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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7:47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업인들이여~ ‘싸이’처럼 하라!
기업인들이여~ ‘싸이’처럼 하라!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1.04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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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움츠러들면 도태”…‘盡人事待天命’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연례행사의 서막인 재계 인사를 통해 주요 기업들의 경영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경영 환경은 좋지 않다. 최근 단행된 주요 대기업들의 임원 인사 내용을 살펴 보면 기업들의 깊은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운개일출(雲開日出 : 구름을 걷어내며 해가 나온다는 말)’의 마음으로 우리 기업들의 새해 경영 화두를 조명해 봤다. 

한자리~두자리수대의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시절에는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술술 풀렸다. 흐르는 강물에 띄워놓은 종이배처럼 물길 따라 스스로 흘러갔다. 이따금 와류를 피해 방향만 틀어주면 만사형통이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현재 전례 없는 저성장시대의 국면으로 정처없이 진입하는 중이다.
그 때문일까. 새해들어 우리 기업들은 ‘안정’을 부르짖고 있다.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주요 대기업들의 임원 인사를 들여다 보면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최고경영자들의 물갈이는 적었지만 임원 승진을 줄이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현상은 뚜렷했다. 재계의 맏형 삼성그룹은 2016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등  여타 대기업들도 대체로예년에 비해 임원 승진자 폭을 줄였다.

‘안정 속 변화’

재계에서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은 2016 임원 인사에서 최고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관심을 모았던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무선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를 이끄는 3두마차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의 경우 원래 맡고 있던 보직을 바꿨을 뿐이다. 윤 사장이 맡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서병삼 부사장, 신 사장이 맡았던 무선사업부장에는 고동진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삼성은 임원 승진규모를 239명으로 발표해 지난 2009년 247명 이후로 가장 적었다. 퇴임 임원들의 수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20% 가량 준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새로 임명하는 등 변화를 줬다. 특히 5명의 CEO급 인사들이 이동하는 등 비교적 큰 폭의 조직쇄신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구본무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떠나 지주회사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고,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인 권영수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LG유플러스를 새로 맡았다. 그밖에 LG이노텍, LG CNS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LG는 전체 임원 승진자 규모도 지난해 130명에서 올해 122명으로 소폭 축소했다. LG 측은 “임원들의 ‘정예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114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하지만 이번에 사장 승진자는 없었다.

‘세대교체…미래로~’

82명의 신규 선임을 포함, 137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인사는 CEO 주도의 자율·책임경영을 본격화하고 그룹 차원의 효과적 지원방향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48%에 달했던 40대 승진자 비율이 이번에는 59%로 대폭 상승했다. 1971년생인 송진화 SK이노베이션 전무가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대표로 내정된 것이 단적인 예.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상황과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배치하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중인 현대중공업도 상무보 신규선임자 중 40대를 46%인 17명으로 채웠다. 이번 인사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 위주로 단행됐으며 총 25명이 퇴임하고 35명이 새롭게 상무보로 선임됐다. 총 85명의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도 신규임원 승진자 중 30%를 40대로 채웠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미래 준비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실질적 기여가 가능한 인물을 등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586세대와 더불어 여성임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30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한경애 패션2본부장 상무보를 상무로, 프리미엄패션사업부 서혜욱 부장을 상무보로 승진했다. 2010년 이래 매년 1~2명씩의 여성 임원 신규 임용 및 승진 인사도 이어진 것.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 변화가 필요한 분야에는 실행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에서도 LG그룹 최초의 공채출신 여성 부사장이 배출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선임된 이정애 신임 부사장은 지난 2011년에도 최초의 공채출신 여성사업부장 타이틀을 얻기도 한 인물이다. 

