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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人心齊 泰山移’- 마음을 모으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
‘人心齊 泰山移’- 마음을 모으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2.01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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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신년 메시지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밝았다. 재계는 올해 경제가 어느 때 보다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숭이의 엉덩이처럼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여기서 주저앉지 않으려면 돌파구가 필요하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도 불황을 타개할 묘수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2016년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경영 화두와 위기 돌파전략을 총정리했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화두는 한마디로 ‘생존’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록적인 저유가, 중국의 경기 하강 등 대외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총선이라는 국내변수도 예측 불허다. 총선이 본격적으로 불을 뿜으면 재계는 각종 포퓰리즘 공약에 몸살을 앓게 된다. 각 기관들이 내놓는 올해 성장률에 대한 예측은 2%대에 머물러 있으며 이 상황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eyword 1. 강화

‘강화’의 사전적 정의는 ‘세력이나 힘을 더 강하고 튼튼하게 함’ 혹은 ‘수준이나 정도를 더 높임’이다. 올해 기업총수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내재돼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메시지가 유독 눈에 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추후에 전개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 ‘역량강화’…잘하는 것에 집중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올해 그룹 차원의 시무식은 생략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한 새해를 보내는 중이다. 형식적이고 거창한 행보보다는 주요 계열사 CEO 간담회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라호텔에서 삼성그룹 신임임원들을 축하하는 만찬 행사를 주재하는 등 내부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삼성 신임 임원 만찬장에서 ‘건강’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특히 잘 챙겨야 한다”며 “젊은 시기에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서는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는 기업 환경이 위기인 만큼 이에 대처하고 돌파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먼저 잘 챙기라는 메시지이다. 휘하에 많은 구성원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임원 자신들부터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둘째는 지난해 삼성그룹이 겪었던 ‘메르스파동’의 상징적인 단어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메르스 파동은 삼성서울병원과 제주 신라호텔 등 삼성과 관련된 단체와 계열사가 사회적으로 지탄 받거나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았으며,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삼성 측은 “건강을 염려하는 것은 가장 보편적인 인사”라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임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발언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룹 차원의 신년사는 없었지만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시무식을 통해 신년사를 전했다. 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쟁을 자주 언급하면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권 부회장은 급변하는 IT업계 현실을 언급하며 ‘경쟁의 판’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모바일 헬스 등 융합 분야에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새로운 경쟁의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경쟁의 판을 바꾸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 공유경제 등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런 혁신 사업모델이 하드웨어 가치를 약화시키고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으로 경쟁의 판을 바꾸고 있다”며 향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한해를 만들자”면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지난달 초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보내는 신년사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건 ‘오너십’”이라며 주인의식을 강조했다. 이어 최 사장은 전문지식(Expertise)·실행력(Execute)·확장(Expand)의 3E를 설명하면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성을 갖춰 내실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최 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행동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며 고객과 협력사의 입장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안착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SK- ‘패기’

