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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잊혀진 우리 역사 찾아 나설 때
잊혀진 우리 역사 찾아 나설 때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6.24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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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안의 ‘CEO 후마니타스(Humanitas)’]

“아무런 무력 충돌도 없이 단 5일 만에 일사천리로 전략적 요충지를 합병해 버렸다. 강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자국 영토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북한이 붕괴해도 크림과 같은 방식은 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논평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배경에는 국가의 영토냐, 민족의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이냐 하는 복잡한 문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민족의 혼은 역사의 산물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역사를 너무 등한시하고 있는 것 같다.
일선 초?중등학교에서 조차 우리 역사인 국사(國史) 교육이 축소되어 왔고, 예전에 필수과목이었던 국사가 국가 공무원 시험이나 국비 유학 시험에서도 도외시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우리 민족의 원류인 우리 상고사(上古史)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상고사는 그저 학창 시절 교과서 수준 그 이상은 모른 채로 지낸다. 우리는 가까운 근대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에서 4000년 전의 우리나라의 상고사는 더욱 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단군 신화 정도, 아니면 고구려 건국신화 정도를 알 뿐이다. 그나마도 고구려의 주몽과 광개토대왕, 백제의 근초고왕 그리고 발해의 대조영 등 몇몇 인물들이 최근에 TV 드라마로 각색되어 나오는 바람에 이름 정도만이라도 알 수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신화 같은 드라마는 그저 신화일 뿐 역사는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대학 학력평가에 국사가 추가되어 조금 인식이 바뀌고 있는 점이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될 뿐이다.

‘옆으로…’, ‘거꾸로…’, ‘…가짜다’…역사 재조명 활기

최근에 ‘옆으로…’, ‘거꾸로…’, ‘…가짜다’라는 좀 이상한 제목의 책들이 서점에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상고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책은 ‘옆으로 본 우리 고대사 이야기(파워북: 2011)’이다. 535 페이지의 상당히 두꺼운 책으로 노력을 많이 들인 흔적이 있으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초판조차 다 팔리지 않고 묻혀 버렸다.
이 책의 저자 홍순만의 이력이 아주 독특하다. 외국계 컴퓨터 회사에서 근무하고 한 통신사 부사장으로 재직한 후 ‘흠정 만주원류고’ 교정 작업에 참여한 후 이 책을 썼다.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 고대사를 연구해 썼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관련된 자료는 10 여 년 이상 준비를 했지만, 약 1년간에 걸쳐 작업을 한 결과물이다.
물론 재미는 별로 없는 책이지만 상고시대의 우리 선조의 역사가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선조가 은(殷)나라에서 넘어왔든 아니든 그런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초기 부여시대의 광활한 북방지역, 그리고 고구려의 서쪽으로 영토 확장, 백제 근초고왕의 남방 일본과 중국 강남 지역까지 펼쳤던 국력의 변화를 보면 자못 흥분된다. 우리 선조들이 한반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해주는 물론 만주, 그리고 북경 근처까지 그 세력을 넓혔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또 다른 책은 러시아 한인교포인 박노자(朴露子)의 ‘거꾸로 보는 고대사(한겨레출판: 2010)’이다. 이 책 역시 저자가 특이하다. 러시아 한인으로 귀화한 박노자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히노프’로 모스크바 대학에서 ‘가야’ 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한국에 귀화한 후 은사의 박(朴)씨와 러시아 사람이라는 의미로 노(露)자와 아들 자(子)라고 지었다.
전자의 책이 북방 민족에 치우쳤다면 이 책은 주로 백제와 가야 그리고 일본 등 남방 쪽에 관한 고찰이 돋보인다. 그 동안 승자 중심의 역사로 묻혀 버린 가야 역사를 조금이라도 밝힌 것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일본 황실의 백제 후손설도 미약하나마 흔적을 찾았다고 할 것이다. 백제 부흥을 위해서든 아니면 일본 황실의 형제를 돕기 위해서든 간에 비록 패했지만 일본이 신라와의 전투에 대군을 파병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도 일본은 비록 우리와 불편한 관계이지만 우리 역사에서 일본(倭)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현실적으로 잘 대처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소개할 책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역사의 아침: 2012)’의 저자 김운희는 고대사 연구가이다. 고조선은 중국의 전설시대부터 엄연히 존재했으며, 기원전 7세기엔 춘추 5패(覇)나 전국 7웅(雄)과 같은 국가 형태를 유지해 왔다는 것도 중국역사에 나온 사실이다.
기원전 4세기에는 연(燕)나라와 경쟁했고, 기원전 3세기에는 진(秦)과 국경을 맞대고 화평을 유지했다. 고조선은 기원전 108년 한 무제에게 멸망했다. 멸망 후 북으로는 선비오환(鮮卑烏桓)에 의해 지속적으로 부활 계승되어 북으로는 북위제국이 되었으며, 남으로는 고구려, 신라로 계승되었다.
고조선이 역사에서 핵심적인 쟁점의 하나는 ‘패수’(浿水)문제다. 고조선의 중심을 대동강 유역의 평양으로 보는 이병도의 보수학파와 요동으로 보는 신채호의 국수학파로 나눌 수 있다. 그 동안 우리 역사 계를 주도한 이병도의 보수학파가 정설이 되어 대동강 중심으로 해석하다 보니 우리 강토가 한반도에 국한되고 말았다. 하지만 중국의 여러 정사를 참고해 보아도 대동강이 아닌 중국의 요하 지방의 란하가 맞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만리장성이 산해관에서 끝난 점, 당 태종이 연개소문에 쫓겨 숨었던 감은사(북경 이남)의 위치 등으로 보아 고조선을 중심으로 한 북방 고대국가가 대동강 주변 평양 중심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어느 학설이 옳다고 아직까지는 단정 짓기가 쉽지 않다.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은 우리 후세의 몫이다.

