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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8:3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예견된 재앙’ 롯데의 亂
‘예견된 재앙’ 롯데의 亂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8.3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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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 계기 누적된 문제 총체적 분출

롯데가 일으킨 ‘작은 불씨’가 초가삼간을 태울 기세다. 후계구도를 두고 벌어지는 재계 5위 그룹 오너 형제간 이전투구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불거지면서 사면초가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가뜩이나 하락세에 있던 반(反)기업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계마저 롯데 ‘왕자의 난’으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전근대적 경영방식과 지배구조에 대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여기에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 하는 정체성 논란이 가중되면서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문제 있는 기업총수는 국정감사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발언, 롯데 신동빈 회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안전경영을 희망한다’. 지난 8월 17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주총으로 신격호 전 총괄회장의 2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누르고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를 통틀어 명실상부한 그룹의 ‘1인자(원리더)’ 자리에 오른 것으로 일단락됐다. ‘급한 불’은 끈 듯 하지만 아직 형제간 지분 정리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응 여하에 따라 게임이 복잡한 장기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든 이번 롯데 ‘왕자의 난’으로 승승장구하던 롯데그룹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주요 대기업들마저 “우리는 롯데와는 다르다”며 롯데 경영과 차별화, 선 긋기에 나설 정도로 졸지에 ‘왕따’를 받는 ‘미운 오리’로 전락했다.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남으로써 향후 여러 갈래의 사업 추진이나 실적 면에서도 나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으로 낱낱이 드러난 비정상적 그룹소유구조 실태는 물론 국적 불명의(?) 형제간 대결로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도 뒤따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 롯데그룹 사태는 우리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세대교체 중이거나 세대교체를 앞둔 기업의 경우 롯데 왕자의 난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정권 비호” “甲질 문화 대표주자”…‘비호감’ 증폭

물론 롯데그룹을 향한 국민적인 질타가 적절한 것일까 하는 데에는 양론이 있을 수도 있다. 우선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주된 비난의 요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글로벌 시대에 롯데의 국적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과거 제국주의 시절의 수탈로 보는 극단적인 시각은 곤란하다. 
오히려 제국을 운영하던 열강들이 자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그 반대편은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국민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롯데의 국적이 어디든 간에, 국내에서 사업하면서 소비자에게 양질의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고, 고용의 폭을 늘리며, 세금도 잘 낸다면 일단 우리사회에는 실보다 득이 많은 셈이다.
또, 일본으로 국부를 유출한다는 말도 다소 부적절하다.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얻은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배당을 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배당률은 10대 그룹 중에서도 낮기로 유명하다. 그 결과 주주만족이라는 개념이 없는 회사로 나쁜 명성을 쌓았는데, 이 주주에 오너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가져간다는 논리도 맞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이유로 비난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롯데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업자득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다른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들에 비해서도 상(商) 도의와 이미지 관리에 있어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 한 게 사실이다. 대형유통업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지만, 갑질문화의 선두주자로 유명세를 탔고, 기업문화나 근로자에 대한 처우도 좋지 않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또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에서 정권의 비호를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비호감’을 산 부분도 있다. 롯데그룹의 위기는 그동안 쌓여왔던 모든 총체적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예견된 재앙’이라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온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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