3년 만에 신년사를 발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사회적 가치 극대화에 집중하자”는 간략한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최 회장의 올해 신년사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측면보다 기업의 총수가 다시 돌아왔음을 알리는 상징성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것이 재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했다.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최 회장은 “패기(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하는 SKMS 용어)를 앞세운 실행력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처한 환경과 사업구조에 맞게 경영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행력을 높일 것,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 할 것이라는 세 가지 주안점에 전 직원이 동참해 달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SK 기업정신으로 강조되는 ‘따로 또 같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주도로 경영시스템 및 경영인프라 수준을 높이기 위한 후속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에너지 모아 ‘초일류’로~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은 125개의 주요 단어를 사용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작은 구멍 하나에 거대한 배도 침몰할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내실을 충분히 다질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4일 신년사를 통해 “혁신과 내실을 통한 성장기반 구축의 해로 삼고 일류경쟁력 강화에 에너지를 모으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가장 많은 단어를 사용한 신년사답게 그룹 내 전 부문의 경영방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 화장은 이어 “사업 통합 이후 경쟁력을 회복 중인 태양광 부문도 이번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보듯 신재생에너지로서 가치와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독보적인 초일류 기업을 목표로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금융부문도 글로벌경영의 속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김 회장은 “그룹의 경영효율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시스템 경쟁력’도 선진화해야 한다”며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4개 회사를 염두에 두고 “특히 새 가족이 된 회사들의 장점인 목표지향적인 문화는 그룹 내 함께 공유해야 할 또 하나의 핵심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재계 한 관계자는 “2년 만에 그룹 총수자리에 다시 돌아온 김 회장이 정체돼 있던 그룹의 성장DNA를 다시 일깨우는데 한해를 보낼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경영행보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 ‘인더스트리 4.0’ 박차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사업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문하며 성장 기반 다지기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 한해 세계경제는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고, 추가적인 위협요인들이 예상된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호경기를 맞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과,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같은 신흥국들에 대해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해는 성장의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한다”며 “사업환경과 기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인더스트리 4.0’의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것은 이제 기본이고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통해 제조 및 제품, 서비스 경쟁력을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성장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어려운 때 일수록 주변의 어려움을 챙겨야 한다”며 “올해는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통해 대기업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GS- ‘밸류 넘버 원’
“어려운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는 밸류 넘버 원 GS를 만들어가야 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에서 ‘2016년 GS 신년모임’을 주재했다. 허 회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확보와 성장기반 마련과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조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올해도 이런 어려운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는 ‘밸류 넘버 원 GS’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뜻을 전했다.
그는 올해도 국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이야 말로 진정한 실력과 경쟁력을 갖추었다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외부환경 변화를 이겨내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니즈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라며 “우리의 역량 중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철저히 분석하여, 강점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 반면, 우리의 역량이 부족한 분야가 있다면,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허 회장은 “1년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10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지만, 평생 계획을 세울 때는 인재를 키우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다”라는 옛말을 인용하며, “지속 성장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미래를 이끌어 갈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진- ‘선제적 대응’ & ‘행복’
“올 한해는 철저한 위기 대응능력 배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침체를 비롯한 다양한 외생변수로 인해 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며 “같은 위기에 직면해도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준비하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위기대응능력을 주문한 것.
그는 이어 선도적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회장은 “단순히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생각지도 못한 가치를 먼저 창출해야만 치열한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서비스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한편 고객의 관점과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 ‘고객 우선,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 회장은 올해 화두를 ‘행복’으로 제시하고 “소통을 통해 서로 신뢰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자”는 말도 함께 했다. 그는 “‘행복’을 올해의 핵심가치로 삼은 것은 항공수송의 참 의미가 여행과 만남, 물품의 전달을 통해 고객과 이웃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임을 다시금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이를 위해 개인 스스로 행복을 찾는 한편, 그 기운을 자연스레 고객과 이웃에게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힘줘 말했다.

