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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Weekend widow를 아십니까?
Weekend widow를 아십니까?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4.2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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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하하호호 골프']

골프3樂

골프는 움직임이 많은 액티브한 게임은 아니지만,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활성화시키고 대부분의 업무를 컴퓨터로 진행하는 현대인에게 바른 체형을 잡아 줄 수 있는 유익한 스포츠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이유가 3가지나 있다. 경치, 벗, 음식이 그것이다.
답답한 사무실이나 작업환경에서 벗어나 탁 트인 필드를 바라볼 때는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리는 기분이 든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의 시각적 이미지는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의 긴장마저 완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벗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평소에는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하기도 하고 만나봤자 소비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반사지만, 필드에서 만나는 친구는 언제나 반갑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필드를 걸으며 나누는 이야기는 그 대화의 주제가 무엇이든지 즐겁다.
마지막으로는 저절로 입맛이 도는 음식이다. 한 설문에 따르면 골프장의 오아시스 그늘집의 인기 메뉴는 어묵(23.3%)이 1위, 파전(14.6%)이 2위, 삶은 계란(10.6%)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음식으로는 순대나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이런 음식들로 특별한 맛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에 있을까? 조리법이 특별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자주 접하는 음식도 아닌데 우리는 그 오묘한 맛에 끌리곤 한다. 아마도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뒤로 하고 좋은 벗이 세상에 없는 조미료가 되는 것은 아닐까?

가족에 대한 배려가 필수

날씨를 제외한다면 골프는 이렇게 즐거움으로 가득한 게임이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관습적으로 혹은 당연하게도 잊어버린 것이 하나 있다. 당신이 골프를 즐기고 있을 때 집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라는 명제가 암묵적으로 사회적인 약속이 되어 버렸다.
프렌디(친구 같은 아빠라는 의미, Friend + Daddy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이슈가 되고 일부 마니아 층의 레저 활동 일부였던 캠핑이 가족단위로 확산되어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도 아마 ‘주말=가족’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찌 보면 골프는 이런 추세를 역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요즘 들어 부부 동반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대중적이지는 않다. 그렇다고 골프를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 보다 스마트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말이면 골프에 빠져 가족을 등한시한 플레이어의 배우자들을 일컫는 단어가 있다. 바로 ‘Weekend Widow(주말 과부)’다. 실제로 호주 골프의 전설인 그렉 노먼은 24년 동안 함께 지낸 부인과 결별을 하고, 영국의 선수 콜린 몽고메리 역시 골프에만 몰두한다는 이유로 졸지에 홀아비 신세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골프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배우자에게 ‘불안과 우울증’을 앓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충고한다. 게다가 주말마다 골프장에 나가고 어린 자녀들이 있어 집에서 아내가 자녀들을 돌봐야 한다면 그것은 정말 최악의 경우라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물론 우리들은 프로가 아닌 애호가이며, 많은 독자 제현들께서 이러한 위기 상황까지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 누구도 편한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스트 패밀리맨이 베스트 플레이어

필자가 30여 년의 구력 동안 항상 게임에 즐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도 바로 가족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라운딩 약속이 없는 주말 가족들에게 잘 보인다는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바쁜 주중에는 소홀했던 아이들과의 사적인 대화를 추천한다. 그 대화의 주제가 반드시 교육적일 필요는 없다. 아이의 신변잡기적인 얘기로 가볍게 시작하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잔소리, 즉 훈육이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의 수준에서 대화를 시작하고 말하기 전에 들어야 한다. 배우자를 생각한다면 그(혹은 그녀)를 위해 특별한 접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한 끼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요리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 단, 외식은 현실의 회피일 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설프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행여나 맛이 없더라도 미리 겁먹을 필요 없다. 인간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살기 때문에 동물과 다르다. 즉, 한 끼의 식사는 결론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기에 모양새나 맛보다는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세상만사 가화만사성인 것처럼 그날의 즐거운 라운드를 결정짓는 것은 집에서 시작한다. 필자의 경험상 베스트 플레이어의 조건은 베스트 패밀리맨이 틀림없다.

집으로 가는 길

자, 즐거운 라운드가 끝났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가까운 벗과 헤어지기가 아쉬워 클럽 주변의 맛집으로 2차를 갈 것인가? 아니면 집에서 가족들과 2차를 보낼 것인가? 클럽 주변의 소문난 맛집의 유혹을 떨쳐내기도 어렵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게임 파트너들의 은근한 눈치를 못 배겨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비즈니스가 아닌 경우에는 다음을 기약하고 집에서의 2차를 권한다. 라운드가 있는 주말은 하루를 길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간단한 점심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당신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있는 가족들과 새로운 게임을 해보시길 바란다.
집에서 하는 게임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은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게임의 성패는 당신이 정한 규칙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나 배우자가 평소에 흘려 말한 먹거리를 손에 들고 들어가시길… 그 날 집에서의 승자는 바로 당신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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