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21℃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5 14:47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고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고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3.24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대인협상]조카와 재산권분쟁 때 아브라함의 해결법

수용하며 협상하기

유태인의 조상 아브라함은 조카와 재산 때문에 분쟁이 생겼을 때 이렇게 말하며 해결했다.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고,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 상대방과 협상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장기적 관계유지로 파악하고 전략적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유태인의 협상모습이다. 유목민의 생활을 하면서 다른 민족들을 만나면 전쟁을 하고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수 천년 전의 시대를 생각해 볼 때 의외의 해결방법이라 할 수 있다.
목숨을 걸고 지켜온 재산과 관련한 분쟁이 생기고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내재된 상황에서 냉정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협상을 통해서 얻어 내야 할 것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용적인 협상 방법을 택한 아브라함의 협상을 분석해 보면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감정을 절제하라

가장 먼저 그는 감정을 절제할 수 있었다. 자신이 돌보며 키워 온 조카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을 해온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가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느냐”라는 감정적 대응을 절제하고 환경을 분석하는 시도를 했다. 이제 상대방이 저렇게 성장하고 둘이 한 곳에 머물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졌으니 분쟁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 이 분쟁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근본적 해결책을 이성적으로 찾아가야 할 때라는 생각으로 접근한 것이다.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흔들리지 말라

두 번째, 아브라함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목숨을 걸고 지켜온 재산이 귀중하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켜야 할 관계라는 원칙에 입각한 결정을 한 것이다. 협상에 실패하고 인생에 실패하는 많은 사람의 뒤에는 확고하게 지켜야 할 원칙이 흔들린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눈 앞의 이익에 흔들리며 임기응변이나 원칙을 저버리는 협상의 방법을 택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성공한 것 같지만 결국 실패하는 결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용기를 가져라

세 번째, 아브라함은 가장 어려운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배경으로 조카인 롯과 협상을 하고 있다. 협상에서 위험을 감수한다는 의미는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결정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이 “네가 결정하는 대로 내가 따르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위험을 감내하는 행동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저자세로 나왔을 때 자신의 권위가 집안에서 떨어질지도 모른 불확실성이 있었다. 또 조카에게 선택의 기회를 미리 줌으로 자신이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도 있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런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네 요구를 내가 수용하겠다는 ‘수용적 협상’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한 시인과 아내의 수용적 협상

아브라함 이상으로 성공한 수용적 협상의 예가 한국인에게도 있다. 물론 협상을 진행한 당사자는 논리를 따져가며 협상의 종류를 판단하고 진행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잘 살펴보면 아브라함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던 수용적 협상의 성공적 요소를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 사랑했던 젊은 여인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아쉬워하며 지었다는 ‘이별의 노래’라는 시가 있다. 훗날 유명한 작곡가가 곡을 붙여 널리 알려진 가곡의 노랫말이 된 시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 만리
바람이 서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 낮이 끝나면은 밤이 오듯이
우리네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시인이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여학생 중 하나가 선생님이었던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었던 시인이 사랑을 받아줄 수 없다고 하자 이 여학생은 자신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름 방학 동안 제주도 여행을 함께 하도록 애원했고 결국 시인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 중 시인과 이 여학생은 사랑에 빠져 제주도에서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여행을 떠난 남편이 소식도 없이 돌아오지 않자 시인의 아내는 수소문 끝에 늦은 가을 무렵 남편이 제주도에 다른 여인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시인의 아내는 남편이 있는 제주도에 가서 남편이 없는 틈에 이 여인을 만나 보따리 하나를 놓고 아무 말 없이 돌아선다. 시인의 아내가 떠난 후 보따리를 열어보니 여름철에 떠나느라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두툼한 가을 옷과 겨울 옷이 들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인의 옷과 함께 여학생의 겨울 옷도 정성스럽게 싸여 있었다.
부인이 다녀간 후 여학생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시인은 자신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가정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애절하지만 그쳐야 할 사랑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 바로 '이별의 노래'라는 시라는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속에 나타나는 시인의 부인의 뛰어난 협상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질투는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도록 한다는 말이 있는데 얼마나 마음이 상심되었을까. 그리고 남편을 유혹해간 여인에 대한 미움이 얼마나 컸을까. 남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분노는 또 얼마나 컸을까. 여학생을 만나 머리채를 잡고 분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도 했을 것이다. 또 당신이 어떻게 내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남편과 대판 싸움을 하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인은 무의식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여학생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밝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게 만드는 복수극이 자신에게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일까. 결국 일시적 감정의 해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남편에게 따져가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과정을 통해 남편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일까. 역시 일시적 화풀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만약 바람을 피운 남편이나 여학생을 제압하고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어야 할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고 가정해보자. 시인의 아내는 틀림없이 이겼을 것이다. 사회적인 규범이나 법이 다 부인의 편에 정당성을 더해주었다. 또 윤리적인 관점에서도 누구도 부인이 책임을 묻고 남편의 잘못을 추궁하고 몰아 부치는 것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이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제압하고 이겨야 할 상대라고 바라본 것이 아니다. 비록 마음에 상처를 가져다 준 상대이기는 하지만 자녀들과 함께 긴 세월 가정을 함께 꾸려가야 할 파트너로 인식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남편과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종 목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택한 협상의 방법이 바로 수용적 협상의 방법이다. 일시적으로는 상대방의 단기적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상대방에게 주는 이 양보 뒤에는 이 상황이 끝나고 난다면 장기적인 관계를 복원하고 유지함으로 더 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있는 것이다.
이 시인의 부인으로부터 발견하는 또 다른 뛰어난 점은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용기다. 자신이 싸움을 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행동을 하는 대신에 상대방의 생각을 수용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택한 커다란 용기의 표현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행동이 받아들여질 불확실성이 있었다. 또 내가 의도하는 것과는 달리 상대방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스스로 위험을 감내하는 용기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하는 가장 커다란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협상가가 갖춰야 하는 가장 뛰어난 자질 중의 하나가 압력과 불확실성 속에서 명확하고 민첩하게 사고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확실한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리고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협상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다. 협상의 본질은 원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상대방이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런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생각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면 자신이 요구하고 싶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특별히 장기적 인간관계와 같은 추상적 목표가 중요한 협상에서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용기가 더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며 다루기 때문이다.
장기적 인간관계가 단기적인 결과보다 훨씬 중요한 수용적 협상을 잘하기 위해 유태인 아브라함과 박목월 시인의 아내로부터 찾아낸 원칙을 기억하자. 전략적인 시각에서 성공하는 협상을 진행하며 원하는 결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감정을 절제하고 본질을 바라본다.
  원칙에 입각한 목표를 설정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킨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