Keyword 2. 개선

‘개선’은 모난 돌을 가지고 모서리를 잘 다듬어 아름다운 ‘구(球)’로 만드는 과정이다. 제도나 문제해결방법에 있어서 큰 틀을 옹호하고 유지하며 그 틀 속에서 조금씩 개선점을 찾아가야 한다.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향상시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현대차- 품질개선으로 질적 성장 노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질적 경쟁력 확보’와 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강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4일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 뒤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경영방침을 밝혔다. 
그는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치인 813만대보다도 “질적으로 좋아지느냐가 중요하다”며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올해는 R&D를 더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고의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차를 고객에게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적 성장 외에도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정 회장의 발언을 미루어보면 지난해 말 선보인 고급모델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세계시장 조기 안착을 위한 글로벌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벌써 사전예약만 1만5000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진 ‘EQ900’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자부심을 가져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설립된 지 20년 정도 된 짧은 기간에 2년 연속 800만대 판매를 달성한 것은 미국 등 자동차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한 뒤 “현대·기아차는 손색이 없는 차라는 평가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LS- ‘파부침주’
“중국 사기(史記)에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말이 있습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결사의 각오를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 각오로 올 한해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달 4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LS그룹 사옥에서 주관한 시무식에서 그룹의 경영방향을 발표했다. 각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구 회장은 “국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금 더 냉철하게 돌아보면 이룬 것 보다는 그렇지 못한 것이 더 많은 한해였다”라며 “주력사업의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고, 관리부실로 인해 큰 폭의 비경상 손실마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를 강한 실행력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한해를 만들자”며 전 부문에서 성과중심의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성과가 미흡한 분야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나, 성과가 뛰어난 것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인사발탁 등의 보상을 수여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구 회장은 “우리가 처한 가장 큰 위기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무감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LS그룹의 모두가 파부침주의 마음으로 하나가 돼 위기돌파에 매진한다면 올해를 가장 의미 있는 한 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 했다.

#금호아시아나- ‘창업초심’

지난해 말 금호산업의 인수를 마무리 하면서 그룹 재건의 초석을 다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창립 70주년이 되는 올해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설정했다. 
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신년사를 발표한 박삼구 회장은 이윤경영, 품질경영, 안전경영을 목표로 정하고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모든 조직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이윤 경영을 해 주길 바란다”며 “이윤이 없으면 어떤 목적이나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 이윤이 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정리해 나가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항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그동안 미진했던 필요한 구조조정을 제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현재 우리는 중국 경제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출감소, 엔저 지속 등 헤쳐 나가야 할 이슈가 산재해 있다”면서도 “저유가와 한일관계 개선, 에어서울 출범 등은 우리가 활용해야 할 기회인 것 같다”며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질적 경영”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키워 ‘1조 원 브랜드’를 육성하고 전 세계에 아시아의 미(美)를 알리겠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을 통해 올해 경영방침을 ‘우리 다함께’로 정하고 국내외 급격한 환경 변화를 감당할 수 있도록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시장을 개척할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추가로 모바일 채널을 강화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통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서 회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옴니채널(Omni-Channel) 서비스를 강화해 다른 곳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질적 경영’에 대한 관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적자 매장의 수익성 개선, 해외 선진 시장에서 흑자 기반 확보 등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그간 노력을 기울였던 질적 경영을 현실화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일부 선진 시장에서 보이는 미미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해 올 한해 과감한 투자를 펼치는 것 아니냐고 전망하기도 한다.

#코오롱-  ‘커넥쳐’

“각득기소(各得其所)의 자세로 모든 코오롱 구성원이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 한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달 4일 경기도 과천 코오롱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통합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커넥트(Connect)와 퓨쳐(Future)를 이어 만든 커넥쳐(Connecture)를 경영지침으로 선언하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변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 각자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협업하면서 초연결시대 혁신기술을 사업에 적용, 실행한다면 코오롱은 미래와 성공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마인드셋을 변화시켜 왔고 이제는 철저한 실행이 중요하다”며 “누구나 9회말 2사 만루의 상황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려줄 타자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매년 경영지침을 담은 배지를 제작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퍼즐조각 하나라도 빠지면 퍼즐을 완성할 수 없다는 ‘성공퍼즐’의 정신, 마음을 더하고 열정을 곱하고 힘든 것을 나눠서 무한대의 성공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성공방정식’, 매 순간 초침이 움직인다는 긴박감으로 철저하게 실행하면 계획한 바를 100% 완수할 수 있다는 ‘타이머2015’의 정신에 이어 올해는 ‘커넥쳐’를 들여다보는 돋보기를 형상화했다. 

Keyword 3. 혁신

재계의 영원한 숙원인 끊임없는 혁신도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았다. 혁신은 개선과 다르게 파괴적이고 단절적이다. 기존의 안정을 불안정한 것으로 보고 새로운 기준이나 문제 해결방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시도나 방법을 허락해야만 한다.