‘나라는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

이런 쟁점 외에도 우리에게 잃어버린 두 나라의 역사, 바로 발해와 탐라가 있다.
발해에 관한 책은 지금까지 단 한 권만 전해진다. 조선시대 유득공이 1784년에 쓴 발해고(홍익출판사: 2000)이다. 발해의 역사(史)서가 아니고 그냥 개인이 고증한 자료집인 고(考)이다. 발해의 왕, 신하, 지리, 관청 및 관직, 의식 및 복장, 물산, 국어, 국서, 후예국가에 대한 고찰이다.
1대 고왕 대조영이 713년에 세워 15대왕 대인선에 이르러 228년간의 역사를 마감하고 926년에 멸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성하던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것은 10세기 초 백두산 폭발(938년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일 신라와 남북으로 나누어 통치했던 발해의 역사가 송두리째 없어지고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중국역사에 편입되어 가고 있다.
4세기부터 6세기까지 한 반도와 왜의 상황을 보면 신라, 백제, 고구려의 3국시대가 아니라 가야, 왜를 포함한 5국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7세기 삼국 통일 후 ‘통일신라시대’가 아니라 ‘남북국 시대’라고 표현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발해와 통일 신라는 거의 외교가 없는 반면 일본과 발해는 빈번히 사신이 오갔다. 발해에서 35차례, 일본에서 13차례 사신을 파견했다.
우리 스스로 발해를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어찌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할 수 있겠는가? 또한, 기원 전 1세기경 생겨 6세기경 신라에 의해 멸망했고 고려시대에 완전히 사라진 탐라국에 대한 기록으로는 유일하게 신라 시대의 황룡사 구층탑 4번째 탐라국이라고 삼국유사에 언급만 되어 있다. 엄연한 우리 영토인 제주의 탐라국에 대한 역사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갈수록 ‘팍스 시니카(Pax Sinica: 중화패권주의)에 대한 열망이 강렬해지고,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동북공정과 백두산 공정을 넘어 탐원 공정과 요하 문명론에 이르기까지 반만년 역사공동체의 뿌리마저 뒤흔들고 있다.
2006년 한국청소년개발원이 한?중?일 3국 청소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쟁이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응답으로 ‘앞장 서 싸우겠다’는 응답은 일본 41.4%, 중국 14.4%, 한국 10.2%이며, ‘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응답에는 한국이 10.4%, 중국 2.3%, 일본 1.7%였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중국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한국, 일본 순이었다.
일제 압제시절에 우리 동포들이 간도(間島)로 이주해 살았던 요동지역은 중국 지도자 역시 옛 조선 땅임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는 중국 땅이라는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후대의 역사의식이 빈약하고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인의 역사를 한반도에 고착시키려는 보수사학계의 시각은 교정되어야만 한다.
역사는 어느 학파의 귀속물이 아니다. 계속 발견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둘 드러나는 잘못된 인식을 알았으면 자신의 과오를 수정하는 용기가 바로 진정한 학자적 양심이다. 반면에, 고조선이 전 중국뿐 아니라 나아가 아시아를 지배한 듯이 지나치게 과장하려는 환단고기(桓檀古記)류의 황당한 시각도 역시 바로 잡아야 한다. 오직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여 철저한 정사를 기반으로 한 문헌 중심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려야 한다.
우리가 과거 역사를 들어 예전에 우리가 지배했던 땅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우리 영토로 여기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그런 의도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바로 알기 위함이다.
‘나라는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國猶形 史猶魂)’는 고려 말 이암 선생의 말씀대로 우리의 혼인 역사를 바로 알고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 김영안 단국대학교 교수
(주요 경력)삼성SDS Community Division 본부장(상무)/(주)Infosolution 대표이사/ BlueLake Consulting 대표이사/파수닷컴 부사장/단국대 정보미디어대학원장, 정보통신원장, 정보통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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