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Y
    11℃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첫 맛은 달콤한 그러나 결과는 치명적인 기만협상전략…트로이의 목마
첫 맛은 달콤한 그러나 결과는 치명적인 기만협상전략…트로이의 목마
  • 박상기 자문위원 겸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
  • 승인 2016.02.01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트로이’에서 배우는 협상전략

감독 : 볼프강 피터슨
주연 : 브래드 피트(아킬레스 역), 에릭 바나(헥토르 역), 올란도 블룸(파리스 역), 
     다이안 크루저(헬렌 역), 브라이언 콕스(아가멤논 역), 피터 오툴(프리암 왕 역)

호머의 ‘일리아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답게 신화와 전설은 온데 간데 없고 새로운 트로이 전쟁을 그려나간다.
3200년전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대부분의 그리스 국가들을 느슨하게나마 단일 동맹체로 규합했다. 그러나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우스는 전쟁에 지친 나머지 철통 같은 성벽과 뛰어난 궁술로 그리스의 수 없는 외침을 막아 온 강적 트로이와 평화협정을 맺는다.
메넬라우스의 궁에서 열린 축하 연회에 특사로 온 트로이의 두 왕자 헥토르와 파리스. 철부지인 바람둥이 파리스 왕자는 메넬라우스의 왕비인 헬렌과 눈이 맞아 몰래 사랑을 나누다 급기야는 트로이로 돌아가는 배에 헬렌을 숨겨 데려간다. 아내를 빼앗긴 것을 알고 격노한 메넬라우스. 형 아가멤논을 찾아가 트로이를 칠 것을 얘기하고 아가멤논은 이번이 트로이를 정벌할 절호의 기회라며 전 그리스 군대의 출정을 명한다. 드디어 그 유명한 트로이의 전쟁이 시작된다.

아가멤논에게는 그러나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다름 아닌 그리스 최고의 전쟁영웅 아킬레스를 어떻게 꼬드겨 출전하게 만드느냐였다. 사실 아킬레스는 야심에 눈 먼 아가멤논에 대한 거센 반감으로 출전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킬레스를 회유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지혜가 뛰어나고 아킬레스가 평소 존경해 온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였다. 자신을 찾아 온 오디세우스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킬레스. 그러나 이내 낌새를 눈치 챈다.
 
 # 아킬레스 : “아가멤논이 가보라 하던가요? 나는 그를 위해선 안 싸워요.”
 
 # 오디세우스 : “아가멤논을 위해 싸워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닐세. 그리스를 위해 싸워 달라고 간청하고 있네. 아킬레스, 자네는 영광을 위해 싸우게. 아가멤논은 권력을 쫓도록 내버려 두고. 영광이 누구에게 갈지는 신들이 결정하겠지. 이 거대한 전쟁은 역사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거야. 그 전쟁에서 싸운 영웅들 역시.”

뒤돌아서 내려가는 오디세우스를 바라보는 아킬레스의 마음은 트로이 전쟁으로 역사 속에 불멸의 영웅으로 깊이 아로새겨질 자신의 이름을 되뇌고 있다. 위대한 전쟁의 신, ‘아-킬-레-스-’.

오디세우스의 설득 전략 : 고도로 정제된 함축적인 말로 상대의 영혼을 감동시켜라 (Charm with the carefully chosen ‘Loaded Words’)

‘Loaded Word’는 ‘저의가 숨겨진 말’이라고 해석하면 될 듯 싶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결코 무작정 아무 말이나 아무렇게나 많이 내뱉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상대의 영혼까지 매혹시킬 수 있어야만 가히 유창(Eloquence)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지위, 재력, 명성까지 높은 콧대 높고 자존심이 강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선 단순한 논리성이나 기분 좋은 아첨(Flattery) 만으로선 부족하다. 자칫 섣부른 논리나 이익 운운 하다간 그 나마의 기회 조차도 무산시켜 버릴 수 있다.
잠들어 있는 영혼의 눈을 번쩍 뜨게 할 수 있는 ‘말’을 찾아라. 오디세우스의 세치 혀 끝에서 나온 대수롭지 않은 듯한 단어들이 불세출의 전쟁 영웅 아킬레스의 영혼을 관통한 것이다.-‘그리스’, ‘영예’, ‘찬양’, ‘영웅’, ‘불멸’.
영혼을 울리고 심장을 고동치게 할 촌철살인의 함축적인 말(Loaded words)을 찾아라. 그 말 한마디가 당신의 비즈니스를, 그리고 역사를 바꿀 지도 모른다. 
수십만 그리스 대군으로 밀어 붙였으나, 트로이의 견고하고 높은 성벽을 넘지 못한 아가멤논. 결국, 오디세우스의 책략에 따라 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에게해 해변에 만들어 두고 모두 철수한다. 그리스군이 철군했다는 소식에 해변으로 달려 온 트로이의 프로암왕과 파리스 왕자. 그들 눈에 들어 온 것은 역병에 걸려 널브러져 있는 그리스군 시체들과 포세이돈에게 귀향 길을 축복해 달라고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목마였다.
신화에서는 프로암왕의 딸이자 예언자인 카산드라가 트로이를 멸망시킬 재앙이니 불태우라고 했으나, 영화에서는 파리스 왕자가 그 말을 대신한다. 그러나, 왕은 막강한 그리스 연합군을 격퇴했다는 벅찬 승리감과 오랜 전쟁에 지친 트로이 국민들에게 좋은 위안거리라며 목마를 성안으로 끌고 간다. 
그날 밤, 트로이 성 전체가 전승 축제로 술과 열광에 젖어 지낸다. 그 다음은 다들 아는 대로이다. 목마 속 숨겨진 병사들에 의해 성문이 열리고, 숨어 있던 그리스 대군들이 성안으로 물밀 듯 밀려 들어 온다. 아비규환 속에 잿더미로 변하며 찬란했던 문명 트로이는 역사에서 그렇게 너무도 덧없이 사라진다.

