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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1: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두드려야 열린다
두드려야 열린다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8.10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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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규의 하모니 코칭]

며칠 전 저녁 늦은 시간에 집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탔다. 작년부터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모든 버스의 입석운행이 금지되면서 버스의 뒷문이 없어지는 바람에 사람들은 내리기 불편한 뒷자리를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제일 뒷자리는 내리기 불편하고 시끄럽기도 해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으므로 가끔 옆자리가 비어 가는 경우가 있어 나는 그런 행운을 기대하면서 제일 뒷자리로 갔다. 

버스가 정류장을 지나갈수록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빈자리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진입 전 마지막 정류장을 앞두고 내 옆 한자리와 조금 앞쪽의 복도 쪽 한자리 두 자리만 빈 좌석으로 남아 있었다. 마지막 정류장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에 올랐다. 맨 처음 올라탄 사람은 세 명의 학생이었다. 버스에 오르면서 비어 있는 좌석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앞 쪽에 있는 자리에 한 명이 앉았다. 나머지 두 명은 비어 있는 나머지 자리에 앉지 않고 먼저 앉은 학생 옆에 섰다. 이 학생들 뒤로 다섯 명 정도가 더 올라탔지만 서 있는 학생들로 인해 뒷자리까지 오지 못했다. 

내 옆자리에 누가 앉을까?

빈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내 옆자리에 누가 앉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서 있는 학생들은 가끔 비어 있는 옆자리를 쳐다볼 뿐 앉으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 문제는 학생들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도 비어 있는 자리를 쳐다보면서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앉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아마도 ‘저 학생들이 먼저 탔으니 저 자리는 학생들 것이다’라고 여겼거나 ‘학생을 밀치고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앉으려는 시도를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아무도 내 옆자리에 앉지 않았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학생들의 입장이다. 친구들과 떨어져 뒷자리에 앉기보다는 서서 가더라도 서로 대화를 하면서 가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이다. 빈자리에 앉지 않고 친구들과 서서 가겠다고 결심했다면 뒤에 서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빈자리를 두고도 서서 가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음은 서서 가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약 20분 이상을 이들의 행동을 지켜본 바로는 어느 누구도 학생들에게 “자리에 앉을 건가요?”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만약 서서 가는 사람들 중 누군가가 용기를 내 학생들에게 “내가 앉아도 될까?”라고 물어봤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그 학생들은 “네, 그렇게 하세요”라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말은 상사를 불편하게 만들까?

일상에서 소통의 부재로 인해 서로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소통을 제대로 못하는 원인을 보면 대화하는 방법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부정확한 추측’을 하면서 ‘미리 포기’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버스에서의 사례처럼 ‘쟤네들이 앉겠지’라고 추측하거나 ‘내가 앉고 싶다고 말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지레짐작을 통해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는 직장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부탁을 하면 아빠가 혼낼 거야’, ‘이런 말은 상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혹은 ‘상사는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을 좋아할 거야’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추측하면서 자신이 제대로 읽었다고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좌절만을 가져올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소통 교육에서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앞의 사례와 같은 경우는 아무리 방법에 대해 많은 시간을 교육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상대방과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스킬’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욕쟁이 할머니 식당’을 상상해 보자. 할머니에게 야단을 맞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사람들은 할머니의 잔소리를 ‘자신에 대한 비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할머니의 따뜻한 정’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기에 할머니의 야단이 불쾌하기는커녕 즐겁기만 하다. 오히려 야단을 치지 않으면 ‘할머니가 나에게 섭섭한 것이 있나?’라고 서운해 하기까지 한다. 
사람들이 욕쟁이 할머니의 말에 정을 느끼는 이유는 할머니의 대화 스킬이 결코 좋기 때문은 아니다. 할머니의 거친 말과는 달리 음식에 들어 있는 할머니의 진짜 마음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기에 사람들은 할머니를 좋아한다.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건 아닐까?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태도가 소통을 어렵게 하는 ‘추측’을 낳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연결된다. 상사가 부하에게 업무를 지시했는데 부하의 결과물이 자신의 바람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하를 비난한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한 거야?” 혹은 “이것도 보고서라고 가져온 거야? 초등학생이 써도 이것보다는 잘 하겠다”와 같은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아무리 부하를 비난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부하의 자신감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는 잠깐의 멈춤이 필요하다. 상사가 부하에게 말을 할수록 거친 말이 나오게 된다. 말을 하는 대신 잠깐이라도 진정하고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질문을 하면서 ‘혹시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자신으로부터 문제의 원인을 찾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문제의 원인을 부하로부터 찾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하면 다양한 원인이 나올 수 있다. ‘부하의 노력이 부족했다’, ‘부하의 보고서 작성 능력이 부족하다’ 혹은 ‘상사의 지시가 명확하지 않았다’ 등과 같은 다양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면 해결방법을 찾기란 상대적으로 쉽다. 부하의 능력이 부족하면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고, 상사의 지시가 명확하지 않았다면 명확하게 하도록 말하면 된다.
이와 같이 상대방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상사가 부하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 사이에  불통이 되는 이유는 상사나 부하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