‘신성장동력…질적 전환’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새로운 가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포석을 놓았다. 최근 국내외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사업부를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실적부진과 품질 논란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장단급 인사를 수시로 단행해 온 만큼, 이번 인사는 ‘제네시스 맨’에 대한 인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의 개발부터 양산까지 1200여명의 연구원을 동원했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50000여명 선으로 늘어난다. 이번 인사로 인해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단행되는 만큼, 현대차의 위상이나 글로벌 상황에 맞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1년여 남은 탓에 조용한 인사 시즌을 보낼 것으로 전망됐던 KT는 뜻밖에도 황 회장 취임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 주목을 끌었다. 
KT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로 선정됐다. 여기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기 위한 인사라는 소문이 업계에 돌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김인회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돼 비서실장으로 발령났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모험적인 요소’라며 다소 의아해 하기도 한다. 주파수경매에서부터 SK텔레콤의 인수합병 대응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부문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비용절감은 ‘퇴보’…용감한 기업가정신 절실”

각 기업들이 인사개편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올해 경영방향을 제시한 가운데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를 두고 ‘3가지’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주요 대기업 인사에서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한 관계자는 “위기감 속에 비치는 긴장감 속에서도 새해에 두고 보자는 절박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적을 놓고 행한 인사도 아니고 완벽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인사도 아닌 어정쩡한 인사”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가늠자를 찾아 보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상투적인 표현을 하면 우리 경제는 짙은 안개 속을 거닐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안개를 벗어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럼에도 한국의 간판 기업들은 우두커니 서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내부 토론조차 없이 그저 ‘윗분’들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 기업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난관을 돌파해 국내 경제 상황을 희망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멘텀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다르게 이번 인사에서는 ‘혁신이 없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매년 상승만 하던 기업들의 매출 곡선이 다소 꺾이면서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고 현상유지를 위한 신중 모드로 급선회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인력을 정리하고 조직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혁신이라고 한다면 좀 그렇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실적이 줄었다고 해서 바로 바짝 웅크리고 비를 피할 것이 아니라 비를 맞으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도전적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때다. 당장 어렵다고 손쉬운 비용절감부터 나선다면 퇴보, 아니 영원히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의 새해 경영방침은 ‘動’보다 ‘靜’에 가깝다. 외부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가만히 앉아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생각이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면 마땅히 새로운 길을 내서라도 앞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리더들의 기본 정신이고 현재와 같은 전환기에 더욱 필요한 것이다. 밖이 춥다고 난로에 둘러 앉아 고구마나 구워 먹으며 움츠리고 있기만 한다면 ‘찬란한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 대중가수로서 세계적으로 계속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싸이(Psy. 본명 박재상)의 모습은 고슴도치마냥 움츠러든 기업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글로벌 팝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창 잘 나가던 K팝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하지만 싸이는 시대와 시장 변화에 맞게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며 더욱 성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한두번은 몰라도 계속 히트하긴 힘들 것”이라며 ‘반짝 스타’에 머물 것이라던 대중음악계 일각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미 싸이는 두 차례의 큰 위기도 이를 악물고(?) 유연하게 넘겼다. 기업에 비교하면 회생불가능 판정을 받은 기업이 기적적으로 살아나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지난 연말, 모든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화려하게 돌아온 싸이의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걱정이 일시적이나마 사라질만큼 신명이 나고 흡인력이 있다. 흥을 돋우는 노래와 역동적이고 코믹한 댄스 퍼포먼스의 영향이 크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희열을 느끼는 데는 연예인이기 이전에 쉼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베스트를 다하는 ‘인간 싸이’의 진면목이 더 크게 자리매김 하고 있는 듯 하다.
그가 말하는 바로 ‘딴따라’ 정신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끼’로 무장한채 자신의 불리한 외모를 능히 극복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머리에 기름기 가득한 몸매. 누가 봐도 한창 주가를 올리는 아이돌 가수의 그것과 다르다. 대중들에게 호감이라는 인상보다는 비호감에 가까웠다. 누구도 그가 현재와 같은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인식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싸이는 우스꽝스러운 외모에 화려한 퍼포먼스를 더해 한 번 보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만의 매력으로 재탄생 시켰다. 여기에 당당한 행동과 느끼함은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그의 인생 최대의 시련이라 할 수 있는 병역문제와 대마초 사건 앞에서도 솔직하게 대응했다. 자칫 나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릴 수 있었던 위기를 정정당당하게 극복한 그에게 대중은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만약 싸이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꼼수’를 썼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싸이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싸이가 어려운 고비를 뚫고 정상에 우뚝 선 것처럼 우리 기업들도 더 이상 움츠러들거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맞선다면 분명히 ‘좋은 날’이 다시 올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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