#LG- “뼈를 깎는 실행”
매년 LG그룹의 신년사에는 ‘고객’과 ‘시장선도’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자리를 ‘사업’과 ‘변화’가 메웠다. 경기 침체, 신흥국의 도전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추상적인 단어 대신 구체적이고 실행할 수 있을 만한 단어들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새해 인사모임’ 자리에서 “주력산업이 신흥국의 도전을 받고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이전과 다른 사업방식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등 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면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구본무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주로 언급하며 사업구조 고도화, 사업방식 혁신 그리고 철저한 실행을 통한 물질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LG그룹이 환골탈태의 과감한 혁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업구조 고도화 측면에서 자동차부품과 신에너지 사례가 모범적인 성과로 언급된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역량집중과 투자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그룹의 자동차부품 제조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자율주행자동차 등 자동차산업에서 혁신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LG그룹의 주력사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견해도 있다.
한편, 구 회장은 LG그룹의 2015년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 구호만 외치지 말고 실질적 변화를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과 뼈를 깎는 실행 없이 사업 구조 고도화와 사업 방식의 혁신은 이룰 수 없다”면서 “집념과 열정으로 마지막 1%까지 끈질기게 철저히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세계- ‘어메이징 콘텐츠’

“신세계그룹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혁신을 올해의 키워드로 삼았다. 정 부회장은 “2016년은 우리에게 있어 진정한 혁신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몇 년째 내수부진에 시달리며 성장이 멈춰버린 위기에 대한 해법을 ‘어메이징한 콘텐츠’란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 비밀연구소를 설립하고 발명위원회를 만드는 등 대대적인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결과 이마트타운과 ‘노브랜드’ 등을 성공시키며 혁신을 통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임직원 모두는 소비자 생활에 더욱 밀착해서 이마트를 ‘이마트타운’의 성공사례처럼 더 이마트답게 만들겠다”며 “그룹사 전체가 고객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는 ‘국민라이프쉐어’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런 실천이야 말로 대한민국 대표 유통기업으로서 진정으로 소비자에게 기여하는 길이고 더 나아가서는 국민 모두에게 보답하는 소명임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롯데- “철저한 자기반성”
“저성장시대 극복을 위해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과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비롯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인공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3일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세대교체를 공식화했다.
이번 신년사는 롯데가 1967년 롯데제과 설립 이후 49년 만에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아닌 신동빈 회장 이름으로 발표한 신년사다. 신 회장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 만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그는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관습과 사고, 사업전략은 모두 버릴 것”이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이에 임직원들에게 “익숙함은 포기하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변화의 핵심키워드는 준법경영과 투명경영이다. 그간 사업의 번영에 초점을 맞춰온 아버지와 다르게 신 회장은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은 근본적인 원칙에 맞춰 변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조직 내·외부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신동빈표 신년사’에는 평소 그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묻어났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에도 “경영과 가족은 별개다”, “기업의 문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법적인 절차를 강조해 왔다. 롯데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선진 기업 수준으로 개선시켜, 자신을 중심으로 한 ‘혁신 롯데’ 체제를 다지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개척가 정신’

‘위기와 생존’-. 
한국 기업들의 종신적인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사 이래 위기가 아닌 적이 없고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Nut-Cracker)’신세는 이제나 저제나 변함없이 한결같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재계총수들의 신년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총수들의 신년사에는 업황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내용은 같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직시하고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생각들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신사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개척가 정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 대표기업들의 ‘패스트팔로워(추격자)’ DNA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웃 일본의 경우 도요타자동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새해 포부로 “뿌리 다지기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는 축’으로 경기 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나이테 경영(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 개인적인 목표로 집사 로봇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포부이긴 하지만 첨단산업을 선두하는 기업인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AI(인공지능)분야를 집안으로 들여오겠다는 정신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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