앞에서 설명한 버스의 경우를 보자. 만약 학생 중 한명이 ‘우리가 이렇게 있어 뒤에 사람이 자리에 앉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면 뒷사람에게 “저희 대신 앉으세요”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비어 있는 자리만 바라보면서 눈치를 보던 사람이 학생들에게 “내가 저 자리에 앉아도 될까?”라는 말을 했다면 아마도 자리에 앉아 편하게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는 아주 정중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자기도 앉지 않으면서 남도 못 앉게 하는 놀부 같은 놈’이라고 생각하면서 대화를 하면 말이 거칠어진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의 원인을 ‘서로에 대한 차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갈등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 세상에 자신과 같은 사람이 없는데 잘 살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된 거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궁핍한 답을 한다.
갈등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사와 부하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사와 부하는 결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다. 상사와 부하는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런 소중한 사람에게 비난하는 것이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상사는 욕쟁이 할머니와 같은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비록 부하에게 거칠게 말을 하더라도 부하의 성장을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마음은 상사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부하에게 온전하게 전해진다. 이렇게 전해지는 따뜻함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상대방의 마음에 전달되기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익히려는 노력에 앞서 상대방을 아끼는 마음을 갖는 태도의 변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런 태도가 전제 되어야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효과가 완전히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상사는 ‘욕쟁이 할머니’ 같은 사람

상사뿐만 아니라 부하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욕쟁이 할머니와 손님 사이의 관계는 할머니의 노력만이 아니라 손님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할머니가 손님에게 따뜻한 마음이 담긴 욕을 했을 때 손님이 할머니의 말을 할머니가 의도한 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손님이 할머니의 뜻을 왜곡하지 않고 받아들였기에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부하는 상사를 ‘욕쟁이 할머니’와 같은 사람으로 봐야 한다. 상사가 자신을 향해 싫은 소리를 할 때 속으로 ‘나를 믿고 이런 소리를 하는구나’라고 이해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생각 대신 ‘또 잔소리네. 정말 지겹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상사는 적으로 인식되면서 적대적인 말이나 행동이 나오게 된다.
대화에는 상대방이 항상 존재한다. 상대방과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열 필요가 있다. ‘마음을 연다’는 의미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던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게 되면 상대방은 편안하고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의 대화는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용기를 만든다. 자신의 진심이 담긴 말을 주고받을 때 진정한 소통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버스의 경우처럼 서 있는 사람이 부탁을 할 때 거절당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부탁할 때 자신에게 미치는 손해보다 부탁이 수용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 자리에 앉고 싶다고 부탁했을 때 거절당하면 무안함이야 있겠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하세요”라는 말을 듣게 되면 30분 정도를 편안하게 앉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거절에 따른 손해보다 승낙에 대한 이익이 훨씬 크다. 그러므로 두려움으로 주저하기보다는 용기 내어 솔직히 말하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상대방의 마음은 몇 십 겹의 문으로 잠겨 있는 성과 같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문을 열 필요가 있으며, 이는 대화로만 가능하다. 급하다고 문을 부수게 되면 마음 속에 상처가 남게 되고, 영원이 문을 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문을 열기 위해서는 인내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저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열릴 때까지 노력하게 되면 그 문은 언젠가는 열린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때 얻게 되는 열매는 그 동안의 수고를 보상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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