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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4:4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커뮤니케이션의 역설
커뮤니케이션의 역설
  • 박찬희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자문역
  • 승인 2015.08.10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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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의 PR 인사이트]

과학과 사회의 소통이 큰 고민인 시대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 원자력 소통에 관한 흥미로운 해외 기고문을 접했다. 원자력 전문가이자 런던 임페리얼 콜리지의 명예 선임 연구위원인 말콤 그림스턴 박사의 세계 동위원소 기구(WCI) 회원지 6월호에 실린 글로, 그는 가장 안전한 전기 생산방식인 원자력 발전이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가장 위험하게 인식되고 있고 이러한 오해가 원자력 발전의 지속적인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원자력 발전은 첨단 과학과 다양한 산업 기술의 집합체이고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다. 원자력의 높은 과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안전성에 대한 신념과 대중들의 인식 사이에는 크나큰 괴리감이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그림스턴 박사는 원자력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지 보다 원자력 전문가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몰이해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폴 바츨라빅의 커뮤니케이션 법칙

커뮤니케이션 원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부정적인 정보를 더 믿고, 이를 더 많이 확산시키는 경향이 있다. 어두운 방에 홀로 남겨지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끼듯이 정보의 암흑 속에서 불안은 더 커지는 것이다.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나 성찰 없이 정보의 일방적 주입을 통해 대중의 태도를 바꾸려 든다면,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원자력기구(IAEA) 2014 보고서에 의하면 전세계 전력 수요 충족에서 원자력은 이미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고, 2008년 전세계 전력의 14%, 서유럽에서는 27%에 달하는 전력을 원자력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러한 상당한 수준의 기여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의 미래는 불투명한데, 높은 투자비용과 장기화되는 투자회수기간, 일부 국가의 국민적, 정치적 지지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자력의 경제성, 친환경성, 기술적 우위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본질에 앞서는 인식의 문제일 수 있다.  
폴 바츨라빅(Paul Watzlawick, 1921~2007)은 미국의 저명한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이자 가족 심리학자, 그리고 철학자였다. 생전에 그는 커뮤니케이션과 개인 및 조직 행동 간 상호작용에 대해 집중조명했는데, 그중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그의 다섯가지 커뮤니케이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 첫째는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즉  인간의 모든 행동은 커뮤니케이션이며 어떤 경우라도 이를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같은 내용이라도 상호 관계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고, 세째는 상대방의 수용 태도가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를  결정하며, 네째는 말보다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더 위력이 크고, 마지막으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대칭적이거나 보완적 상호교환이며 건전한 관계는 이 두가지를 두루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PR 활동의 중심에는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관리가 있다. 친원이나 반원, 중립 등 각각 다른 입장의 공중에게 획일적 메시지로 일방적 소통을 하겠다는 것은 바로 불신을 자초하는 일일 것이다. Paid, Owned, Earned의 ‘트리플’ 미디어 시대이다.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적절한 미디어 믹스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전국 대학 순례 CEO 에너지 토크 콘서트, 학생이나 주부층의 발전소 견학, 대학생 블로그 기자단 활동 등은 지속적인 시행을 통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전략적 소통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안전한’ 원자력에 불안해 하는 이유

사실 비행기 여행을 하거나, 라돈탕을 즐기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방사능 공포를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생명을 살리고 산업을 움직이는 방사선이 원자력 발전과 연결되면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은 수력과 화력, 신재생 등 다양한 발전 방식 중에서 원자력의 위험성만 유독 부각되는 것 만큼이나 균형을 잃은 커뮤니케이션 오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지난 3월 1000여명의 성인 남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조사대상자 중 90% 가까이가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60% 이상이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발전소 주변 지역이 암 등 질병의 발병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80%, 발전소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이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기후 변화나 공기 오염을 완화시키지 못 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60%에 육박했다. 
원자력 발전은 가동 중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정상 운영 중 원전에서 방사능 배출로 인해 환경이나 주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이런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들 조차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원전의 안전에 대해 확신한다 해도 이를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만큼 기술 발전의 효과는 반감되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처럼 우리도 탈원전에 동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었다.  독일의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되어 있고, 높은 전력요금을 감내할 국민적 합의와 함께, 인접 국가인 프랑스와 체코에서 언제든 전기를 사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국가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섬나라인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에너지 지형이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이렇게 부분적 사실이 유일한 진실인 것으로 대중들은 왜 설득당하는 것일까? 원자력을 잘 알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과 원자력을 잘 몰라 불안하다는 일반의 불신 사이의 격차가 균형적으로 메워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고, 진영의 논리를 떠나 제3의 대안을 찾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력 안전을 얘기할 때마다 대중들은 그만큼 더 불안해 한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역설이다. 전기와 에너지는 인류 문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후손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원자력과 커뮤니케이션의 시너지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박찬희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자문역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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