오디세우스의 기만협상전략 : 트로이의 목마(Trojan Horse : Hidden fatalness)

트로이의 목마 전술은 상대로 하여금 그 속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기만술 혹은 교란술과 비슷해 보인다. 일반적인 기만술은 협상 막바지에서 조건부 교환 (Trade-off) 상황 유도가 주 목적이다.

그러나, 트로이의 목마전술은 특정 비즈니스나 관련 전문분야에서 현격한 우월적 지위나 역량 및 정보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이나 강대국 정부가, 정보체계도 허술하고 국력도 미약한 목표 기업이나 약소국 정부를 상대로 언뜻 보기에는 놓치기 아까운 매력적인 내용만을 앞세워 특정 계약이나 협정 체결을 유도한 후, 미리 예상한 상황 변화나 일정 시점이 도래하면, 이점은 하나도 없고 예상치 못한 막대한 추가 비용 청구,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특허권이나 영업권 침해 소송, 그리고 독자적 사업운영이나 국정운영의 자치권의 심대한 침해 상황을 고의적으로 발생시키는 거의 사기라 할 수 있는 치명적 기만술을 말한다.
더욱이 애당초 고의적 정보 차단 및 호도로 인해, 상대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이나 폐해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게다가 계약이나 협정체결 시 관련 법적으로 전혀 하자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합의한 터라, 어디 가서 제대로 하소연 할 수 조차 없는 딱한 처지에 내 몰리게 된다.
더욱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이러한 트로이의 목마를 구사하는 상대가, 단독이 아니라 일단의 거물급 다국적 기업이나 기관 그리고 강대국 정부나 기구와 연계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합법성과 보편적 타당성을 제시해 별 탈 없으리라고 안심시키는 전략과 암묵적인 힘의 위협을 병행하면 군소 기업이나 약소국의 정부로선 이래저래 안 걸려 들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얼마 후, 이미 치밀히 계산되고 예측한 실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상호 승인한 계약서나 협정문에 의거해 합법적으로 준행할 의무 집행을 강력하게 요구해 오거나, 혹은, 그들이 제시하는 부당한 보상조건이나 일방적이고 부당한 내정간섭 정책을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계약이나 협정 초기 도입한 여러 달콤한 자본, 기술, 영업, 마케팅 등 다각적 지원과 협조만 믿고 의지해 온 터라,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전략 및 시스템의 전환이나 개선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모든 제반 여건이나 환경이 이미 상대의 부당한 편익에 부합되도록 변질되어 있어, 속수무책으로 끌려 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트로이의 목마가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된 비즈니스의 예로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윈도우 OS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거의 거저나 다름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당시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IBM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IBM컴퓨터를 구입한 소비자는 MS사가 판매하는 응용 프로그램 외에는 설치 및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 결국 경쟁사 혹은 무료 OS프로그램이 더 우수하고 저렴하다 하더라도 어쩔 도리 없이 MS사의 프로그램만을 쓸 수 밖에 없게 된다. 
IBM 컴퓨터 역시 MS사의 Window OS 프로그램을 주력기반으로 자사 R&D를 오랜 기간 진행 해온 터라, 더 이상 타 OS프로그램을 주력으로 교체하기가 곤란해 질 뿐 아니라, 컴퓨터 주변기기 사업체까지 MS사의 OS프로그램을 채용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한마디로 MS가 세계시장을 석권한 것은 뛰어난 기술 덕도 있겠지만, IBM과의 사업에서 시행한 바로 트로이의 목마 전략 덕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거래 상대보다 더 뛰어난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정보 및 세력을 바탕으로, 상대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시장변화 및 기회 요인을 예측한 후, 근시안적인 거래 상대에게 ‘넝쿨 채 굴러 들어 온 호박’처럼 계약 당시에는 달콤하기 그지 없는 호조건을 제시해 합법적인 계약이나 협정을 체결한 후, 예측하고 있던 특정 시점이나 상황 도래 시, 엄청난 추가 금액을 요구하거나, 생각지도 않던 막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오기도 한다. 혹은, 기술협약 및 영업협력 조항에 묶여 거래선 변경이나 거래 종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다각적인 족쇄, 사실상 노예 문서나 다름 없는 강력한 법적 통제력과 영향력을 합법적으로 갖도록 만들어 주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기만협상전략이다.
한마디로 멀쩡히 눈 뜨고 있는 촌사람 코 베어 간다는 서울 사람. 당한 사람만 바보 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바로 트로이의 목마 협상전술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