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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사람을 살리고, 세우고, 남기는 커뮤니케이션
사람을 살리고, 세우고, 남기는 커뮤니케이션
  • 김혜영 크로스코칭 대표코치
  • 승인 2015.08.10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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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의 Communication & Coach]

햇볕이 조금은 따갑게 느껴지는 초여름 오후, 30대 중반의 A씨에게 “직장과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 당신 자신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몇 위 정도이실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질문을 듣더니 조금 멈칫했고 이내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는 울먹이던 감정을 조금 추스르고 대답했다. 직장과 관련된 일을 제외한 자신의 삶은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으며 자신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의무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지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의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좋게 하려고 집중하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위의 질문을 들었을 때, 타인과의 소통문제에 대한 속상함과 자신을 잃고 살아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고 대답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이런 고민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살펴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대인은 매일 미디어가 무자비하게 토해내는 메시지를 소화하기에도 급급하다. 또한 현대인은 목표달성과 이익의 커뮤니케이션에 시달린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줄이고자 객관화시키고 명료화시키는 언어의 의미 분화를 추구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전달된 메시지의 표면적 현상만을 세분화하고 의미분화하여 분석하느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텍스트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간과시키고 있다. 
서양사상 기반의 학문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현대인은 이항대립의 체계를 가진 언어구조를 신뢰하고 있다. 이에 수반된 것이 보편성 기반의 ‘절대성’이다. ‘절대성’에 기인한 단어들을 보면, ‘반드시’, ‘마땅히’, ‘끝내’, ‘필히’, ‘기어이’, ‘어김없이’… 등이 있다. 
이분법적 논리에 익숙한 사회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현상들을 이런 ‘절대성’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모색한다. 따라서 사회 내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또한 이런 ‘절대성’ 기준 내에서 평가를 내리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절대성’ 기준이 아닌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이항대립체계의 언어론을 벗어나며 의미분화의 텍스트 해석을 멈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기준으로 이해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 과정이 실현된다면, 사회적 혹은 대인적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오류 범위를 줄이고,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중심으로 삼은장자(壯子)의 사상(思想)을 통해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현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사람을 살리는 커뮤니케이션…至人無己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현대사회는 장소불문하고 정보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 대학교수의 강의도 쉽게 들을 수 있고, 전문 의학지식도 검색 쿼리에 검색어만 기입하면 수많은 의학 자료들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조금만 불안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인터넷으로 정보부터 검색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온라인상의 다양한 플랫폼은 획득한 지식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이런 미디어 환경 속에서 만연하게 표류하고 있는 지식들은 사회현상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이분법적인 평가를 내리는 잣대로 쉽게 사용된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상대적인 견해의 차이나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접근 행동은 취하려 하지 않고, 지식적 접근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해, 판단하려는 일련의 과정만을 선호한다. 이런 지식적 접근은 의미를 세분화시키는 언어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이에 과잉기표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과잉기표는 언어의 의미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도 극대화시켜 표현하게 되므로 문제를 발생시킬 여지가 크다. 
현대 사회과학은 지속적으로 의미를 세분화시켜 실증적인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사회현상이나 인간관계를 명확하게 증명한다고 본다. 그러나 사회현상이나 인간관계는 사람 대 사람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이다.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이나 문제를 언어로 세분화하여 객관화, 명료화시켜 해석하게 되면 난해한 문제들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현을 위한 첫 단계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와 지식적 접근으로 해석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또한 사람 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해석에서 지식으로 자기 자신을 높이려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지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해석하려 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자기 자신을 높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가치를 커뮤니케이션의 우선순위로 둘 때, 진정한 지식인으로서의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사람을 세우는 커뮤니케이션…神人無功

