의원면직시키는 경우 부당해고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런데, 사직서 제출이 위와 같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 양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실무는 사직서 제출 당시의 정황 등을 기초로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양자를 구분하고 있다. 
보통 명예퇴직,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에 따른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은 근로자가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서, 회사가 이를 승낙하여야만 근로관계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근로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의사표시인지 또는 합의해지의 청약인지를 회사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회사는 사직서가 최종 수리되면 해당 근로자에게 수리 사실을 명시적으로 통지해 주는 것이 좋다. 근로자는 사직서 수리 통보를 받은 이후에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므로, 수리 사실을 명시적으로 통지하는 경우 사직 여부에 관한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참고로, 사직서 수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또한 회사가 사직서를 수리하지도 않는 경우에는 사직의 효과(근로관계 종료)가 언제 발생하는가? 앞에서 본 것처럼, 이 경우는 사직서가 회사에 도달한 때부터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으니, 사직서가 회사에 도달한 시점에 사직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에 대하여는 민법 제660조가, 사직서가 회사에 도달한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한 날 또는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사직서가 회사에 도달한 당기 후의 1기를 경과함으로써 사직의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매월 1일부터 말일을 1기로 하여 월급을 지급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사직서가 회사에 도달한 다음 달 말일에 사직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박성룡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200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학사)
2009년 사법연수원 수료(38기)
2012년~현재 법무법인 케이씨엘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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