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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가용 운영자산 260억 달러…대통령 전용기까지 압류
가용 운영자산 260억 달러…대통령 전용기까지 압류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7.0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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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실체와 전술

유대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움직이는 폴 싱어(Paul Singer) 회장은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 로스쿨을 나왔다. 그 역시 칼 아이칸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기업을 공격, 이익을 취하는 무자비한 방식을 구사한다.

1977년 130만 달러로 자신의 미들네임을 딴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폴 싱어는 부도위기의 기업자산을 싸게 매입해 정상화시킨 후 높은 가격에 되파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다. 현재 엘리엇의 가용 운영자산은 260억 달러, 폴 싱어의 개인 자산은 19억 달러에 이른다. 창업 당시 작은 구멍가게 수준이었던 폴 싱어와 엘리엇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 사태 이후다. 

美 법원에 아르헨티나 상대 국가소송도

지난 2001년 1천억 달러 규모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권단에 71~75%의 채무를 탕감해 달라는 내용의 채무조정을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엘리엇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기에 엘리엇은 아르헨티나가 빚을 갚지 않는다면서 지난 2012년 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엘리엇은 13억3천만 달러의 아르헨티나 국채를 4천800만 달러의 헐값에 사들였으면서, 상환은 전액 상환을 요구했다.
결국 미국 법원은 아르헨티나가 16억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면서 엘리엇의 손을 들어줬다. 이 문제로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에 빠졌다. 주가와 채권 값이 폭락하고 국가위험지수는 15%를 넘어섰다. 판결 다음날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2단계 강등(CCC+에서 CCC-)시키고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엘리엇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전용기까지 압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국 생중계 방송에서 엘리엇을 ‘날강도’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폴 싱어는 희생자 사망 후 잔치를 벌였다”

또한 넷앱(Netapp)의 대량해고 사태는 엘리엇이 과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10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린 넷앱은 미국의 스토리지 전문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엘리엇이 넷앱의 지분 5%를 사들인 후 넷앱은 3년 연속 직원을 대량 해고하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엘리엇이 주가상승을 위한 비용 절감과 신규 이사진 선임, 현금배당 등으로 경영진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넷앱은 엘리엇의 압박에 자사주매립 프로그램을 16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늘렸다. 여기에 2013년 전세계에서 9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지난해에는 전체 5% 수준인 600명을 추가 해고했다. 올해는 3분기 내에 700명을 추가로 해고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석면회사 오웬스코닝(Owens Corning)의 사례도 엘리엇의 사회적 책임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2005년 오웬스코닝은 직원 중 일부가 석면 흡입으로 사망하면서 막대한 피해보상금을 지급하게 돼 파산위기에 몰렸다. 엘리엇은 부도처리 된 오웬스코닝의 주식을 헐값에 인수한 뒤 로펌 변호사들을 동원해 석면 피해자들이 보험금을 타내려 꾀병을 부린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 결과 엘리엇은 피해보상금을 대폭 깎는데 성공했고 오웬스코닝의 기업가치는 급상승했다. 엘리엇은 이후 회사를 매각해 10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취했다. 
엘리엇을 10년 가까이 추적 보도해온 미국의유명 탐사전문기자 그레그 펠러스트(Greg Palast)는 “엘리엇의 설립자 폴 싱어는 희생자가 사망한 뒤 잔치를 벌였다”며 오웬스코닝 투자 건을 비판했다. 

“기아 허덕이는 콩고 어린이들 빵까지 갈취”

엘리엇이 콩고의 국채에 투자한 사건도 그들이 ‘먹튀’라 손가락질 받는 이유를 말해준다.(그림8) 지난 2011년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아프리카 콩고의 국채를 2천만 달러에 사들인 엘리엇은 이자를 포함한 보상을 콩고 정부에 요구했다. 콩고정부가 엘리엇의 요구를 거절하자 그들은 4억 달러에 달하는 국유자산을 압류, 압박했다. 엘리엇의 공세를 이기지 못한 콩고정부는 9천만 달러를 넘겼다. 이 돈의 재원은 콩고의 기아나 용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빈곤국에 지원해주는 국제 지원금이었다.
이에 대해 국제적으로 “엘리엇이 기아에 허덕이는 콩고 어린이들의 빵을 갈취했다”고 비난했지만 엘리엇은 전혀 개의치 않고 투자금을 회수했다. 한 나라의 어려움이나 국민들의 배고픔 따위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지독한 ‘돈 사냥꾼’인 것이다.

대량매수->장기협상->소송 ‘장기전’

지금까지 엘리엇이 보여온 전략을 보면 크게 대량매수->장기협상->소송의 3단계로 행동한다. 그 중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출신이라는 타이틀답게 폴 싱어와 엘리엇은 소송전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둔다. 앞 선 두 단계 대량매수와 장기 협상은 소송의 전초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 채무국가 또는 상대 기업의 도덕성과 법규를 교묘하게 헤집어 원론적인 부분에서부터 상대를 공략한다.
이번 삼성과의 공방전도 지금까지 엘리엇이 구사해온 공격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한 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분쟁은 엘리엇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장기전으로 흐를 조짐이다. 시장에서는 애당초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후 차익을 실현하고 돌아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법원에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며 합병 결의에 제동을 건 것은 의외의 행동이 아니라 그들의 평소 행동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이미 주주명부 폐쇄일도 지났다. 경영 참여 목적으로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는 자본시장법상 냉각 규정에 따라 주주명부 폐쇄일까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없다. 엘리엇이 단순히 단기 차익만을 노렸다면 이전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엘리엇이 해외에서의 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거나 임시주총 표 대결에서 패한다고 해도, 아르헨티나 경우처럼 해외에서 소송을 걸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어서다. 엘리엇은 이런 식의 장기 소송에 익숙하다. 
유대계 헤지펀드가 자신들의 ‘나쁜’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기부’다. 이들은 수익 일부를 특정 단체에 기탁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 있다. 엘리엇의 폴 싱어 회장도 ‘지독한 금융테러리스트’라는 악명에 걸맞지 않게 빌 게이츠 재단의 멤버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산업 생태계는 물론 한 나라의 경제 질서를 뒤바꿔 놓는 행동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부익부빈익빈 등 양극화 논쟁과 관련해서도 특히 이들 유대계 헤지펀드들의 비인간적 시장전략에서 비롯되는 국제적인 역기능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엘리엇 움직이는 폴 싱어는?
돈으로 정계 인맥 관리 ‘큰 손’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쥐락펴락하는 폴 싱어 회장은 2004년부터 미국 공화당의 거액 기부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선거를 앞둔 공화당 정치인들이 반드시 그를 거쳐야 할 정도다. 마음에 드는 정치인들에게는 앉은 자리에서 100만 달러짜리 수표를 끊어줄 정도로 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주변에서는 “폴 싱어 회장만큼 돈을 쓸 수 있다면, 누구와도 가까워질 수 있다”는 말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와의 소송 당시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소송 결과가 다른 경제위기 국가와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하지만 폴 싱어는 그간 자신이 공들였던 공화당 내 인맥을 동원했고 결국 아르헨티나를 압박할 수 있는 법안을 관철시켰다는 게 미국 정계의 후문이다. 엘리엇펀드가 다른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고 포섭하는 데도 이 같은 정치적 영향력은 유용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폴 싱어는 부시 대통령 시절 이스라엘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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