경영학이나 마케팅 분야 혹은 경제 분야에서 논증에 논증을 거듭하는 연구들과 전략들을 보면, 사람은 돈의 매개체로만 여겨지는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경제적인 흐름은 사회의 발전과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요건이다. 하지만 사람을 수동적인 존재로서 설득당하는 객체로만 간주하는 것은 인간적인 본질적 가치에 생채기를 내는 것 같아 언짢기까지 하다. 
마케팅이나 경영 분야에서 기업은 사람을 ‘소비자’로 규정한다. 소비자는 소비해야만 인정받는 존재이다. 또 그 소비자라는 사람을 세분화하고 분배하여 ‘표적 소비자’를 걸러낸다. 표적소비자는 다트의 표적처럼 기업이 원하는 소비를 해야 하는 표적이 된다. 기업은 표적 소비자에게 날카롭게 갈고 닦은 언어와 문자의 메시지를 쉴 틈 없이 던진다. 다트의 화살이 표적에 꽂히듯 표적소비자에게 세분화된 메시지들이 꽂힌다. 표적소비자는 다양한 요인을 기반으로 기업이 원하는 소비를 하게 된다. 이런 표적소비자에게서 획득한 결과물을 가지고 조직은 지속적으로 ‘목표달성’이나 ‘연구결과’ 등 무엇인가를 이루어내려고 한다. 
이루어내려는 목적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는 부재하고 ‘목표’와 ‘결과’만이 주 목적이 된다. 이루어내려고만 하는 목적을 가진 커뮤니케이션은 상호 관계 중 한쪽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거나 장기적인 호혜적 관계 유지를 불가능케 한다.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현을 위한 두 번째 단계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에서 ‘사람을 세우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다. 서양사상의 커뮤니케이션은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두고 선형적 형식을 요구한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는 이성적인 목적달성에 주목을 하게 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존재의 감성과 가치는 배제된다. 하지만 ‘사람을 세우는’ 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주체와 객체가 아닌 존재와 존재의 융합적인 호혜적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을 뒤돌아볼 때, 항상 자신만이 주체였어야 하고 상대방은 객체였어야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생각해 오지는 않았는가? 만약 그랬다면 상대방도 그런 생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라기보다 잠재적으로 오류를 가지고 있는 오류 커뮤니케이션이었을 것이다.

사람을 남기는 커뮤니케이션…聖人無名

모든 커뮤니케이션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반대로 갈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현을 위한 첫 단계는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해석할 때 자아를 내려놓는 것, 두 번째 단계는 커뮤니케이션을 무엇인가 이루려고 하기보다 사람을 세우는 것으로 제안했다.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조직과 공중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상대편의 태도나 행동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이렇게 주체와 객체의 관계로서 자신의 존재나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완성되었을 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다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존재 대 존재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주체와 객체의 구분 없이 모두가 평등한 관계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나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런 관점은 장자의 현(玄)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인위(人爲)의 관점에서는 자신의 존재나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좋은 결과인 것으로 보이나 무위(無爲)의 관점에서는 존재와 존재 그 자체로서 바라보기 때문에, 결과를 분리되어 보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장자의 현(玄)의 관점에서, 진정한 존재와 존재의 이상적 커뮤니케이션은 자신만의 존재나 내세우려는 메시지가 사라지고 존재와 존재간의 구분 없이 연결된 것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나 오류는 사라지고 ‘사람’의 존재만이 남는 것이다.

이상적(理想的) 커뮤니케이션…無爲自然(무위자연)

장자의 제물론에서는 “이것 역시 무궁한 변화 중의 하나이고, 저것 역시 무궁한 변화 중의 하나이다. 그런고로 ‘자연스러운 밝음’ 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나를 비우고 상대를 살리고, 세우고, 남기려는 가치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고자 행동한다면, 비워진 나의 존재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밝음(明)’이 상대와의 관계를 조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편 또한 스스로를 비우고 다른 존재를 살리고, 세우고, 남기려는 가치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할 것이다. 이런 상황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체화된 존재들이 ‘자연스러운 밝음(明)’을 발현할 때,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문화는 형성, 유지, 발전할 것이며,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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